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초대 분산에너지과 맡은 이경훈 산업부 과장
[직격인터뷰] 초대 분산에너지과 맡은 이경훈 산업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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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9.05.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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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진전되면 기존 중앙집중식 수용불가, 분산시스템으로 가야
분산전원 정책의지 확실, 연구용역 거쳐 내년에 활성화 계획 내놓을 것

“1회성 아닌 실효성 갖춘 분산전원 지원체계 만들 것”

▲이경훈 산업부 분산에너지과장
▲이경훈 산업부 분산에너지과장

[이투뉴스] “현재의 중앙집중형 에너지공급방식은 미래 에너지시스템에서는 계속 가기 어렵다. 결국 분산형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분산전원 활성화가 안된 것은 집중형 보다 경제성이 낮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스템이 바뀔 수 있는 체계적인 전략과 로드맵을 통한 지원방안이 나와야 실효성이 있다. 한 때 지원하고 이를 중단, 그때만 반짝하는 정책으로는 안된다”

초대 분산에너지과장을 맡은 이경훈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시스템을 강조했다. 분산전원 활성화는 특정 원을 정해 인센티브(지원)를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전략을 세운 가운데 지속적인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그렇게 만들어 놓아야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이 잘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산업부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분산에너지과는 기존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다소 엉뚱한 조직이다. 통상 에너지원별로 국(局)이나 과(課)를 만드는 관행에서 벗어나 분산에너지를 모두 한 곳에 묶은 기능위주 조직이기 때문이다. 송전-변전-배전 업무를 비롯해 지능형전력망, ESS(에너지저장장치), 자가발전, 구역전기를 포함한 집단에너지사업을 담당한다.

일각에서는 잘 안되고 어려운 아이템들만 모아 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분산형 에너지가 제대로 안된 것과 함께 말썽을 일으키는 사업들이 적잖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 과장은 이 분야를 묶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분산전원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조직개편이자, 업무분장이었다는 것이다.

“분산형으로 가려면 그리드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와 재생에너지 계통연결 등 기존 중앙집중형 위주의 망운영이 아닌 분산전원이 망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분산에너지가 잘되기 위해서는 그리드의 기술개발, 변화, 적응이 필요하고 그래서 송변전망 업무가 분산에너지과로 넘어 온 것이다”

이경훈 과장이 초대 분산에너지과장을 맡은 것은 관련 업무를 두루두루 잘 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영국 서섹스대학교에서 독일과 중국,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의 발전 과정을 비교 분석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다. 또 스마트그리드팀장과 에너지수요관리과장을 맡아 미래전력망 및 에너지효율, 집단에너지 분야에 조예가 깊다. 특히 ‘서섹스에너지그룹’에 속한 석학들이 현재의 에너지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에너지시스템 변환 및 과제를 다룬 ‘에너지의 미래’를 번역·소개하기도 했다. ‘에너지전환’이 아직 뜨기 전부터 이를 준비했던 셈이다.

“대표적인 분산전원인 집단에너지는 국가적으로 꼭 필요하고, 자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구역전기와 집단에너지가 자기 역할을 살려가면서 이를 확산하기 위해 분산에너지과를 만든 것이다. ESS의 경우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현재 발견된 문제점을 극복하고 기술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이것 또한 다른 나라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축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는 구역전기와 집단에너지사업자들에게 집단에너지가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 만큼 방향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마냥 후퇴만 하고 있다는 평이 많은 SRF(폐기물 고형연료)발전은 주민수용성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며, 문제를 제기한 집단이 추후 책임지면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폭발과 화재로 골치 덩어리가 된 ESS에 대해선 위기를 기회로 삼아 ‘퍼스트 무버(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로 도약해야 한다고 방어막을 쳤다.

◇이전 에너지자원실의 경우 에너지원별로 부서를 나눴으나, 분산에너지과는 완벽히 기능별로 묶었다는 평이 나온다?
“기존에는 조직을 전력산업이나 가스산업 등 중앙집중형 에너지원을 중심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었다. 분산에너지과는 중앙집중형 에너지공급시스템에서 벗어나 분산형 시스템으로 가기 위한 체계를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고 보면 된다. 한국전력공사의 송변전과 배전업무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중요한 설비다. 중앙집중형 시스템에서 이를 안정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앞으로 분산형으로 가려면 그리드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여기에 배전과 스마트그리드, 재생에너지 계통연결 등 중앙집중형 위주 망운영이 아닌 소규모 분산전원이 중심이 되는 그리드 구축을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변화, 적응이 필요하다. 구역전기를 포함한 집단에너지가 포함된 것은 대표적인 분산전원이기 때문이다”

◇3차 에기본에서 분산전원을 2040년 30%까지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분산전원 활성화를 강조한 2차에서도 구호에 그쳤고, 제대로 된 지원정책이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다?
“현재 에너지시스템 주류가 중앙집중형이다. 집중형인 대형 발전단지와 분산형인 중소규모 발전소를 보면 당연히 분산형이 경제성이 떨어진다. 분산형을 키우려는 것은 중앙집중형이 에너지전환 패러다임 하에서 재생에너지 증가 등 미래에너지 변화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분산전원이 제대로 가기 위해선 에너지공급시스템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전략과 로드맵 하에서 지원방안이 나와야 실효성을 갖출 수 있다. 한때 지원하고 다시 중단해 그때만 반짝하는 정책으로는 안된다"
"분산에너지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은 단순히 어떤 발전원에 인센티브를 주고 안 주고의 문제가 아니다. 분산형 시스템에는 어떤 공학이, 어떤 계통기술이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관련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까지 단계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전에는 구두로만 했지 체계적인 계획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산전원 활성화에 대한 정책의지는 확실하다. 그래서 분산에너지과가 만들어졌다"
"세부적으로 집단에너지와 구역전기는 고민이 있다. 현실적으로 집단에너지사업이 안 좋다. 경제성 보장해주면서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것인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자가발전설비는 이중성이 있어 새로운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피크감소 관점에서 보면 자가설비 운용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전체 전력망 운영관점에서 보면 어려움도 있다. 자가설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정책연구용역 등을 통해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심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ESS가 화재 및 폭발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본래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의문과 함께 기술력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3020 등이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및 간헐성 완화를 위한 백업 역할과 계통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ESS를 가장 많이 설치했고,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산업 중 하나다. 잇따른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안전기준 강화하고 발견된 문제점을 극복하는 등 기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잘 풀어나가면 다른 나라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축적으로 작용해 경쟁력도 높이고 퍼스트 무버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ESS 사고원인과 함께 향후 대책을 발표할 것이다"

◇구역전기와 집단에너지 사업이 너무 열악한 상황이다. 사업자들은 어렵다고 호소하며 출구전략까지 거론하고 있다. 바람직한 정책방향은?
"열은 전기처럼 멀리 전달할 수 없어 생산지 인근에서 소비해야 한다. 따라서 열병합발전으로 가게 되면 수요지 인근에서 열과 전기를 생산, 전기와 열 부문이 같이 움직이는 속성이 있다. 변동성과 간헐성이 큰 신재생 비중이 높아지면 열병합발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열이 그 역할을 한다. 전기가 남으면 열을 생산하고, 전기가 부족하면 열병합발전을 돌려서 전기를 보충한다"
"구역전기를 포함한 집단에너지는 분산전원의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현재 에너지시스템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하고, 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역시 분명하다. 구역전기와 집단에너지가 자기 역할을 살려가면서 확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지금까지 잘 안돼서 분산에너지과를 만든 것이니,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방향을 찾아 가겠다"

▲이경훈 산업부 분산에너지과장<br>

◇내포신도시 이어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도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민민원에 너무 끌려 다닌다는 평가도 있다. 해법은 있나?
"갈수록 에너지 공급에 있어 주민수용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물론 수용성이 중요해졌다고 주민이 원하는 데로 모두 가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나주는 정부와 광역 및 기초 지자체, 주민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민관협력거버넌스를 꾸려 새로운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새로운 갈등해결 방식으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합의를 통해 풀어가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주민들에게 끌려간다는 시선은 거버넌스를 보는 오해라고 본다. 합리적인 대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SRF를 포기하고 LNG로 갈 경우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연료전환을 주장한 사람이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요금 인상 얘기와 함께 지역에너지공사 설립 등이 거론되는 것도 이를 풀어 나가기 위해서다. 자신들의 주장과 의견을 충분히 제기하되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지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새로운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전기를 우선하는 에너지 정책이 펼쳐진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최종에너지 중 30% 이상이 열에너지로 소비되고 있다. 열에너지에 대한 관리, 효율적 사용방안 등에 대한 의견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기에너지가 에너지정책의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당연히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열에너지의 중요성도 알고 있고, 앞으로 관련 정책이 마련될 것이다. 다만 열은 특성상 장거리 배송이 어렵다. 열이 생산되면 인근에서 소비돼야 한다. 결국 열에너지를 강조한다는 것은 분산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산전원 활성화가 이뤄지면 다양한 에너지 활용과 함께 효율적인 열에너지 사용도 진전될 것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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