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연료비보다 열요금 낮아 유동성 위기 심화
전사적 역량 결집해 “2027년까지 1798억원 절감”

▲서울에너지공사 목동본사 전경.
▲서울에너지공사 목동본사 전경.

[이투뉴스] 서울에너지공사(사장 이승현)가 의욕적으로 지방공기업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급여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전언이다. 연료비가 하늘 높이 치솟았으나 지역난방 열요금이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비용절감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에너지공사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따른 재정악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14일 ‘비상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료비인 도시가스요금은 2021년 이후 173% 인상됐지만, 열요금은 작년 한해 동안 38% 인상에 그쳐 심각한 재정 불균형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공사는 작년에 서울시로부터 857억원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긴급 융자받아 자금 소요를 겨우 해결하는 등 한차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역시 재정불균형으로 심각한 자금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공사는 앞서 재무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담은 경영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날 선포식에서 이승현 사장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혁신 ▶우선순위에 따른 사업 조정 ▶업무 슬림화 ▶자산 매각, 수익 확대를 통한 재무개선 ▶ 비상경영위원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공사는 강도 높은 예산 및 원가 절감을 위해 실·처장 이상 올해 임금 인상분의 50%, 평가급의 50%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직원 임금 인상분 및 평가급을 조정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협의를 이어가는 등 고통 분담을 요청했다.

이어 부서 통폐합 등 고강도 구조조정과 조직 효율화로 5억2000만원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광고 및 홍보 예산 등 경상경비 축소로 6억9000만원의 예산을 추가 절감할 계획이다. 특히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가용부지(8140.5㎡, 640억원) 및 지축·개화 차량기지 태양광발전소(16개소, 104억원)를 매각, 현금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공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중장기 방안도 마련한다. 도봉연료전지 등 미활용열 연계로 저가 외부수열을 늘리고, 열원시설 운전최적화 등을 통해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한다. 또 장위 4구역 등 지역난방 공급지역 추가 확보로 2025년 이후 3년간 37억7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복안도 내놨다.

고효율·저비용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도 적기에 완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서남 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건설 없이는 열부족 해소는 물론 근본적인 수익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에너지공사가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해 올해 54억원을 절감하고 2027년까지 1798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지만 목표 달성까지 첩첩산중이라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지역난방요금 조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연료비-열요금 역전현상이 계속되는 것이 큰 문제다. 또 자구책 중 가장 규모가 큰 목동부지 일부매각 역시 험난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고, 시급한 마곡열병합 건설 역시 치솟은 공사비로 인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올해도 심각한 재정난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전사적 비상경영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열요금 문제 및 마곡열병합 건설 등 구조적인 문제가 많아 해법이 쉽지 않은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너지공사 직원 대표가 모든 임직원이 배석한 가운데 비상경영 직원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직원 대표가 모든 임직원이 배석한 가운데 비상경영 직원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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