전기버스 가속페달…천연가스업계 ‘비상등’
전기버스 가속페달…천연가스업계 ‘비상등’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8.04.1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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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잇따라 도입계획…자칫 ‘돈 먹는 하마’ 전락
환경편익 정책효과 적정성 등 신중한 검토 이뤄져야

[이투뉴스]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버스 연료를 놓고 전기와 CNG 간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전북도 등 전국 지자체가 잇따라 전기버스 시범운행에 나서는 등 보급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자체의 전기버스 보급 프로젝트가 막대한 예산 투입에 비해 미세먼지 저감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다고 하나 국내 전기 생산과정을 고려할 때 무공해 차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대당 4억~5억원인 차량가격과 충전 인프라 미흡, 기술적 안정성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서울시는 올해 전기버스 30대 보급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0% 이상인 3000대를 전기버스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일차적으로 오는 9월 서울시내 녹색교통진흥지역 통과 노선에 30대를 우선 투입해 운영키로 했다. 녹색교통진흥지역은 한양도성 내부로 현재 시내버스 73개 노선, 2000여대가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기버스 보급 촉진을 위해 전기버스 운행업체에 국비와 시비를 매칭한 구매 보조금 및 시 예산으로 충전시설 설치비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기버스는 대당 2억9200만원, 충전시설은 기당 최대 5000만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전북도는 오는 2023년까지 902억원을 투입해 216대의 전기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북도‧시‧군 관용차량과 도심 내 주행거리가 많은 전주‧군산‧익산시 등 3개 지역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도입한다. 전기버스 도입 시 경유버스 구입비용의 차액인 3억6600만원을 지원하고 버스 차고지 등에 2대당 1기 정도의 300kw급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나주시는 혁신도시-나주역-나주터미널-동신대학교’ 등 22㎞ 구간을 경유하는 플러그인 충전방식의 전기저상버스 4대를 도입,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갔다. 나주시는 한전의 지원을 받아 우정사업본부 후문 공영주차장 2곳과 운송업체 차고지 1곳에 각각 충전시설을 갖췄다.

경남 양산시는 오는 2023년까지 전체 버스의 30%인 60대를 운행키로 하고, 우선 하반기에 전기버스 3대를 시범적으로 운행할 예정이며, 대전시는 올해 전기버스 2대를 구입해 시범운행에 나설 계획으로 사업비 8억7600만원을 확보해놓고 있다.

이처럼 각 지자체가 전기버스 보급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예산지원에 나서면서 CNG버스 충전사업자와 엔진개조사업자, 도시가스업계 등 천연가스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친환경성 기여도 객관적 분석 필요

천연가스업계는 우리나라의 전기 생산과정을 고려한 친환경성 분석 및 환경편익에 따라 정부의 보조금 지원정책이 정해져야 하며, 전기자동차가 안고 있는 기술적 문제점도 시범사업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등 전기버스 보급이 신중히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 정부의 수송부문 미세먼지 저감 정책도 노선버스의 CNG버스화와 노후 경유차의 저공해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환경부는 CNG버스 보급 확대를 위해 CNG버스 구매보조 예산을 지난해 1110대 113억원에서 올해 2064대 156억원으로 증액했으며, 오는 2022년까지 CNG버스를 매년 2000대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차량의 친환경성 기여도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미세먼지 발생량의 15%가 발전부문에서 배출된다. 국내 발전량의 43%가 석탄, 27%가 원자력을 에너지원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전기버스를 대기오염물질 무배출 차량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환경편익 산정을 통한 정책효과를 분석해 CNG버스와의 정책적 효율성을 비교한 구매 지원단가의 적정성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CNG버스 보급정책의 경우 경유버스를 CNG버스로 전환할 때 오염물질 저감량을 환경편익으로 산정, 4300만원으로 추산된 환경편익보다 적은 수준의 구입보조금 1200만원을 지원한다. CNG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할 경우 환경편익이 대당 2800만원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전기버스의 적정한 정부 구매보조 상한액은 4000만원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서울시의 전기버스 보조금인 대당 1억9200만원은 특정산업에 대한 과다한 지원이라는 것이다. 이런 셈법이라면 경유버스를 CNG버스로 전환할 때의 환경편익을 고려할 경우 CNG버스의 구매보조금을 대당 400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기버스의 기술적 안정성도 또 하나의 과제다. 전기버스의 배터리 성능, 충전시간, 내구연한 중 배터리 교체, 폐배터리의 처리, 충전인프라 구축 및 차량폭발 사고 등 배터리 안정성 문제에 대한 충분한 실증 및 시범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이미 버스차고지에 설치돼 가동 중인 천연가스충전소의 투자비 및 사업자의 투자회수 기간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CNG충전소 32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전체 공영차고지 11개소 중 9개소에 CNG충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두 배 이상 비싼 차량가격과 충전인프라, 기술적 안정성 등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도입하고 보자는 식으로 정책은 자칫 수천억원의 혈세를 쏟아 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미 서울시의 경우 2010년에 전기버스 9대를 도입했다가 차량 고장 등의 문제로 철수하는 등 실패한 사례도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마다 잇따라 발표하는 전기버스 도입계획이 과연 실무적인 판단에서 세심히 진행된 예산 집행 프로젝트인지, 또 실효적으로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거두는 것인지 신중한 검토가 절실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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