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 정책-모델 찾는다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 정책-모델 찾는다
  • 채덕종 기자
  • 승인 2020.04.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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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나침반] 임슬예 한국지역난방공사 선임연구원
산학연 전문가들, 집단에너지 편익 따른 보상체계 시급


"신재생 열원 활용, 차세대 지역난방, 열거래 프로슈머 필요"

▲임슬예 한난 선임연구원
▲임슬예 한난 선임연구원

[이투뉴스] 국내 주택의 17.3%인 311만 세대의 난방을 책임지며, 난방연료 중 도시가스에 이어 두 번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바로 84개의 사업자가 지역냉·난방 및 산업단지 열을 공급하고 있는 집단에너지다. 집단에너지사업은 최초 열 공급이 시작된 1985년 이후 정부의 강한 보급의지와 경제성, 친환경성 등의 편익에 의해 급속하게 성장해 왔다.

하지만 도입 35년이 지났음에도 집단에너지는 일부를 제외한 다수 사업자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성장동력과 역동성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집단에너지가 자리매김하기 위한 정책과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집단에너지연구회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 정책과 모델’을 출간했다.

한난은 그동안 국민과 업계종사자를 대상으로 집단에너지 개념, 기술동향, 발전방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서적을 발간해 왔다. 2017년 첫 번째 책을 발간한 이래 세 번째인 이 책에서는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 집단에너지가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책 분야와 미래 사업모델 분야로 나누어 담고 있다.

◆ 열병합발전 및 집단에너지 편익 등 역할 소개
여섯 명의 집단에너지연구회 소속 전문가가 집필한 1부는 에너지정책에서 집단에너지가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 분산에너지 핵심인 열병합발전의 편익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한 보상의 당위성과 미흡함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할 정책대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나아가 집단에너지 사업의 주주가치 개선전략과 산업적 측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도 담았다.

열병합발전은 ▶에너지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전원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백업용 전원 ▶대표적 분산형 전원으로 공급 안정성 확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에너지전환의 시대적 흐름에 잘 부합한다. 이러한 열병합발전이 주를 이루는 집단에너지 편익은 모든 챕터마다 거의 동일하게 표현된다. 즉 중앙집중형 발전설비 건설비용 회피와 송전망 건설비용 회피, 에너지이용효율 향상에 따른 대규모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저감에 따른 환경비용 감소, 수요자의 편의성 제공 등이 그것이다.

▲분산형 전원 편익 요소.
▲분산형 전원 편익 요소.

그러나 실제로 집단에너지의 다양한 편익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울러 충분한 보상을 위해서는 편익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번 책에서 이러한 편익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아울러 분산형 전원 확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시장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RPS대상 전원에 열병합발전 등 고효율 분산전원을 포함한다거나 발전소 입지에 따라 발생하는 공급 전력의 가치 차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전력시장운영규칙을 개선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개선방안이다.

5, 6장에서는 집단에너지사업의 주주가치를 개선하고 산업적 측면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제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집단에너지의 낮은 수익성은 사업의 효율성 문제라기보다는 운영 메커니즘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료인 가스요금이 소규모 집단에너지 사업자에게 불리하게 책정되어 있는 연료가격 ▶플랜트 및 네트워크 규모의 경제를 고려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자에 대한 사업허가 ▶분산전원의 편익을 고려하지 않은 전력부문 보상체계 ▶원칙에서 벗어난 일관성 없는 열요금 규제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개선방안 실행이 집단에너지 사업의 주주가치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집단에너지사업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는 공공 유틸리티 서비스 관점에서 벗어나 산업 정책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를 위해 산업 내외의 경쟁 촉진을 위한 산업조직 정책 변화의 당위성, 연구개발 투자의 4세대 지역난방 기술에 대한 전략적 선택과 집중, 중장기 관점에서의 수출산업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걸맞는 미래기술 개발 및 신규시장 창출
2부에서는 네 명의 에너지 분야 산·학·연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을 맞은 집단에너지사업의 미래와 신규시장 진출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동인인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집단에너지의 기존 망을 지능형 망(스마트히트그리드)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어 포화된 국내시장의 성장방안을 유럽국가 사례에서 벤치마킹하는 내용도 실었다.

▲단위구역 내 마이크로 열 네트워크에서는 재생에너지 열과 프로슈머 거래 열 등 다양한 열원을 통합한다. 이를 기존 네트워크와 스마트 변온소를 통해 연결하고 에너지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한다.
▲단위구역 내 마이크로 열 네트워크에서는 재생에너지 열과 프로슈머 거래 열 등 다양한 열원을 통합한다. 이를 기존 네트워크와 스마트 변온소를 통해 연결하고 에너지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한다.

유럽 각국에서는 스마트히트그리드 구축을 연구개발 프로젝트 기반 시범사업형태로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열원 등을 활용하는 저온 지역난방 공급(4세대 지역난방), 잉여열에 대한 열거래 프로슈머, 단위 구역 내 에너지 통합 관리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을 지역난방에 적용할 수 있는 영역 발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여기에 잉여열에 대한 빅데이터를 담은 열지도 구축 및 운영 최적화를 위한 시스템 연결, 미터링 기술 개발·보급의 필요성을 전문가들은 역설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지역난방 열 네트워크(열생산, 수송, 사용자시설)에 마이크로 열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그렸다.

7, 8장에서는 공통적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통합 관리에 대한 담론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지원정책에서 열 분야는 소외되어 있는 척박한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기존 망에 재생에너지 열 등 다양한 신규 열원의 통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생에너지 열 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열을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분류 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집단에너지 비즈니스 모델 검토와 신규기술 적용 연구개발에 대한 공적지원 중요성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유럽국가 집단에너지사업 사례를 분석한 9, 10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시사점이 제시되고 있다. 서유럽 국가들이 동유럽에 집단에너지 진출을 위해 공동이행제도를 활용할 때,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온실가스 감축사업으로 지원받아 수행된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또 탄소중립 도시건설을 추진하는 핀란드 투르쿠 사례를 살펴보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계획에서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을 주력수단으로 삼고 5년간의 지속적인 세제지원이 주요전략임을 보여주고 있다.

▲집단에너지 비즈니스 모델 및 정책-환경-기술 환경.
▲집단에너지 비즈니스 모델 및 정책-환경-기술 환경.

최근 국내외 에너지 및 환경 정책 변화는 주요 분산에너지인 집단에너지 사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 및 분산에너지 확대 정책을 천명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집단에너지를 둘러싸고 있는 국내 에너지업계의 이해관계와 에너지원별 이익추구로 인해 집단에너지 경쟁력 강화 정책은 실현되지 못하고 논의를 되풀이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집단에너지 만의 지속가능이 아닌 인류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집단에너지사업의 지속성장은 필수적이며, 한난은 집단에너지 업계의 리딩 사업자로서 이러한 정책이 입안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내·외부의 역량을 결집시켜야 할 것이다. 더불어 집단에너지 미래 모습인 에너지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신재생 및 미활용 에너지 연계, 열 중계 플랫폼 최적설계 및 자동화 기술 등 미래 성장동력과 연계한 에너지 신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성과가 창출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집단에너지 정책과 모델’ 출간은 그동안 계속 논의되어온 집단에너지의 역할과 편익, 이에 대한 보상방안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집단에너지 사업의 미래 사업모델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친환경 집단에너지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였다. 이 책자가 국내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임슬예 한국지역난방공사 선임연구원 sylim@kdh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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