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국내 최초 대량 자동생산 장치 개발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 및 클로라이드 생산 자동화장치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 및 클로라이드 생산 자동화장치

[이투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의료용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Zr-89) 옥살레이트(oxalate)와 클로라이드(chloride) 형태의 의약품 원료물질 2종을 동시에 대량 생산하는 자동화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수시간에 불과한 다른 동위원소와 달리 체내에 3.3일간 머물러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암 진단이나 면역치료, 나노물질의 체내 거동 확인 등 다양한 의학 분야에 쓰이면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박정훈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사팀은 화학분리공정을 최적화 한 뒤 이에 맞춰 생산장치에 필요한 제어시스템과 핵종 분리 프로그램에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자체 개발, 지르코늄-89 생산분리 공정을 자동화하는데 성공했다.

버튼조작 한번으로 지르코늄-89를 생산할 수 있는데다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탑재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장비를 운영할 수 있다. 

이 장치로 생산한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와 클로라이드 두 제형은 모두 99.9% 고순도로 세계 최고 수준 품질을 자랑한다. 하루 100 mCi(밀리퀴리) 이상을 생산해 20여곳의 국내 대형병원과 연구기관에서 원하는만큰 언제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지르코늄-89는 체내 분포한 암조직을 영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연구목적에 따라 옥살레이트 제형은 단백질과 항체 기반 의약품 합성에, 클로라이드 제형은 유기저분자와 나노물질 기반 의약품 합성에 각각 쓰인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르코늄-89의 중국 수출을 추진하는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생산시스템을 요청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태국, 마케도니아, 남아공 등으로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

민정준 대한핵의학회 회장(전남대학교 교수)은 “지르코늄-89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방사성 핵종”이라며 “이번 성과로 항체‧면역 영상과 실시간 약물 동태 영상 등 핵의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국내 인프라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남호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지르코늄-89는 세계 시장 잠재력이 매우 커 생산장치 국산화로 우리나라 방사선 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자동화생산장치 기술은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퓨쳐켐에 이전될 예정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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