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환경단체 "韓 공적금융 석탄화력 투자 중단서한 발송"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발전소 운영기간 조기사망자 年 3000여명"

[이투뉴스] 인도네시아 주재 국제 환경단체들이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내 공적금융기관에 석탄화력발전소 투자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그린피스 인니 사무소와 지구의 벗 왈히(WALHI)는 24일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KDB산업은행 등에 석탄발전소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두산중공업이 인니 IRT와 체결한 1조9000억원 규모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에 대한 투자의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지 시민단체들은 해당 투자가 경제적으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인니 경제는 몇개월째 지속된 루피아화 하락으로 수입품 비중이 높은 국책사업들이 줄지어 중단될만큼 불안정한 상태다. 현지 NGO들은 자와 9,10호기 역시 발전소 예정지인 자바섬 수라라야 지역의 전력공급 과잉과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진행 여부가 불투명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적금융기관의 석탄화력 투자 철회 압박은 국내서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날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한국이 베트남과 인니 석탄화력에 금융을 지원해 건설된 발전소 가동으로 연간 3000여명이 조기사망할 것이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이 금융을 지원했거나 지원예정인 베트남과 인니 석탄화력은 모두 14기이다. 그린피스는 석탄발전소 평균 운전수명(30년)과 인구증가를 감안할 때 약 9만여명에서 최대 13만명이 발전소 운영기간 조기사망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이들 발전소에서 연간 연간 31만2000톤의 오염물질(수은⋅이산화황⋅질소산화물⋅미세먼지 등)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국내 645개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량(36만톤)에 맞먹는 양이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한국 정부가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화력 대기 배출허용기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이들 국가 대기오염 배출 허용기준은 최대 28배나 허술하다"면서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금융이 해외 주민 생명을 위협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차원의 해외 석탄화력 투자 중단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조배숙, 이원욱, 장병완 의원 등은 국내 공적금융기관의 해외 석탄발전 금융 지원이나 연구개발 투자를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 인니 찌레본 1, 2, 3호기 운영권을 수주한 중부발전은 찌레본 3호기 투자 중단과 재생에너지 투자전환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드위 사웅 인도네시아 지구의 벗 왈리 활동가(왼쪽)와 디디 그린피스 인도네시아 캠페이너가 한국 공적금융기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들어보이고 있다.
▲드위 사웅 인도네시아 지구의 벗 왈히 활동가(왼쪽)와 디디 그린피스 인도네시아 캠페이너가 한국 공적금융기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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