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태양이 아직 뜨거운 8월의 전주한옥마을에 도착하자 멀리서 한 여성이 피켓을 머리 위로 치켜든 채로 “천원이면 소중한 연탄이 기부됩니다. 동전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당신이 희망입니다.” 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매주 주말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거리모금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이정숙 씨는 2년째 늘 같은 자리에서 희망의 구호를 외친다.

▲사진설명 : 전주 한옥마을에서 거리모금봉사를 하고 있는 희망을 파는 사람들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사진설명 : 전주 한옥마을에서 거리모금봉사를 하고 있는 희망을 파는 사람들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이정숙 씨는 “2년 전부터 유튜브 방송을 통해 채환 씨의 귓전명상을 알게 되었는데 이분이 희망을 파는 사람들 대표인 걸 알게 되면서 대학로에서 처음 거리모금봉사를 참여하고 내려오는 길에 서울까지 갈 필요 없이 제가 살고 있는 전주에서 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라고 처음 모금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매주 하다 보니 거리에 나오면 사람들에게서 감사한 에너지를 받고 힘이 나서 더 나오게 된 것이 지금까지 하게 되었네요. 거리모금을 할 때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돈을 직접 기부함에 넣게 해주시는 걸 보면 항상 감동이고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흐뭇한 미소를 짓고 계신 부모님들을 보면 저까지 행복해져요. 특히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마음을 내서 기부해 주시는 걸 볼 때 감동적이고 무심히 지나가시다가도 저희가 무엇을 하나 지켜보시면서 다시 돌아와서 모금을 해 주시는 분들을 볼 때 항상 감동을 받아요.”

“모든 일이 처음이 힘들잖아요. 한번 해보면 별 거 아닌 게 되는데 지난주에 첫 거리모금이 있었던 무주에서 모금을 하신 분들이 오늘 전주에 오신다고 하니 남편이 ‘거리모금은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다’ 라고 말하더라고요. 옆에서 제가 하는 걸 보니까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웃음). 그만큼 거리모금은 중독성이 있어요.”

“혹시라도 참여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면 희망을 파는 사람들 홈페이지와 귓전명상 카페에 거리모금 공지를 잘 살펴보시고 질문도 해보시면 많은 분들이 같이 동참해 주실 거니까 용기내서 한번 시작해 보세요.” 라고 전했다.

NGO 희망을 파는 사람들은 매주 1~2회 전국에서 거리모금봉사를 진행한다.

각 지역에서 모금된 소중한 기부금은 홀몸 어르신 난방비와 온수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2,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1만 장의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또한 희망쉼터 ‘희파랑’ 을 운영해 홀몸노인과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취약계층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며, 2018년 캄보디아 희망의 우물파기 사업과 베트남 희망돼지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해외로 봉사활동을 확대하였다.

희망을 파는 사람들이 설립된 이후로 가장 많은 거리모금이 일어난 8월의 거리모금은 서울, 인천, 안양, 대전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대구 김광석 거리는 희망을 파는 사람들의 대표이자 가수인 채환 씨가 처음으로 거리모금을 시작한 곳이다. 최근 대구시청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살예방 홍보관 ‘채환홀’ 을 중심으로 1365 자원봉사자들과 청소년 봉사를 통해 지속적인 거리모금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청소년 봉사자 김민지 양(18세)은 “사실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해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나왔다.” 며 “거리모금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신경 안 쓰고 지나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부도 많이 해주시고 관심도 많이 가져 주셔서 오히려 제 마음이 넉넉해진 것 같아요.” 라고 소감을 말했다.

희망을 파는 사람들의 거리모금봉사는 ‘1365 자원봉사포털’ 에 가입하면 봉사시간적립이 가능하며, 청소년 자원봉사를 통해 공동체 의식 함양과 올바른 사고와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는 봉사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기획해 나가고 있다.

1997년부터 거리공연을 해온 가수 채환(NGO 희망을 파는 사람들 대표)은 설 무대가 없어서 거리에서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며 거리에서 공연을 하다 보니 길거리에 어려운 분들이 참 많이 보였고 그래서 이왕 공연하는 거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폐지 줍는 시각장애인 할아버지를 처음 돕게 되었는데 그것이 거리모금의 첫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 후 전국을 돌며 거리공연 자선모금활동을 했고 대구에서 거리모금을 오래하다 보니 비영리 민간단체 대표가 되어 있었다며 희망을 파는 사람들의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나눔과 봉사의 기쁨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사람들이 그 기쁨을 알아가며 동참할 때 제일 행복하고 삶의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몇 해 전 홍대 거리에서 2시간의 버스킹을 하며 7,000원을 모금했던 날 산에 오르다 입구에 걸린 서산대사의 ‘답설야중거’ 라는 글귀를 발견했다.

‘눈 내린 벌판을 걸을지라도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후세의 길이 되리니.’

22년간 홀로 묵묵히 걸어온 길에 희망의 홀씨를 뿌려 놓았고 이제 그는 혼자가 아닌 희망을 파는 사람과 함께 희망의 길로 걸어가고 있다.

희망을 파는 사람들의 거리모금 봉사는 단순히 모금을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유튜브 명상채널 채환TV 귓전명상과 연계된 희망을 파는 사람들은 모금 후에는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나눔과 봉사활동에 관한 장기적인 희망세상을 만드는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서로를 가족이라고 부르며 힘든 세상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를 실현해 가고 있다.

희망을 파는 사람들의 봉사자에게 가장 즐거울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봉사할 때” 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때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무엇을 바라고 하는 행위가 아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고민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NGO 희망을 파는 사람들이다.

타인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은 마음, 자신의 존재나 행동이 타인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했을 때 존재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는 ‘타자공헌’ 이란 ‘나’ 의 가치를 실감하기 위한 행위일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듯이 이들을 매주 거리로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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