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원전도 녹색경제, 방폐장 건설시점은 명시 안해
이제 원전도 녹색경제, 방폐장 건설시점은 명시 안해
  • 채덕종 기자
  • 승인 2022.09.21 0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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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尹정부 정책코드와 맞춘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초안' 공개
사고저항성핵연료 적용, 고준위 폐기물 처분위한 세부계획은 완화

[이투뉴스] 원전의 역할 증대를 주문한 윤석열 정부의 색깔에 맞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이 포함됐다. 특히 현정부가 강조하는 원전 계속운전 뿐 아니라 신규건설과 연구개발도 포함시켰다. 전반적으로 유럽연합도 원전을 EU 텍소노미에 담은 만큼 우리도 이를 따랐다는 점을 부각했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은 이번 초안이 사고저항성 핵연료 조건을 유예시킨 것은 물론 고준위 방폐물 처분장에 대한 부지 확보 및 건설 시점도 명시하지 않은 점을 들어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원전 확대를 위한 지원제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장관 한화진)는 원자력발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기 위해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 및 실증 ▶원전 신규건설 ▶원전 계속운전 등 3개로 구성된 원전 경제활동 부분에 대한 초안을 20일 공개했다.

녹색부문과 전환부문으로 구분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자원순환, 오염방지, 생물다양성 복원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한 가이드라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69개 경제활동으로 구성된 녹색분류체계 지침서를 발표한 바 있다.

69개 경제활동 중에서 재생에너지 등 탄소중립 및 환경개선에 필수적인 64개 경제활동은 녹색부문에, LNG발전 등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5개 경제활동은 전환부문에 각각 포함됐다. 당시 원전의 경우 EU 등 국제동향과 국내여건을 고려해 추후 확정하겠다며 결정을 미뤘다.

논란이 큰 원자력발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킨 것은 2050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선 원전의 역할 증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다. 유럽연합이 원전을 ‘녹색분류체계(EU Taxonomy)’에 포함시키는 등 주요국가가 탄소중립의 핵심수단으로 원전을 활용하는 추세를 반영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정부는 ‘새정부 에너지 정책방향’을 수립하면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로운 활용이 필요하다며 원전의 역할 증대를 강조했고, 이어진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통해 이를 현실화시켰다.

3개의 원전 경제활동을 포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초안은 유럽연합 녹색분류체계를 참고하되 국내여건을 감안하기 위해 학계, 전문가, 시민사회, 산업계로 구성된 협의체, 관계부처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환경부는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은 녹색부문에, ‘원전 신규건설’과 ‘원전 계속운전’은 전환부문에 넣었다.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 및 실증은 원전의 안전성 향상과 국가 원자력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 연구개발이 필요한 핵심기술을 포함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차세대 원전, 핵융합과 같은 미래 원자력기술 확보는 물론 사고저항성핵연료(ATF) 사용, 방사성폐기물관리 등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도 반영했다.

‘원전 신규건설’과 ‘원전 계속운전’은 환경피해 방지와 안전성 확보를 조건으로 2045년까지 신규건설 허가 또는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설비를 대상으로 했다. 여기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저장과 처분을 위한 문서화 된 세부계획과 함께 계획 실행을 담보할 수 있는 법률이 제정되었는지를 조건으로 달았다.

더불어 세부계획 이행을 위한 법률제정을 추가 조건으로 포함시켜 고준위 폐기물 처분시설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 및 원전 해체비용을 보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정부가 확정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문서화된 세부계획으로 인정, 이번 초안에는 구체적인 고준위 처분시설 확보 연도를 제시하지 않았다.

‘원전 신규건설’의 경우 최신기술기준(원자력안전법, 원자력안전위원회 규칙·고시) 및 사고저항성핵연료를 적용해야 한다. 아울러 ‘원전 계속운전’도 2031년부터 사고저항성핵연료를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EU 등에 비해 적용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국내 연구개발 일정상 상용화가 가장 빠른 시기인 2031년으로 설정해 도입을 촉진토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이번 초안 공개 이후 전문가, 시민사회, 산업계, 관계부처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 첫단계로 오는 10월 6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에너지전환포럼 등 상당수 환경시민단체와 전문가는 이번 초안이 국제 기준에 미달한 상황에서 원전 확대를 위한 명분 쌓기용 지원제도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사고저항성핵연료 적용을 2031년까지 유예한 것을 비롯해 고준위 방폐장 부지확보 및 건설 시점 부재, 지속가능성 기여도와 무관한 연구개발 포함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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