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요금 ‘폭탄돌리기’ 10년 전 데자뷰
도시가스요금 ‘폭탄돌리기’ 10년 전 데자뷰
  • 채제용 기자
  • 승인 2021.12.14 0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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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 급등 따른 인상요인 불구 18개월 동결
가스공사 미수금 1조5천억원, 동절기 지나면 3조원 달해
재무구조 악화 따른 금융비용 추가로 소비자 부담 가중
▲▲가파른 원가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지난 18개월 동안 동결되며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과 함께 가격왜곡이 심화된 가정용 도시가스요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br>
▲▲가파른 원가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지난 18개월 동안 동결되며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과 함께 가격왜곡이 심화된 가정용 도시가스요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투뉴스] 국제 LNG 현물가격 급등 등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이후 동결되어왔던 가정용(민수용) 도시가스요금이 내년 1월 1일부터 10% 정도 인상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원가급등에 따른 인상요인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 1월 도시가스 요금을 결정하기 위해 관계기관인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며, 인상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된 바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실무적인 판단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월에 2011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3.7%까지 뛰어오르면서 물가당국이 전기·도시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최대한 억누르겠다는 방침이어서 최종 이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손을 대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부처 내에서 요금인상 협의가 진행되는 것은 가격 왜곡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도시가스 민수용 원료비는 지난해 7월 이후 MJ당 10.1567원이 유지되고 있는 반면 산업용 원료비는 꾸준히 올라 18.9677원에 이른다. 산업용 원료비가 민수용 원료비보다 80~90% 비싸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가격왜곡에 따른 혼란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원료비연동제에도 불구하고 원가 상승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않으면서 도매처인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올해 말까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계절적 요인으로 가정난방용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에도 요금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내년 3월 말에는 한국가스공사 미수금 규모가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뛰어넘으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다소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변동폭이 크다. 국제유가 보다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게 천연가스다.

유럽 및 중국의 LNG 수요증가 등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은 국제유가와 비교하면 약 2배 오르고, 1년 전과 비교하면 5배 넘게 올랐다. LNG 스팟 가격도 연초 저점 대비 7배 이상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천연가스 가격 추세는 앞으로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대로라면 미수금이 더 큰 규모로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 같은 미수금 급증에 따른 부작용이 소매부문인 도시가스사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이는 또 다시 요금 인상요인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 미수금은 한국가스공사의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이는  신용도 악화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을 유발해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과정에 추가적인 금융비용을 발생시키게 된다. 이는 소비자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안전·안정공급을 위한 투자가 제때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국가경쟁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폭탄돌리기식’ 가격 정책인 셈이다.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원료비연동제와 관련해 원인자 부담의 원료비 배분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아 천연가스 공급규정을 개정한 것도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국내 발전시장이 탈석탄·탈원전 기조로 LNG 발전 가동률이 급증해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스팟 구매량 급증과 국제 LNG 수급여건 악화로 현물가격이 장기가격보다 3배 이상 폭등한 상황에서 스팟 비용을 전체 원료비에 전가하는 것은 발전시장의 문제를 일반 소비자 및 산업체 등 도시가스 수요처에 전가시키는 부작용을 야기시킨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원가 왜곡을 해소하고, 국민과 산업체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일환으로 현재 한국가스공사의 평균요금제 체제하에 수요변동성과 무관하게 공동부담하고 있는 스팟 비용을 해당용도에 적합하게 원가 기준으로 배분토록 제도를 개선했다.

도시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물가안정 차원에서 5년 동안 도시가스 요금을 동결한데 따라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5조5000억원에 이르러 이를 회수하기까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데자뷰가 되살아나지 않는 가격정책이 이뤄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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