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에 독자매립지 구축,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 박차
서울·경기 단시일내 개별매립장 확보 불가능, 수명연장 희망

[이투뉴스] 인천시가 영흥도에 독자적인 매립장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등 ‘쓰레기 독립’을 천명했다. 서울과 경기도가 사용하는 수도권매립지가 사용 종료되는 2025년 이후 더 이상 수명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난지매립장에 이어 수도권매립지로 옮겨간 수도권 폐기물 처리에 대한 일대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은 12일 ‘쓰레기 독립 및 쓰레기 자립’을 강조하며, 친환경 자원순환을 선도하는 환경특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인천만의 독자적인 자원순환시설을 기반으로 지역 쓰레기를 독자처리, 수도권매립지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서울과 경기도 쓰레기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진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친환경 에코랜드(가칭) 및 자원순환센터 기본구상’을 발표하고 “인천시는 발생지 처리원칙에 입각한 환경정의를 바로 세워 쓰레기 자립을 넘어 독립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과 경기의 욕망과 안일함은 물론 직매립이라는 후진적 자원순환 정책에서 벗어나 친환경 자원순환을 선도하는 미래도시로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친환경 자원순환의 실천적 기반이 될 ‘친환경 자원환경시설 건립 기본계획(안)’을 통해 인천시는 쓰레기 발생량 감축과 매립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소각시설 설치, 최소한의 소각재를 매립하는 친환경 자체매립장 설치계획을 공개했다.

먼저 기존 광역 소각시설인 송도·청라 자원순환센터는 승인 규모를 축소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규 시설의 경우 중구와 남동구, 부평·계양구에 각각 250∼350톤의 처리용량을, 강화에는 45톤 규모의 자원순환센터(소각장)를 설치키로 했다.

영흥도에 인천 독자적 자체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도 조성한다. 인천연구원에서 실시한 자체매립지 입지조사 연구용역에서 추천된 옹진군 영흥면 외리를 예비후보지로 정했다. 앞서 이 지역에 기반을 둔 한 법인이 인천시의 자체매립지 공모에 응모한 바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자체매립지는 기존 매립시설과는 달리 지하 30∼40m 깊이에 소각재를 매립하고, 상부는 밀폐형 에어돔을 설치해 먼지조차 날리지 않는 방식이다. 아울러 시는 에코랜드를 비롯해 자원순환시설을 설치하는 지역에 지역경제 활성화, 다양한 편익시설 등 과감한 인센티브 지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에코랜드 후보지로 선정된 영흥도 외리 사업예정지.
▲인천에코랜드 후보지로 선정된 영흥도 외리 사업예정지.

박 시장은 자체매립지에 대해 “인천에코랜드는 소각과 재활용을 거치고 남은 최종·최후의 소량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매립하는 그야말로 친환경 시설”이라며 “설계기준을 법적기준보다 더욱 강화해 법적 유해물질을 정상수치 이내로 최소화 하고, 악취와 굴뚝연기 또한 완벽하게 제어해 쾌적한 시설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년 종료예정인 수도권매립지의 사용연장을 희망하는 서울과 경기도에도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박 시장은 “5년을 허송세월로 낭비하고 이제야 허울뿐인 대체매립지 공모를 추진하면서 인천시도 참여하라고 압박하는 그들(서울·경기)과는 다르다”며 “형식적 대체지 공모 후 연장수순을 밟으려던 누군가의 행정편의식 발상과 꼼수는 우리 앞에서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천시가 쓰레기 독립(자체처리)을 선언함에 따라 2025년 종료 예정인 수도권매립지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서울·경기도와 환경부는 드러내지는 않으나 사실상 수도권매립지를 2025년 후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체매립지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구할 때까지 사용연장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인천시가 독자적인 매립지 선정 및 구축 작업에 나서는 상황에서 환경부를 비롯해 서울·경기가 무조건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에만 매달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또 이미 인천에는 매립면허권 지분 양도 등 경제적 실리를 제공하는 대신 3-1매립장(103만㎡)을 2025년까지 추가 사용하기로 합의한 것도 부담이다.

여기에 2025년 이후 매립지 사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천시가 인허가를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서울과 경기도의 행보에 제약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수도권매립지 운영이 2025년에 실제로 종료될 것인지를 비롯해 서울·경기 쓰레기는 어디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치열한 공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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