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도 개별요금제 외면 ‘LNG시장 요동'
발전공기업도 개별요금제 외면 ‘LNG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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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9.09.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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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발전, 가스공사 파격제안도 물리고 최종 직도입 결정
"광양복합 이후 가장 저렴" 후속계약 영향 놓고 동상이몽
▲LNG수송선 ⓒE2 DB
▲LNG수송선 ⓒE2 DB

[이투뉴스] 한국가스공사의 발전용 LNG(액화천연가스) 직도입 대행사업(천연가스 공급규정 개정안. 일명 ‘개별요금제’)을 놓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업계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첫 번째 선택권을 쥔 발전공기업이 가스공사를 거치지 않는 직수입을 결정하면서 국내 LNG 수급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발전자회사는 산업부 산하기관이면서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공기업이라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지금까지의 평가였다. 그런 발전공기업마저 직도입으로 이탈한 배경과 후속계약에 미칠 여파를 놓고 정부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동서발전은 최근 열린 정례 이사회에서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로부터 발전용 LNG를 직수입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구체적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역대 직도입 가격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의 도입을 성사시켰다는 게 안팎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동서발전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직도입 계약건을 상정 의결하려다가 이사회 전날 돌연 해당 안건을 제외시켰다. 다급해진 가스공사가 개별요금제 시행과 관련한 새 제안을 건네면서 직도입 조건과 면밀하게 비교·검토할 시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가스공사는 수차례 동서발전 측에 제안을 내고 물밑 조율을 해왔다. 이번 공급계약이 개별요금제 시행과 관련한 첫 단추에 해당해서다. 이 과정에 가스공사는 동서발전을 회유하기 위해 기존 평균요금제 단가 대비 획기적인 수준의 매력적인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동서발전이 이 제안조차 물리면서 가스공사는 물론 발전사들조차 놀라는 분위기다. 당초 업계는 산업부 출신 사장을 둔 동서발전이 결국 정부 주도 개별요금제 카드를 받아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직도입 단가가 가스공사 제안을 단번에 뿌리칠 만큼 저렴했다는 추론이 나오는 이유다.

양사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유가에 연동시키는 조건값이 기존 가스공사 계약은 물론 이전에 이뤄진 민간발전사 직도입보다도 훨씬 유리한 것으로 안다"면서 "시장 관측이 맞다면, SK의 광양복합 계약 이후 가장 경쟁력 있게 LNG를 도입하는 계약을 그것도 공기업이 성사시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간략한 보고를 받은 것 외에 별도의견을 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LNG 도입방식 결정을 발전사 고유권한으로 봤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이달 중 발전 5사와 가스공사가 협의체를 구성해 모종의 추가 논의를 벌이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제각각 주판알을 튕기던 발전업계도 부산해졌다. 기존 직도입 발전사들은 '가스공사 물량 이탈의 신호탄이자 공기업조차 개별요금제를 외면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반기는 반면, 평균요금제에 장기간 묶일 처지에 놓인 후발 민자발전사들은 '가스공사가 집토끼는 굶어죽든 말든 산토끼 쫓는데 여념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동서발전 다음으로 LNG를 도입할 남부발전과 남동발전도 이번 계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 싸게 들여올 수 연료를 더 비싸게 사오자고 결정할 발전사 이사가 누가 있겠냐"면서 "결국 개별요금제 시행은 경쟁효율화 정책을 교란하는 부작용만 낳은 채 유명무실화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균요금제 잔류에 따른 급전순위 하락을 우려하는 발전사 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로 개별요금제 부당성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으나 아직 진정성 있는 대안제시는 없었다. 매우 중대한 정책 변화가 있음에도 기존계약 의무만 이행하라는 처사가 법적으로 타당한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가스공사가 개선안을 강구하지 않은 한 개별요금제 좌초는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력시장 민·관 협의체에 관여하는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를 밀어붙인다고 하더라도 가스공사와의 계약시점에 따라 발전사별로 희비가 엇갈릴텐데, 그걸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이 있겠냐"면서 "결국 이 제도는 전력시장을 뒤흔들어 온갖 소송과 제도 효용성 논란, 가스공사 도입부문 분리논의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도를 강행하겠다면 기존 평균요금제 발전기들에게 어떤 합리적 옵션을 제공할지, 기존 직도입발전사 차별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지에 집중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한전 전력구입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도입명분에 대한 명확한 검증과 그에 대한 충분한 민관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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