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 변화로 공세적 실무형 수장에 비중
오너 회의서 구자철 회장→송재호 회장 가닥

▲구자철 예스코 회장(왼쪽)과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왼쪽)과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

[이투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스보일러 생산공장과 도시가스사 본사가 폐쇄되고 재택근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스 분야 각 협단체가 정기총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수면 밑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흐른다. 특히 임기가 만료된 협단체의 경우 새로운 수장 선출을 놓고 예상과는 다른 기류가 흐르는 곳도 관측된다.

전국 34개 도시가스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도시가스협회는 올해 정기총회에서 앞으로 3년간 협회를 이끌어갈 회장을 선출한다. 전임 이만득 회장의 잔여임기 1년을 지낸 후 2017년 만장일치로 회장에 오른 구자철 현 회장의 재추대를 통한 연임이 확실시되어왔다.

그러나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는 분위기이다. 예스코 회장을 맡고 있는 구자철 현 회장의 연임이 아니라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대표이사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총회가 열리지 않아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구자철 회장이 자리를 내려놓기로 결심이 굳어지면서 내부적으로 사실상 결정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구자철 현 회장은 20163월 전임 이만득 회장이 임기를 1년 남겨 놓고 건강상의 이유로 교체를 요청하면서 추대를 통해 13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전임회장의 잔여 임기 1년을 수행한 구 회장은 2017년 정기총회에서 다시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직을 맡아 3년간 직무를 수행했다.

실무적으로 상근부회장이 조직을 총괄하는 협회의 특성과 함께 도시가스산업에 대한 애정으로 내·외부 소통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구 회장은 올해 또 다시 추대를 통한 선출이 유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갈수록 위축되는 도시가스산업의 지속성장발전을 위해 정부와 국회, 유관기관을 상대로 정책·제도개선에 앞장서야하는 자리인 만큼 실질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인물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보다 공세적인 실무형 수장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이런 목소리는 구 회장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을 맡으면서 커졌다.

이 같은 상황을 전해들은 구 회장이 평소 잡음을 싫어하는 성향대로 협회 회장직에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비치면서 도시가스사 오너들이 모임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 추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 선출이라는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오너 회의 결정에 변수가 빚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이미 구자철 회장이 결심을 굳힌 데다, 지방권 도시가스사의 의중을 반영할 수 있는 인물이 회장직을 이어받기 때문이다. 그동안 협회 운영방향을 놓고 지방권 의견에 좀 더 힘을 실어주길 바란 지방권 도시가스사가 적지 않았던 만큼 이번 인사에 반대할 소지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1967년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영학 학사,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출신인 송재호 회장은 한국장기신용은행, 부즈앨런해밀턴 컨설턴트, 모니터그룹 프로젝트매니저를 거쳐 2005년부터 경동도시가스 대표를 맡고 있다. 2006년부터 울산대학교 겸임교수, 2010년부터 울산 상공회의소 부회장, 2014년부터 경동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2015년 국제가스연맹(IGU) 회장 당선자로 선임되는 등 한국 가스업계의 위상 제고와 국제 가스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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