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하반기 산업별 경기전망 세미나
"EU 금수조치 실효성 없어…러시아産 원유 인도로"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이 석유화학·정유 부문 산업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이 석유화학·정유 부문 산업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투뉴스] "현재 에너지가격이 완벽하게 2년 전으로 회귀했다. 2년전처럼 유가가 다시 강세를 띄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한국경제 덮친 수출한파, 하반기 산업별 전망' 세미나에서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석유화학·정유 부문 산업전망을 내놨다

윤 수석은 지난 2년간 에너지가격이 뛴 것은 러-우 전쟁과 급진적인 탈탄소정책에 의한 결과로, 현재 두 요인이 모두 상쇄됐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에너지가격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

그는 먼저 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가 실효성이 없었다고 직격했다. EU는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를 국제무대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원유·석유제품 등에 대한 금수조치를 단행했다. 수출길이 막히면서 공급량이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대로 러시아 원유 수출량은 더 늘었다. 올 4월 기준 러시아 원유 수출량은 일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윤 수석은 "유럽이 러시아를 막고 있는데도 수출량이 늘었다는 건 다른 누군가가 받고 있다는 거 아니겠나. 인도와 중국이 바로 그 국가"라고 말했다. 

실제 인도는 지난해 초부터 러시아산 원유 비중이 급격히 늘기 시작하더니 올 4월에는 하루 168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수입물량 중 40% 가까이를 러시아로부터 사들이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 역시 러시아산 원유 비중이 37%로 늘었다.   

윤 수석은 "이처럼 러시아산 원유 물량의 90%가 인도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금수조치가 실효성이 없다는 소리다. 거래국가만 바꿨을 뿐 공급물량 등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탈탄소정책에 대해 숨고르기 하고 있는 것도 유가 하방요인이라고 했다. 2021년께부터 중국은 강하게 탈탄소정책을 펼치면서 많은 석탄화력발전을 제한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잖았다. 시도 때도 없이 전력난이 발생했고 이는 경기침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즉 경기회복을 위해 중국이 탈탄소정책의 일시적으로 후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실제 올초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사상 최대치를 찍었고, 석탄화력발전소 허가도 7년새 가장 많았다"면서 "석탄화력이 늘어남에 따라 원유나 LNG 등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수입수요 증가세가 완만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수석은 "결론적으로 지난 2년은 에너지대란이 굉장히 심했던 기간이었다. 하지만 현재 유가는 70달러 아래에 있는 등 전쟁 이전 수준으로 원상복구됐다. 2021~2022년과 같은 에너지강세는 당분간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년간 봤던 공급 이슈로 인해서는 더더욱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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