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M 규제, LPG vs 도시가스…LPG 완패
PSM 규제, LPG vs 도시가스…LPG 완패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9.07.1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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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역 통한 검증, 협의 이어온 도시가스는 결실
동일한 유틸리티 형평성 내세운 LPG는 성과 못거둬
▲산업안전보건법 상의 PSM 규제를 놓고 도시가스와 LPG가 각각 다른 성적표를 받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상의 PSM 규제를 놓고 도시가스와 LPG가 각각 다른 성적표를 받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투뉴스] 산업안전보건법 상의 공정안전관리제도(Process Safety Management) 개정을 두고 도시가스업계와 LPG업계가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동안 인화성가스로 분류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았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도시가스는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반면 LPG는 현행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시가스는 대규모 수요처인 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서 경쟁연료인 LPG보다 한층 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경쟁력이 떨어져 고심이 깊은 LPG업계로서는 직격탄을 맞는 셈이다.

물질·화학적 위험특성은 물론 국가적 과제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도 도시가스와 LPG가 다른 평가를 받게 되는 것도 LPG업계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4‘PSM 규정량 조정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지난달 3일까지 의견수렴과정을 거친 고용노동부는 유해·위험물질 51종에서 18종은 취급규정량을 상향조정하고 18종은 하향조정하며, 나머지는 현행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행정예고에 이어 자체심사와 규제개혁위원회, 법제처를 거쳐 최종 공고되기까지의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정책방향이 결정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확정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PSM규제를 받는 사업장은 원유정제처리업, 기타 석유정제물 재처리업, 석유화학계 기초화합물 합성수지 및 기타 플라스틱물질제조업, 질소·인산 및 칼리질 비료 제조업, 복합비료 제조업, 농약원제 제조업, 화약 및 불꽃제품 제조업 등 7개 업종이다. 아울러 이들 7개 업종 외 사업장으로서 인화성가스, 인화성액체 등 51개의 유해·위험물질을 규정량 이상 제조·취급·사용·저장하는 설비에 적용된다. 인화성가스의 경우 취급규정량은 하루 5000, 저장 20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인화성가스 가운데 연료용 도시가스는 취급규정량을 하루 5(제조 5000, 저장 20)으로 조정했다. 적용기준이 10배로 늘어나면서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대부분 대형 산업체가 PSM 규제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취급규정량이 하루 5000인 종전의 규정에 의한 PSM 적용대상 도시가스 사용 사업장은 269개소. 앞으로 취급규정량이 하루 5으로 완화되면 53개소만이 규제대상 사업장으로 적용돼 216개소가 부담을 덜게 된다. 비용 편익적 측면에서 볼 때 PSM 담당업무 선임, 보고서 작성, 심사, 평가, 교육 등을 감안하면 연간 73억원 이상의 비용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도시가스의 PSM 규제완화는 도시가스업계가 4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산··연 연구용역 등을 통해 합리적인 적용기준 재산정 근거를 제시하는 등 공을 들인 게 주효했다.

한국도시가스협회가 주축이 돼 한국가스공사와 공동으로 201512월부터 2016년까지 5개월간 ‘PSM제도의 합리적인 적용기준 개발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데 이어 안전보건공단이 명지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20164월부터 10월까지 ‘PSM 대상물질 규정량 합리화 및 중복규제 해소방안 연구를 수행했다. 여기서 제시된 결과를 바탕으로 또 다시 중앙부처, 유관기관, 도시가스업계 간 협의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반면 PSM 규제완화 대상에서 LPG가 빠졌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LPG업계는 SK가스를 중심으로 도시가스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도시가스와 LPG가 같은 인화성가스이며, 용도 면에서는 물론 물리·화학적 성질에서도 안전성에 차이가 없다면서 형평성을 강조한 것이다. 산업용 LPG공급설비는 여러 단계의 안전조치를 취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료용 도시가스만 취급규정량을 상향조정할 경우 LPG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다.

해외사례도 반박의 근거로 제시됐다. 미국의 경우 난방용 프로판, 자동차 급유용 가솔린과 같이 고위험설비가 없는 공정에서 사용하는 연료용 탄화수소는 PSM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일반적인 인화성 가스 및 폭발성 물질의 규정량은 최소 10톤에서 최대 50톤이나, LPG와 천연가스는 최소 50톤에서 최대 200톤으로 높게 규정하고 있다.

◇"LPG업계 긴 호흡의 전략과 네트워크 부재" 지적

하지만 이 같은 LPG업계의 주장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형평성과 외국사례만 들었을 뿐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데이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구용역을 통해 도시가스가 저장 없이 배관을 통해 유해위험물질이 없는 공정에 연료용으로 공급되는 만큼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자료를 제시한 반면 LPG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LNG(도시가스)의 규정량 완화는 1996PSM제도 도입 이후 산업·기술이 변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재검토되지 않은 공정안전관리 대상물질별 규정량을 연구용역을 통해 전반적으로 검토하면서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 등을 함께 검토해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LPG업계가 주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43조제2항에서 LPG충전·저장시설을 유해·위험설비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원자력, 군사시설 등 해당설비의 안전조치와 관련된 전문법령이 있는 경우 공정안전보고서 제출 적용을 유예하는 것으로서 해당설비 자체가 유해·위험성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한 해외사례에 대해서도 외국은 국가별 여건에 따라 LPG를 산업용 연료로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배관을 통해 공급하는 등 운영실정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국내 제도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오랜 시간 산··연 협력체제를 다지며 규제완화를 꾀한 도시가스업계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형평성만을 주장한 LPG업계가 희비가 엇갈리는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이다. LPG업계에 긴 호흡의 전략과 네트워크의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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