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 릴레이 발언대①] 서동진 한국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바이오연료 릴레이 발언대①] 서동진 한국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 서동진 한국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20.08.0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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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식용유 활용 생산시스템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혁신
"온실가스 가장 적은 바이오연료, 활성화 로드맵 필요"

장마가 거세다. 올해 여름 장마가 예년보다 유독 길게 이어지면서 비 피해가 지속발생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은 지난달 장마로 인해 105개 하천이 범람하고 72명이 숨졌다.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풍문이 돌고 있는 중국 싼샤댐 역시 이상기온에 따른 장마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날씨는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올라가면서 찬 기류가 동북아시아로 밀려왔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이제 더이상 일부 국가만의 의무사항이 아닌 온실가스 감축, 이투뉴스는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어울리는 에너지인 바이오연료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독자들과 바이오연료의 미래를 모색하기로 했다.

서동진 연구원

[이투뉴스] 바이오디젤은 동·식물성 유지를 원료로 얻어지는 친환경 연료로 유럽의 경우 국가정책을 통한 유채유 작물재배로 다량의 원료를 확보해 유럽국가 대부분이 경유에 7% 이상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지뿐만 아니라 폐식용유를 핵심적인 원료로 활용해 그 가치와 의미가 더 높다.

기상청은 올해 역대급 더위가 찾아오리라 전망했다. 기온이 33도 넘는 날의 수를 폭염일수라고 하는데 2018년 폭염일수가 31.5일, 1994년은 31일, 그리고 2016년은 22일 정도였다. 올해도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역대급 더위가 20일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기상청은 얼음의 땅 시베리아가 38도를 넘었다는 사실과 함께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지경에 이른 지구를 살리기 위해 2015년 ‘파리협정’이 체결돼 전 세계 196개국의 협의체인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당사국 총회는 기후변화를 억제할 수단으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인 지구 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으로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2030년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 로드맵에 따르면 국내 감축량(2억7650만톤) 중 수송분야에서만 3080만톤을 감축하도록 돼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초로 2002년부터 시범 보급을 통해 바이오디젤을 보급했다. 바이오디젤이 상용화가 개시된 2007년(혼합률 0.5%)부터 지난해까지 보급된 물량을 적용하면 그동안 감축된 CO2 물량은 1500만톤 수준으로 적지 않은 양이다. 혼합률이 5%일 경우 우리나라 연간 경유 소비량(2200만㎘)을 기준으로 매년 300만톤의 CO2를 감축할 수 있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10만kcal 열량 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이 9700킬로그램, BC유는 7300킬로그램, LNG는 5100킬로그램, 전기는 4900킬로그램, 바이오연료가 10킬로그램으로 바이오연료는 온실가스 배출 측면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폐식용유 활용 바이오연료, 제도적 지원 모자라
‘파리협정’과 이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바이오디젤과 같은 바이오연료의 역할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디젤 보급으로 인한 가장 큰 성과는 친환경 수송용 연료 사용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폐식용유 재활용을 통한 환경개선 효과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바이오디젤 보급정책 이전에는 폐식용유가 사료, 지방산, 비누, 절삭유 등이 하수구로 방류돼 수질에 악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정부의 바이오디젤 보급정책이 시작되면서부터 전국의 폐식용유 수거체계는 급속하게 구축됐고, 이로 인해 바이오디젤 원료로서의 폐식용유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됐다.

바이오디젤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국내 폐식용유는 해마다 증가해 현재는 대부분의 폐식용유가 재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된 폐식용유 물량은 16만1000톤으로 이는 우리나라에서 저수량이 가장 큰 소양강 댐(29억톤)의 22배 수준의 수질을 개선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식수량(50억톤)과 비교할 때 12배에 달하는 규모다.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폐식용유가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돼 같은 기간 폐유의 오염물질 처리 비용 절감액이 2조65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매년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 원료로 활용하면서 얻는 오염물질 처리 비용 절감액은 2700억원에 이른다. 실제로 동절기 하수구를 얼게 하거나, 수질을 오염시켜 환경을 파괴하던 폐식용유가 완벽하게 수거돼 친환경 수송용 연료 생산을 위한 원료로 자리 잡은 것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바이오연료 생산 시스템이며 예기치 못한 혁신의 성과임이 분명하다.

◆바이오연료 사용, 경제성만 따져선 안 돼
이해관계자들은 2000년대 초기부터 연구된 바이오에탄올의 경우, 상용화가 어려운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반박한다. 우선 바이오에탄올의 상 분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도입 초기부터 3%를 휘발유에 혼합해야 하므로 갑작스러운 시장 잠식에 따른 혼란 초래 가능성과 최단거리 수송(장거리 운송의 경우 수분형성에 따른 품질문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8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불수용 명분으로 국내에는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가 부재하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없다고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면 안 된다고? 우리나라는 공장을 가동해 생산된 제품의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다. 과거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석유화학 및 중공업 개발 정책을 펼 때 원료나 에너지원이 우리나라에 존재했는가?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정유공장을 지은 다음에 1967년부터 시작된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울산에 석유화학 공장의 건설을 추진했다. 그 이후 여수와 1990년대 대산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해 이제는 세계 5위 규모의 정유시설을 보유하고 세계 7위의 화학제품 수출국이 됐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자원이 없다고 주저앉은 것이 아니라 대처방안을 마련해 공장을 돌려 수출한 결과 지금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잘 사는 나라가 된 것이다. 바이오연료의 사용은 장기적으로는 석유고갈에 대비한 것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지구 온난화 방지가 가장 큰 목표라는 점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것이지 사용할 석유가 부족해서 바이오연료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폐식용유는 거의 재활용되고 있으므로 더 이상의 원료자급이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바이오연료를 연구해 온 학자로서 지켜본 우리나라 바이오디젤 시장은 참으로 지루하고 말도, 탈도 많다. 분명한 것은 그동안 바이오디젤 생산업계가 폐식용유 재활용을 위해 실천한 다양한 노력에 대해 정부는 격려를 보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저급의 폐식용유 한 방울마저 이용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수백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통해 버려지던 폐식용유가 거의 전량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제 원료가격보다 비싼 폐식용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에 대해 격려하고 제도지원을 해주는 것은 마땅하다.

◆수요없어 수출되는 바이오연료, 내수시장 활력도모해야
그럼 현실은 어떠한가? 내년부터의 혼합률 증가를 위한 논의가 한창이어야 하는 시점에 시장은 너무 한산하다. 바이오디젤 보급 초기, 이해관계자와의 협의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경유 속 바이오디젤 혼합율을 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런데 0.5%로 시작된 혼합율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3%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을 세계 어디에다 내보이면서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국가목표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과 미세먼지 발생이 걱정된다면, 원료가 국산이든 수입이든 국민 건강을 위해 바이오연료 사용량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가 목표하고 있는 바이오디젤 최대 혼합률인 5%에 필요한 바이오디젤 생산능력을 갖추고서도 공장의 반만 돌리는 이러한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바이오디젤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은 당연하기는 하나,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친환경연료를 수출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수많은 바이오연료 생산업체가 폐업하고, 최저가 경쟁입찰로 인한 업체 간의 치열한 싸움을 지켜보는 한 사람으로서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원료 자급률 확대를 위해, 외국처럼 국가가 작물재배를 과감하게 추진하는 정책을 편다거나 수출되는 바이오디젤 물량을 국내소비로 전환하기 위한 인센티브 정책을 마련한다거나, 바이오에탄올 보급을 위한 제도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있는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의 크지 않은 비전마저도 사라지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년부터 일부 증가된 혼합률에 기반을 둔 중장기 혼합률 로드맵을 설정해 우리나라 바이오연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내수 시장의 활력을 도모해 진정한 바이오연료 보급, 확대의 터전을 마련해야 하는 단계라 본다.

◆묵묵한 노동자의 노력, 성과 나오려면 환경관리가 중요
바이오디젤이 생산되기 위한 모든 과정을 참관하는 기회가 필자에게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참아내기 어려운 동식물 유지 냄새를 견디며 바이오디젤로 새로이 탄생하기 위한 원료를 정제하는 현장의 일꾼들이었다. 역겨운 냄새가 나는 공장에서 일하고 식사를 하는 일꾼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대단한 일들을 하고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독한 냄새가 나는 폐식용유, 소·돼지기름을 바이오디젤 원료로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애쓰는 모습이 온종일 눈앞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정제되는 폐식용유로 인해 우리나라 물이 정화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그들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바이오디젤 시장의 안정은 더욱 필요하리라 생각했다.

물론 냄새는 공장 정제설비나 바이오디젤 공장 내부에서만 느끼는 것이지 공장 밖을 나서면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냄새가 외부 환경으로의 전파되지 않도록 모든 정제공장이나 바이오디젤 제조공장은 철저한 환경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바이오디젤과 관계된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 폐식용유 정제공장이나 바이오디젤 생산 공장을 견학해 보기를 권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로 인해, 친환경 바이오연료가 생산되고 이를 통해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전국 5000명으로 추산되는 폐식용유 수거업자의 노동강도는 기피업종에서도 으뜸일 정도로 열악하다. 이들은 바이오디젤이 보급되기 이전에는 폐식용유와 전혀 관계가 없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한 바이오디젤 보급정책에 대한 비전을 목표해 일자리를 만들고 찾아 오늘에 이르렀다.

단순히 그들을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폐식용유 수거를 통해 막대한 양의 수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활동의 맨 앞에 서 있는 자랑스러운 일꾼들이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그들의 일이 더욱 신명나도록 내년부터 바이오연료 혼합률 증가 소식이 조만간에 들려오기를 기대해 본다.

[WHO] 서동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현) 한국바이오연료포럼 부회장·운영위원장▶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센터 센터장·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센터장 ▶한국청정기술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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