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정책개선으로 공정한 경쟁환경 만들어야

[이투뉴스] 이투뉴스의 창간 1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에너지업계의 중추적인 매체로서 석유산업을 비롯한 한국에너지산업 발전에 기여해 온 이투뉴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전문 미디어로서의 더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1956년 창립 이래 전국 석유대리점과 주유소를 통해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하면서 공정하고 선진화된 유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석유대리점과 주유소 경영환경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인상과 에너지전환으로 인한 수요감소, 알뜰주유소 확산에 따른 가격경쟁 심화, 물가·인건비·카드수수료 비용증가 등 '3중고'가 업계를 연일 압박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입니다. 공기업인 석유공사와 도로공사, 농협이 대형 석유대리점이 돼 시장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정유사로부터 싼 가격에 대량구매를 해서 알뜰주유소에 싸게 공급함에 따라 국내 석유시장은 '일물이가(一物二價)'가 구조화됐습니다. 또한 석유공사는 시설개선지원금도 모자라 자영알뜰주유소 한곳당 매년 평균 3000만~4000만원가량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를 해치는 불공정경쟁이자 편파지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협회는 그래서 알뜰주유소로 인한 불공정한 석유유통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석유협회·주유소협회와 함께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국회를 상대로 알뜰주유소 정책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했습니다. 최근 2년간 네번에 걸쳐 국회 정책토론회도 개최했습니다.

알뜰주유소를 무조건 없애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줄이고,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에너지전환에 발맞춰 주유소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끌어내고자 합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전기·수소차 보급확대와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석유산업과 연계된 정부의 수송부문 에너지전환 정책은 가뜩이나 어려운 석유대리점과 주유소에 더 큰 부담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전기·수소차 확산 추세에 맞춰 주유소를 '에너지슈퍼스테이션'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제도적 지원이 필수입니다.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주유소의 전·폐업 지원도 정책적으로 병행돼야 합니다. 석유공사의 알뜰 인센티브를 폐지하고 '석유유통산업발전기금'이나 '주유소 전·폐업지원기금'을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석유유통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에너지전환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언론, 특히 전문미디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역할을 선도적으로 해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창간 16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