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가짜뉴스 범람은 친원전 세력이 뒷배”
“태양광 가짜뉴스 범람은 친원전 세력이 뒷배”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8.11.15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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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뉴스, 오해와 진실’ 포럼서 가짜뉴스 생성 및 퍼지는 과정 분석
국민합의 없는 에너지전환도 원인, 공신력 갖춘 기관이 팩트체크 해야

[이투뉴스] 일부 야당과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태양광 가짜뉴스 중 상당수가 의도적인 성향이 짙으며, 보수 정치세력과 함께 친원전 세력이 그 배경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불어 에너지전환에 악영향을 끼치는 가짜뉴스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과학적 기반을 갖춘 사실을 제대로 홍보할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에너지전환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서울 정동 프란치크코 교육회관에서는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하고,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가 주관한 제1회 RE100 포럼이 열렸다. ‘태양광 가짜뉴스, 오해와 진실’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10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성황을 이뤄 최근 재생에너지 가짜뉴스에 대한 업계와 시민사회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럼에선 임송택 에코네트워크 대표컨설턴트가 ‘태양광 가짜뉴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통해 우리 사회에 태양광 가짜뉴스가 어떻게 퍼지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분석은 ‘태양광패널이 동일 에너지당 원자력발전보다 300배 이상의 독성폐기물을 발생시킨다’는 뉴스를 사례를 들어 이뤄졌다.

▲태양광 가짜뉴스의 오해와 진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태양광 가짜뉴스의 오해와 진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친원전단체가 환경단체로, 대학생 리포트가 논문으로 변질
이 뉴스의 출처는 미국의 원자력 진흥단체인 ‘Environmental Progress(EP, 웹사이트 대부분이 핵발전 찬성 내용)’라는 곳에 2017년 6월 한 대학생이 태양광패널의 환경문제를 지적하는데서 시작된다. 태양광패널에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크롬, 카드뮴뿐만 아니라 신경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납과 같은 유독금속이 포함되어 있고, 그 양이 원전보다 300배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토대로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7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함유된 태양광 폐패널 처리대책이 미흡하다”고 질타한다. 하지만 이를 받아 쓴 신문은 내용에 대한 출처를 “미국 타임지가 2008년 ‘환경영웅’으로 선정한 대표적 환경운동가 마이클 셀렌버거가 이끄는 환경단체인 EP”라고 표기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이후 비슷한 신문기사가 몇 차례 이어지고, 유투브에서는 민간단체인 EP를 EIA(미국 에너지정보청)로 오기(誤記)하는 사례까지 발생한다.

급기야 국내 보수언론이 앞다퉈 EP를 이끄는 마이클 셀렌버거와의 인터뷰를 통해 탈원전을 포함한 우리나라 에너지전환 정책을 비판하는데 앞장선다. 즉 친원전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 중 하나인 EP를 환경운동단체로, 이곳에 있던 대학생의 글은 중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논문으로 변질시켜 버린 것이다. 심지어 친원전 활동을 펼치는 마이클 셀렌버거는 갑자기 유명한 환경운동가로 정체성마저 바뀌었다.

실제 펙트체크를 한 결과 이는 사실과 전혀 달랐다. 먼저 우리나라 태양광패널은 결정질 실리콘계 전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크롬 및 카드뮴이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전선 연결을 위해 극소량의 납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회수가 가능하다. 태양광패널은 76%가 유리(태양전지 표면)와 10%의 폴리머(뒷면 필름), 8%의 알루미늄(프레임), 5%의 실리콘(태양전지), 1%의 구리와 아주 적은 양의 은과 기타 금속으로 구성돼 있어 90% 이상 재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 및 세계재생에너지기구의 공식 입장이다.

해당 내용은 10만년 이상 방사선을 방출하는 고준위 핵폐기물(중·저준위 폐기물은 전혀 고려하지 않음)과 극소량의 납을 제외하면 유해물질이 전무한 태양광패널을 단순 비교하는 우를 범한 셈이다. 여기에 태양광패널은 컴퓨터, 스마트폰 같은 전자제품에서 사용하는 중금속류들은 유해물질제한지침(RoHS)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임송택 대표는 “뉴스를 다룰 때 중립적인 주장인 것처럼 포장하지 말고 자신들 단체의 정체성을 표명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오히려 글의 객관성이나 기술성을 담보해주는 것”이라며 “증거기반적 판단에 기초한 가치배제 원칙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기사에 자료 출처(관련 링크 포함)를 명기하는 방법도 한 방법”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는 다수의 기관 및 조직이 펙트체킹에 참여해 사실여부를 가리는 데 우리나라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분리된 네트워크 구조에서 다수 매체 및 개인이 참여하는 팩트체킹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보수정치세력+친원전+원자력광고’ 삼박자가 배경
최근 언론에서 자주 거론하는 재생에너지의 낮은 경제성에 대해서도 반론이 나왔다. 김근호 한국에너지공단 태양광·풍력사업단 팀장은 ‘태양광의 경제성과 지속가능한 보급 정책’이라는 발표에서 태양광발전 가격은 내려가는 반면 효율은 올라가 2020년 이후 대부분 지역에서 그리드패러티(화석연료 수준의 경제성)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태양광 모듈가격은 1975년 와트당 101달러에서 2008년 3.82달러, 2017년 0.33달러로 크게 내려가는 등 2010∼2017년 동안 연평균 20.5%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태양광모듈 효율도 2008년 10.7%에서 2017년 17%로 오르는 등 연평균 5.6%씩 개선되고 있다. 전체 태양광시스템 가격도 2010년 와트당 4.39달러였으나, 2017년 1.38달러로 줄어 연평균 15.5% 하락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창훈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가짜뉴스의 심각성과 가짜뉴스가 실제 어떻게 재생에너지 사업을 어렵게 하는지에 대한 현장 얘기가 쏟아졌다. 먼저 권필석 녹생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덴마크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나와 이를 추적한 결과 미국의 화석연료를 대변하는 단체의 연구펀딩을 받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아직 단순한 거짓뉴스가 퍼지고 있지만 향후 더 정교하고 복잡한 거짓뉴스가 등장할 경우 이를 파헤치는 언론과 탐사기자들이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상옥 충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충남지역 태양광 확대와 관련 지역주민들이 태양광을 반대하는 내용을 가지고 왔는데 모두 가짜뉴스를 근거로 한 것들”이라며 “수상태양광-육상태양광 문제점에 대해 무엇이 진실이냐 물어보는데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도 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잘못된 담론들을 하루 빨리 걸러내고, 주민들과 토론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등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가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봉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팀장은 야당과 기성 보수언론, 경제지를 통해 유포된 가짜뉴스가 유투브보다 많이 퍼져 나가는 등 불균형하고 일방적인 보도가 이뤄지는 국내 언론현실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빗댔다. 그는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이 정치적으로 보수야당을 등에 업고 있으며, 원자력 업계의 광고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고 원인을 진단하고 “잘못된 보도를 내는 언론에 대해서는 강력한 비판을 해야 하며, 탈핵 및 재생에너지 단체 역시 스피커를 키우고 대중적인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란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 연합회 상임이사는 “학교 태양광을 둘러싼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 제소 과정을 겪으면서 이러한 공격이 한두 번에 그칠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될 것이라는 점을 느꼈다”며 심각성을 제기했다. 해법으로는 “신고리 5∼6호기 때 주민과 일부 전문가만 참여했을 뿐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에너지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었다”며 “에너지전환은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책이 이뤄져야 하며, 정부와 에너지공단 등이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을 설득하고 이를 풀어나가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동 서울에너지공사 태양광사업처장은 서울시 대공원 주차장에 10MW 가량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이용자들에게는 그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주민 민원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소개하며, 가짜뉴스의 피해를 증언했다. 그는 “시민들의 반대이유가 거의 대부분 가짜뉴스를 근거로 하고 있다. 300미터 떨어진 초등학교의 전자파 문제부터 시작해 납과 카드뮴 등 발암물질, 빛반사, 화학세정제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며 “공인된 기관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펙트체크와 함께 실제 연구한 결과를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풀리는 문제”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주민들과의 갈등은 거칠지만 해결이 안 될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가짜뉴스를 해결하기 위해 공신력 있고 권위 있는 정확한 주체가 안 보인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업을 추진하는 분도 절차상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만큼 가이드라인을 주고 교육을 시키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 가짜뉴스를 다룬 토론회에 120여명의 많은 인원이 참석해 최근 불거지는 재생에너지 뉴스에 대한 다양한 불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태양광 가짜뉴스를 다룬 토론회에 120여명의 많은 인원이 참석해 최근 불거지는 재생에너지 뉴스에 대한 다양한 불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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