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직거래 불가 전기사업법 손본다
재생에너지 직거래 불가 전기사업법 손본다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9.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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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 여·야 10명과 개정안 발의
발전·판매 겸업금지 기존틀 유지하되 전기신사업으로 우회
▲김성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이투뉴스] 발전과 판매 겸업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 전기사업법의 기본틀은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공급사업을 전기차충전과 같은 전기신사업으로 규정해 해외처럼 공급자(발전사)와 소비자(기업)간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RE100(소비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캠페인에 가입한 180여개 글로벌기업들이 삼성·LG 등 국내 협력사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압박하고 있으나, 한전 소매시장 독점을 인정하는 국내 전력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발전사와 소비자(기업)간 전력 직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성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우원식·이원욱·김현권·김정호·김병관·송갑석·홍의락·김병욱·조배숙·김종민 등 10명의 여·야 의원과 함께 발의했다. 범여권 주도의 전기사업법 정비작업이 본격화 된 셈이다.

개정안은 전기판매사업의 예외를 규정한 전기사업법 제2조 제9호의 “전기자동차충전사업”을 “전기자동차충전사업과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으로”, 전기신사업의 범주를 적시한 제2조 제12호의 2 “전기자동차 충전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은 “전기차 충전사업자, 소규모전력중개사업자 및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로 각각 손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생에너지공급사업을 기존 전기차나 소규모전력중개사업처럼 전기신사업으로 분류, 두 종류 이상의 전기사업을 금지하고 전력시장내 거래를 의무화 한 기존법 그물을 통과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전 독점을 허무는 내용으로 외부에 비쳐져 불필요한 반발과 논란을 살 이유도 없다.  

개정안은 또 ‘재생에너지공급사업’의 정의(제2조 제12의 8)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제2조제2호에 따른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전기를 전기사용자에게 공급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규정하고, “재생에너지공급사업자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전력시장을 거치지 아니하고 사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제16조의 5)고 적시했다.

이 경우 "재생에너지공급사업자는 요금과 그 밖의 공급조건 등을 개별적으로 협의하여 계약이 가능"(제16조의 5 신설)하다. 글로벌기업들의 RE100 압박을 받는 국내기업이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와 PPA 계약을 맺고 전력을 사들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앞서 정부는 국내기업의 RE100 대응을 위해 연내 녹색요금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녹색요금제만으론 기업 재생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데다, 세계 주요기업은 자율성이 보장되고 장기계약으로 미래 불확실성을 회피할 수 있는 PPA를 선호하고 있어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김성환 의원실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180개 RE100 글로벌기업들이 우리 기업에도 재생에너지사용을 요구해 수출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서 "현행 전력시장 틀을 유지한 채 기업이 재생에너지사업자와 자율적인 PPA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업의 자발적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구해 온 경제단체와 시민사회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에너지전환포럼 등 4개 경제·환경단체는 이날 "기업 PPA 도입을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서한과 보도자료를 냈다.

4개 단체는 보도자료에서 "기업 PPA가 도입되면 국내기업들이 탄소제로경제 시대에 걸맞은 경영전략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 "기업 PPA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전환을 앞당겨 궁극적으로 기후위기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국내 10대 에너지다소비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온실가스 2700만톤을 감축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앞서 그린피스와 KEA, AMCHAM 소속 1160여개 회원사는 국내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경쟁력 강화 차원에 재생에너지 PPA 도입을 촉구해 왔다. 

이진선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도의적·환경적 책임을 넘어 경영 전략 차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탄소제로 경제 시대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에너지비용 절감, 신용등급 상승, 투자 유치,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한국 기업은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가 어려워 세계시장에서 경쟁력과 리더십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의원은 “시급한 기후 위기 상황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에 동참하는 등 혁신적인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뒤쳐지는 우리 기업의 모습을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면서 “기업 PPA를 도입하면 기업과 재생에너지 발전사들이 가진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신산업을 태동시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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