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석박사 5% 남짓, 해외대비 경쟁력 잃어
연구종합·분석, 국제표준 인력 확보 필수

▲이찬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환경대응팀장, 박한서 산업부 수소산업과장, 송락현 수소및신에너지학회장, 강상규 서울대학교 교수, 장종현 KIST 교수, 조은애 KAIST 교수(왼쪽부터)가 토론을 하고 있다.
▲이찬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환경대응팀장, 박한서 산업부 수소산업과장, 송락현 수소및신에너지학회장, 강상규 서울대학교 교수, 장종현 KIST 교수, 조은애 KAIST 교수(왼쪽부터)가 토론을 하고 있다.

[이투뉴스] 우리나라가 수소산업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보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상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장종현 KIST 수소연료전지센터장, 조은애 KIA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27일 김학용, 권명호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연료전지협의회,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가 공동주관해 국회의원회관서 열린 ‘글로벌 수소 주도권 확보를 위한 수소산업 육성 및 전문인력 양성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역설했다. 

강상규 서울대 교수는 국내 수소경제 현주소 및 수소 전문인력 육성 방안 발제에서 “최근 세계 수소경제는 연료전지를 비롯한 활용분야가 아닌 생산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청정수소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 방식만을 활용하려 했으나 현실을 고려해 블루수소를 포함하게 됐다”고 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청정수소정책을 통해 산업 지원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1988년 이후 153개 프로젝트가 22개 국가에서 진행됐으며 2019년 기준 94개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 시장은 발전에 국한돼 있으며 정부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생산 기술분야에서는 유럽과 미국이 원천 기술을 확보한 상황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뒤처지는게 현실이다. 이와 별개로 아프리카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환경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그린수소 생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5000Mton의 수소생산이 가능해 생산분야에 강점을 가진 국가들이 아프리카에 주목하고 있다.

▲강상규 서울대학교 교수가 국내 수소경제 현주소 및 수소 전문인력 육성 방안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강상규 서울대학교 교수가 국내 수소경제 현주소 및 수소 전문인력 육성 방안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강 교수는 “생산분야에서 세계 각국이 전문성을 가지고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 속에 우리나라는 수소전공 석·박사 인력이 4%밖에 되지 않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청정수소 국책 연구과제(R&D)에는 매년 많은 예산이 사용되고 있으나 축적된 연구결과를 종합·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기관과 인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기업을 포함한 대부분 수소기업들이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수소에 전문성을 갖고 있더라도 다른분야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으며, 에너지분야에 종사하더라도 중소기업은 쳐다도 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종현 KIST 박사는 수소산업의 현황과 전망 발표를 통해 “세계 에너지믹스는 재생에너지가 확대되고 화석연료는 고효율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 박사는 “우리나라는 자연 환경을 비롯한 여러 여건상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100%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수입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제시한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 전략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우리나라가 수소차, 충전소, 발전용 연료전지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달성한 것은 맞지만 생산, 저장, 운송 등 다른 분야에서는 선진국과 비교해 3~7년 뒤처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장 박사는 “이같은 상황 속 우리는 기존 승용차에서 상용차, 트램, 드론, 선박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모빌리티분야 강점에 집중할 것인지 생산, 저장 등 뒤처지고 있는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은애 KAIST 교수는 수소 전문인력 현황 및 양성 방안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수소산업 전문인력 85.6%가 연료전지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나 그 중 5%만이 관련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전문성 부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 국내 연료전지는 높은 국산화율을 달성해 촉매, 전해질 정도만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나 가격측면에서는 사실상 50%에 가까운 금액을 해외 기술 수입에 사용하고 있다”며 “국내기업들은 해외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기업은 우리나라를 선점해야 할 시장, 테스트베드, 아시아 권역 진출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국민이 내는 세금이 해외기업의 국내 진출에 사용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표준 전담인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국제표준은 해외 수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전문인력이 있어야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수월해진다는 설명이다. 세미나 발제에 이어 송락현 수소및신에너지학회장을 좌장으로 이찬영 과기정통부 기후환경대응팀장, 박한서 산업부 수소산업과장, 강상규 서울대학교 교수, 장종현 KIST 박사, 조은애 KAIST 박사가 패널로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서 세미나 참여자들은  수소산업 발전과 전문인력 육성에 대한 정부 지원을 건의했다. 

박한서 산업부 수소산업과장은 “정부는 전주기에 걸쳐 7개 분야를 선정하고 R&D발전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에 연 1200억원을, 수소터빈, 전력까지 포함하면 2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찬영 과기정통부 기후환경대응팀장은 “정부 R&D 지원 방향은 이미 상용화된 기술 국산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기술적 연구, 기업에서 당장 하기 힘들고 돈이 안되는 광분해, 열분해 등에 대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특히 광분해, 열분해 연구는 성공하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는 주장이다.

유정근 기자 geu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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