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등교육기관 전력사용량 395만MWh, 전기요금 3906억원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성 기여도 평가 등 대학의 그린리더십 필요

[이투뉴스] 국내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나, 전력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의 교육 및 연구 활동뿐 아니라 지구공동체가 직면한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리더십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회장 박태윤 연세대 교수)가 한국전력공사의 전력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 이후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학생 수는 지속적인 감소(누적 35만7313명) 추세지만, 전기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난해 고등교육기관의 전력사용량은 395만1550MWh, 전기요금은 3906억3800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7년 대비 전력사용량은 6만6036MWh(1.7%) 증가했고, 전기요금은 93억9300만원(2.5%)이 늘었다. 특히 에너지다소비 대학이 많은 서울소재 고등교육기관 전력사용량은 97만1646MWh, 전기요금 936억900만원으로 전년대비 사용량은 1.8%(1만7183MWh), 전기요금은 0.8%(7억8800만원) 증가했다.

▲국내 고등교육기관 전력사용량 추이.
▲국내 고등교육기관 전력사용량 추이.

고등교육기관의 지역별 전력사용량 순위는 서울(24.6%), 경기(14.6%), 경북(9.1%), 대전(6.8%), 충남(6.6%), 부산(6.0%) 순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전력사용량 증가는 수도권지역 소재 대학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과 경기가 39.2%로 40%에 육박하고 있는 반면 세종(0.7%), 제주(0.9%), 전남(2.1%), 울산(2.4%), 인천(3.0%)은 사용비중이 낮았다.

학교별 전력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최근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전력사용량 양극화가 심화되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 국내 대학 중 에너지소비량 2위인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소재한 대전의 증가율이 커지는 등 실험실 및 연구시설이 밀집된 이공계 대학의 전력소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장 전력소비가 많았던 대학교는 단연 서울대학교로 모두 19만6628MWh(관악캠퍼스 17만0589MWh, 연건캠퍼스 2만6039MWh)를 사용했으며, 전기요금은 192억4000만원이었다. 이는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 전기사용량의 5%, 서울소재 고등교육기관의 20%에 해당되는 엄청난 양이다. 

한편 2017년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사용량 통계 및 에너지사용량 신고업체에 따르면 에너지다소비 대학의 원별 사용비중은 전기가 62.8%로 가장 많고 이어 가스류 35.2%, 석유류 2.0% 순이었다.

그린캠퍼스협의회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의 교육 및 연구활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증가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지구공동체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학의 그린리더십 부족에 대해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처음 시행된 세계 최고 권위의 대학평가기관 THE(Times Higher Education)의 대학 영향력 평가에서도 교육과 연구 성과에 집중한 기존 평가와 달리 대학의 사회·지구적 책무를 주요 잣대로 삼았다. 평가 기준은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11개 목표 달성에 대한 기여도가 주를 이뤘고, 연구 항목 역시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그린캠퍼스협의회 관계자는 “영화 스파이더맨의 ‘위대한 힘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라는 대사에서 보듯이 좋은 대학은 큰 책임을 지는 대학”이라며 “대학의 온실가스 감축 및 녹색문화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모든 대학의 환경관련 정보공개를 의무화, 사회적 책임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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