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전국으로 수급불안 여파 확산
산업부 "운송방해 및 보복행위 엄정 대응"

[이투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가 지난달 24일부터 11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88개 주유소가 운송지연으로 유류제품 전부 또는 일부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제품 탱크로리 기사 중 일부가 화물연대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석유제품 수급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34개소, 경기 20개소, 강원 10개소, 충남 10개소, 충북 6개소, 인천 4개소, 대전 3개소, 세종 1개소 등 전체 88개 주유소에서 휘발유 및 경유 재고가 소진됐다. 

최초 수도권 일부지역에서만 보고됐던 품절주유소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라권, 경상권, 제주는 아직 품절 주유소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제품별로 보면 휘발유가 바닥난 곳은 73개소, 경유는 10개소, 두 유종 모두 떨어진 곳은 5개소다. 통상 주유소는 휘발유 저장탱크가 경유 탱크보다 용량이 적어 휘발유 재고가 먼저 소진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29일부터 산업부가 전국 주유소 재고현황을 발표한 이래 품절주유소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29일부터 이날까지 공식 집계된 품절주유소는 21개소, 26개소, 49개소, 60개소, 74개소, 88개소로 하루 10~20개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이날 울산 산업단치에 위치한 대한유화 울산공장을 방문해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에 따른 석유화학 업계의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장 차관은 현장 관계자들과 면담을 통해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인한 수출 컨테이너 출하차질 등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업계와 피해 최소화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석유화학 업계는 평상시 대비 출하량이 21% 수준까지 하락했다. 수출물량 출하를 위한 컨테이너 운송인력 확보 및 운반에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일까지 누적 출하차질 물량은 78만1000톤으로 금액으로 산정하면 1조173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일별로 반드시 입·출하해야하는 필수제품 운송에 차질이 생기거나 공장·야적지 적재공간이 부족해질 경우 공장가동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과 노력을 강력히 요청했다. 공장이 가동 중단된다면 하루 평균 1238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영진 1차관은 "석유화학제품은 건설,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로 이번 집단 운송거부 사태가 국가 산업 전반에 큰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특히 석유화학업계의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운송방해 및 보복행위 등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경찰 등에 협조를 구할 것을 요청드리며,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협단체를 중심으로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피해를 입은 중소 화주의 손해배상소송을 대행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석유화학협회 역시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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