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540만톤 vs 1870만톤 vs 0’ 중 선택은
[이슈] ‘2540만톤 vs 1870만톤 vs 0’ 중 선택은
  • 채덕종 기자
  • 승인 2021.08.09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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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委, 세 가지 종류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공개
석탄발전 폐지여부, LNG-재생에너지 비중 따라 배출 차이

[이투뉴스]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를 내놨다.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강력한 안을 비롯해 현재의 에너지 공급체계를 고려해 온실가스 배출을 일부 허용하는 대안 등 모두 3가지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내놓자마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너무 과도한 감축계획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으며, 환경·사회단체에선 시나리오 중 2개가 완전한 탄소중립이 아니라며 느슨한 목표를 비난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공동위원장 김부겸 총리·윤순진 서울대 교수)는 최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대국민 의견수렴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11개 부처 추천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작업반이 마련한 것으로, 모두 세 가지의 초안을 제시했다.

시나리오는 2050년 탄소중립이 실현됐을 때의 미래상과 부문별 전환과정을 전망한 것으로, 부문별 세부 정책방향과 전환속도를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내용이 법적(국제법 등)으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정책여건 변화를 고려해 일정기간마다 갱신이 이뤄질 예정이다.

◆석탄발전 존치 여부가 탄소배출량 좌우
위원회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비전을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로 설정하고 책임성, 포용성, 공정성, 합리성, 혁신성 등 5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고려한 1안과 화석연료를 줄여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한 2안,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3안을 내놨다.

각각의 대안은 석탄발전소의 유무, 전기·수소차 비율, 건물에너지 관리, CCUS 및 흡수원 확보량 등 핵심 감축수단을 달리 적용했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을 유지한 1안은 2050년 2540만톤을, 중간 정도의 에너지전환을 고려한 2안은 187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마지막으로 석탄발전 폐지 등 강력한 연료전환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Net-Zero(0)를 달성하는 3안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전환부문의 시나리오를 보면 대안별로 격차가 가장 크다. 2018년 2억6960만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82.9∼100% 감축해 배출량이 1안은 4620만톤, 2안은 3120만톤, 3안의 경우 0을 전망했기 때문이다. 1안의 경우 2050년까지 수명을 다하지 않은 석탄발전소 7기를 유지하고, 2안은 석탄발전은 중단하되 LNG발전을 늘려 유연성 전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3안은 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을 늘리고 석탄 및 LNG 발전 전량을 중단하는 도전적인 목표다.

산업부문의 2050년 배출량 전망치는 2018년 총배출량 2억6050만톤 대비 79.6% 감축한 5310만톤으로 정했다. 주요 감축수단은 철강업 고로 전체를 전기로 전환, 석유화학·정유업의 전기가열로 도입 및 바이오매스 보일러 교체,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자업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에너지효율화 등을 제안했다.

수송부문의 2050년 배출량 전망치는 2018년 배출량(9810만톤) 대비 88.6∼97.1% 감축한 1120만톤(1∼2안), 280만톤(3안)으로 목표를 정했다. 이중 1∼2안은 전기·수소차 보급률을 76%로, 3안은 97%까지 확대·보급하는 것을 가정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 차이가 발생한다.

건물부문의 배출량은 2018년 5210만톤 대비 86.4∼88.1% 감축한 710만톤(1∼2안), 620만톤(3안)이다. 1∼2안 대비 3안은 열원으로 재생에너지(수열)와 집단에너지(지역난방) 등을 활용해 도시가스 등 화석연료를 추가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또 그린리모델링 확산, 제로에너지빌딩 인증대상 확대, 잉여전력거래제 도입 등 건물에너지 효율 제고 및 수요 관리 등도 제시했다.

농축수산부문은 2018년 2470만톤 대비 31.2∼37.7% 감축한 1710만톤(1안)과 1540만톤(2∼3안)으로 정했고, 폐기물부문은 1회용품 사용 제한, 재생원료 사용 등을 통해 2018년 1710만톤 대비 74% 감축한 440만톤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흡수원의 경우 2410만톤(1∼2안), 2470만톤((3안))으로 정했다.  CCUS(탄소 포집·저장·활용)는 투자확대 및 기술발전 정도에 따라 9500만톤(1안), 8500만톤(2안), 5790만톤(3안)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LNG 추출수소를 공급하는 경우를 전제로 할 때 1360만톤(1∼2안), 그린수소만을 이용(3안)한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0으로 목표를 정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이들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9월까지 폭넓은 의견수렴에 나서는 한편 시민회의를 통해 일반국민 의견수렴도 함께 진행한다. 더불어 이해관계자 수렴과 함께 위원회 및 부처 간 추가논의(국무회의 의결)를 거쳐 최종안을 10월말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계와 환경·시민단체 모두 비판 의견
탄소중립위가 3개의 시나리오를 내놓자 반응이 극과 극을 달렸다. 우선 산업계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전기요금의 대대적인 인상 등 수천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며 과도한 목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정부가 주요 감축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는 CCUS를 비롯해 수소환원제철 기술 등이 경제성을 확보해 상용화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에너지원별 비중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정부는 대안별로 원전 비중을 6.1∼7.2%로 낮추는 대신 재생에너지의 경우 56.6∼70.8%로 대폭 높였다. 또 석탄의 경우 1안만 1.5%로 남겨뒀고, 2∼3안에서는 모두 폐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NG 비중 역시 1∼2안은 7.6∼8%, 3안은 0%다. 연료전지도 1∼2안은 10% 내외인 반면 3안은 1%대로 낮췄다.

이같은 원별 비중 변화에 대해 원전을 포함한 산업계는 현실성이 없다고 밝혔다. 태양광의 경우 여유부지가 갈수록 없어지는 상황이고, 풍력도 해상풍력이 지지부진한데다 대형풍력발전 기술개발도 지체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원자력과 LNG의 적절한 보조 역할이 필수적인데 너무 발전비중을 낮췄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나리오가 에너지 이용요금 상승 등 탄소중립 추진비용에 대한 대책이 빠져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가야 할 길인만큼 탄소중립 추진 소요비용(전기요금 상승요인) 및 기술혁신에 따른 비용하락(전기요금 하락요인) 등은 현 단계에서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에 막대한 비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전망치와 대안을 내놓지 않은 것은 반쪽짜리 시나리오라는 반응이다.

반면 환경 및 시민사회에서는 정부의 시나리오 중 2개가 탄소순배출량이 0에 이르지 못했다며 정부의 느슨한 전망과 목표를 탓하고 나섰다. 아울러 해외 저장소를 활용해 10억톤의 탄소를 저장한다는 계획 역시 국내 감축분을 해외로 돌리는 박근혜 정부의 실착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석탄과 LNG, 화석연료 추출수소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화석연료를 계속 끌고 가서는 진정한 탄소중립이 불가능한데도 산업계 눈치를 보면서 계속 끌려가고 것 아니냐는 시각에 기초한다. 주요 선진국처럼 재생에너지 비중을 더욱 늘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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