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누적화재 22건 내달 산업부 화재원인조사 결과 발표

▲4일 오후 3시 40분께 경북 칠곡 한 태양광발전소 ESS에서 불이 나 6억원 상당의 배터리 설비를 태우고 진화됐다. ⓒ칠곡소방서 제공
▲4일 오후 3시 40분께 경북 칠곡 한 태양광발전소 ESS에서 불이 나 6억원 상당의 배터리 설비를 태우고 진화됐다. ⓒ칠곡소방서 제공

[이투뉴스] 4일 경북 칠곡군 소재 한 태양광발전소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서 추산 6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지금까지 발생한 ESS 관련화재는 누적 22건이다.

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0분께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 D사 태양광발전소 인근 ESS시설에서 불이 나 1시간 10여분 뒤인 4시 50분께 진화됐다. 칠곡소방서를 비롯 소방인력 37명, 소방차 16대, 경찰 5명이 투입됐다.

지난해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 시설은 PCS(전력변환장치) 1.2MW, 배터리 3.6MWh 규모다. 정부 자금융자를 받아 설치됐다. 낮 시간대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다른 시간대 이를 방전시켜 수익을 낸다.

작년 8월 전기안전공사의 사용전검사를 받았고 올해 배터리공급사인 LG화학의 자체점검과 일부 배터리 교체조치를 받은 뒤 재가동 했다.

발전소 관계자는 "ESS에서 불이난다고 운영을 중단했다가 4월에 배터리를 교체하고 나서 재가동 했는데 이렇게 됐다"면서 "(화재가 났다고 해서)가보니 1시간만에 다 타버렸다. 진화는 그래도 금방 된 편"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추가 ESS화재가 발생하자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합동감식반을 현장에 급파해 화재 경위 조사에 나선 상태다.

앞서 지난 2일 산업부는 중간브리핑을 갖고 내달초 ESS화재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육성방안까지 내놓겠다고 했었다. 4월말 현재 전국 ESS설비의 약 35%인 522개 시설이 가동 중단 상태며, 주로 다중이용시설이다.

하지만 재가동한 시설에서 추가 화재가 발생하면서 ESS 안전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 ESS 전문가는 "일부 배터리를 교체했더라도 기존에 있던 셀들이 열화되면서 불량 셀이 나올 수 있고, 기존 모듈과 신규 모듈사이의 언밸런스 문제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 측은 자사 배터리를 채택한 사업장에서 추가 화재가 발생하자 4일 밤 충전률(SOC)을 96%에서 70%로 낮춰 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이들 사업장은 LG 측의 배터리 일부 교체 조치 후 낮춰던 SOC를 다시 높였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품질과 사후서비스(AS), 배상 등을 소홀히 하다가 문제 발생 시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로 일관하고 있다. 디젤게이트나 가습기살균제 사건처럼 소비자만 봉이고 기업은 솜방망이 처벌로 빠져나가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ESS도 시간이 흐르면서 각 부품 열화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철저한 원인 분석없이 여론이나 기업 요구에 떼밀려 섣불리 결론 내린 뒤 발생하는 화재에 대해 정부가 어떤 책임을 질 것이냐"면서 "선진국처럼 징벌적 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 도입이 시급하다. 기업의 존폐가 걸린 사안임을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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