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4~5시 피크전력 9248만kW 예비율 7.7% 기록
예비력 709만kW 조업영향 고려 수요자원(DR) 가동안해

▲한전 본사 송변전설비 감시센터 (E2 DB)
▲한전 본사 송변전설비 감시센터 (E2 DB)

[이투뉴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이상 폭염이 수일째 이어지면서 전력수요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력수급경보(500만kW 미만) 턱밑까지 치솟고 있다. 전력소모가 많은 에어컨 등 냉방기 가동량이 늘고 있어서다.

전력 사용이 가장 몰린 시간대 예비율과 예비력도 2013년 여름 피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직 예비자원을 총가동할 수준은 아니지만, 폭염이 장기화나 발전·송변전설비 불시고장에 따른 수급차질 우려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5시 사이 1시간 평균 전력수요는 9248만kW로, 전날 기록한 역대 최대수요를 178만kW 초과해 하루만에 최대전력값을 재경신했다.

이는 작년 여름 최대 전력(8459만kW)대비 789만kW, 산업부가 예상한 올여름 최대피크(8830만kW)를 418만kW 각각 넘어선 수치다. 매년 겨울에 재경신 돼 온 최대피크 기록이 다시 여름으로 바뀐 것도 6년만이다.

최대 피크가 발생한 이날 오후 4~5시 공급능력은 9957만kW로 전일 대비 120만kW가 확충됐다. 21일 정비를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간 한울원전 4호기(100만kW) 발전력이 보태진 영향이다.

피크발생 당시 예비력과 예비율은 각각 709만kW, 7.7%로, 2013년 8월 피크 때 471만kW, 6.4% 이후로 가장 낮았지만 수급경보 기준까지는 200만kW 여유가 있었다.

이날 당국은 기업 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400만kW에 달하는 수요자원(DR)은 가동하지 않았다.

전력수급경보는 예비력이 500만kW 미만일 때 ‘준비’로 시작해 400만kW 미만 ‘관심’, 300만kW 미만일 때 ‘주의’, 200만kW 미만 ‘경계’, 100만kW 미만 ‘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또 매 단계마다 석탄발전기 출력 증강 가동, 전압 하향운전 등으로 수백만kW를 추가 확보해 대응하고, 공공부문의 경우 단계별로 강제 절전 조치가 시행된다.

유래없는 이상 폭염이 최대전력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2011년 9.15 순환정전 직후나 2013년 불량부품 원전 정지 사태 때보다는 그나나 공급여건이 나은 편이다. 작년말 기준 전체 발전설비 용량은 1억1300만kW이다.

다만 정부는 폭염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발전·송변전설비가 불시고장을 일으키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또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단계별 수급 보강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부는 “25일 전력수요는 폭염에 따른 불쾌지수 상승으로 오늘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재난 수준의 폭염에 따른 수급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상황에 맞는 공급 및 수요관리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원전 가동사항에 대해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도 있다. 산업부가 전력수급계획과 전망, 대책을 소상히 국민께 밝혀달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폭염으로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왜곡 보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장기화되는 폭염을 특별재난 수준으로 인식해 관련대책을 꼼꼼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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