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업무 수탁기관이 같은 전문가에 출제 의뢰

[이투뉴스] 같은날 오전, 오후로 시간을 달리해 치러진 발전공기업 입사시험 문제가 중복 출제돼 결국 나중에 시험을 치른 발전사 입사생들이 재시험을 치르게 됐다.

3일 발전사들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에서 하반기 신입사원 1차 전형(직무지식평가, 대졸 기계직 )을 치렀다. 하지만 이날 출제된 문제의 절반 이상은 같은날 오전 남동발전 시험에 이미 출제된 내용이다.

남동발전과 서부발전은 한전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통상 입사자 다수가 중복 지원한다. 이날도 오전에 남동발전 시험을 치른 지원자가 오후에 서부발전 시험을 볼 수 있다.

응시생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자 서부발전은 즉시 조사에 착수했고, 29일 '사실관계 확인이 끝나는대로 조치방안을 공지하겠다'고 안내문을 발송했다.

조사결과 서부발전은 남동발전과 같은 외부기관에 채용업무를 위탁했고, 이 기관은 같은 전문가에 해당 전형 출제를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서부발전은 30일 법률자문 및 내외부인사가 참여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오는 10일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당초 예정된 2차 전형일에 직무지식평가와 NCS 직업기초능력평가·인성검사를 일괄 실시해 불편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선의의 피해자 최소화란 원칙을 바탕으로 1차 전형 합격자 결정 시 재시험에서 5배수를 선발하되 최초시험 5배수를 포함, 최소 5배수에서 최대 10배수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 서부는 최초시험 5배수를 발표하지 않고 모든 대상자가 재시험에 응시하게 함으로써 2차 전형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로 했다. 재발방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서부발전은 출제위원 풀(pool) 확대하고 최근 전력그룹사 출제 경력이 있는 출제위원은 배제하는 등 위탁기관 계약조건을 강화하는 한편 합동채용 기관의 동일시간 시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병숙 사장은 “채용 위탁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만큼 중복출제로 응시생과 그 가족들에게 큰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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