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핵심인 수소의 선박운송 첫 수출 실증
일본과 호주 정부·업계 갈탄 수소화 프로젝트 성과

[이투뉴스]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운반선을 통한 해상 운송이 이뤄져 눈길을 끈다. 탈탄소화를 이끌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를 선박으로 운송하는 최초의 수출 실증으로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호주의 헤이스팅스 항구에서 출항한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운반선 ‘스이소 프론티어’가 24일 일본 고베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스이소 프론티어는 일본·호주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갈탄 수소화 프로젝트 HESC(Hydrogen Energy Supply Chain)의 일환으로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이 건조한 선박이다.

HESC 프로젝트는 현재 탄소 저감을 위해 탄소배출권을 활용하고 있지만,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는 2030년쯤엔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도입해 연간 최대 22만5000톤의 탄소중립 액화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액화수소운반선은 에너지 9000 GJ(기가줄)에 해당하는 총 75만톤의 액화수소를 운반할 수 있는 용량으로 배에 선적된 액화수소는 갈탄에서 추출한 수소를 섭씨 -253도에서 냉각해 생산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량은 탄소배출권으로 매우 낮은 수준까지 감축했다.

운송 과정에서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증발이 잘 되는 특성 때문에 지금까지 이론적 가능성에 머물러 있던 액화수소의 장거리 해상 수송이 가능해지면서 호주와 같이 비교적 저렴한 지역의 저탄소 혹은 탄소중립 수소를 동아시아로 운반할 수 있는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물꼬가 트이는 셈이다. 일일 탄소중립 수소 가격은 2월 21일 기준 호주가 kg당 4.05 달러, 극동아시아가 kg당 6.15 달러로 차이가 크다.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으로 수소 에너지 수요가 대폭 확대된 한국이 중장기적으로 액화수소 주요 수입국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플래츠의 수소 및 에너지 전환 분석가 앤킷 사찬은 “한국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2040년까지 발전용·주거용 수소 연료전지를 각각 15GW, 2.1GW까지 확대하고 수소 연료전지차를 620만대 생산할 방침”이라며 “한국이 아태지역의 주요 수소 수출국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호주와 수소경제 협력을 추진 중인 동시에 지리상으로도 근접한 만큼, 액화수소 운송이 상용화되어 수입을 하게 된다면 다양한 분야에 바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액화수소 운송의 상용화에는 아직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를 액화하기 위해 섭씨 -253도까지 냉각하려면 막대한 에너지 소모와 함께 많은 비용이 들고 무엇보다 장시간 기체화를 방지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앤킷 사찬은 “한국의 에너지 전환은 많은 비중 수입 수소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소를 들여오기 위한 선박 기술 확보, 국내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체화 방지시스템을 갖춘 액화수소 인수기지나 저장 시설은 물론, 국내 공급을 위한 파이프라인이나 튜브 트레일러, 극저온 탱크 등 이송 수단도 준비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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