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가격 너무 오른다" vs 충전소 "적자로 인상 불가피"
가격인상 여파로 1~5월 넥쏘 2633대 판매 전년대비 35.4%↓

▲서울시 상암 수소스테이션.
▲서울시 상암 수소스테이션.

[이투뉴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수소충전소 판매가격 인상에 대해 충전소와 수소차 운전자 간 입장 차이가 커지고 있다. 연료가격이 너무 올라 수소차 장점이 사라진다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쌓이는데도 정작 충전소 적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충전소 수소판매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g당 9900원 수준으로 처음 오른 이후 계속 인상돼 지금은 1만2400원에 판매하는 충전소까지 나타났다. 반면 지자체가 운영하는 충전소는 77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는 등 최대 kg당 4700원의 가격차이가 나고 있다. 지역별, 충전소별 지나친 가격차이로 인해 운전자들이 불만을 표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9일 기준 국내 수소충전소 평균 판매가격은 9726원으로 오름세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생산단지가 위치한 울산과 지자체 또는 산하기관을 통해 운영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다른 모습이다. 충주시, 창원시(창원산업진흥원), 광주시(광주그린카진흥원), 서울시(서울에너지공사) 등 공공이 운영하는 21개소를 제외하면 평균가격은 9862원으로 올라가고, 여기에 공급처가 가까워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울산지역 10개소를 추가하면 평균가격은 9977원까지 치솟는다.

운전자들은 민간과 공공이 운영하는 충전소 간 가격차를 거론하며 지속적인 가격인상 움직임을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충전 인프라가 좋지 않은 환경 속에도 수소차를 운전해 왔으나, 갈수록 조건이 안좋아지다보니 왜 수소차를 타야하는지 회의감이 든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반면 충전소에선 지금 판매가격으로 운영하면 적자가 확대돼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적자 운영이 계속될 경우 충전소 추가 구축 및 운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실제 6일 자동차환경협회가 발표한 ‘2023년 수소전기자동차 충전소 설치 민간자본보조사업 추가 사업자 선정결과’에 따르면 올해 SK플러그하이버스, 코하이젠, 경남에너지, 현대자동차, 하이스원, 은진물류, 제화엔지니어링만이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충전소 구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올해 1~5월 국내 수소차 판매량(2633대)이 지난해 같은기간 4022대보다 34.5%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구축 목표인 310개소를 아직도 달성하지 못하는 등 충전인프라 부족이 수소차 판매부진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즉 충전소 적자가 추가 구축에 악영향을 끼치고, 인프라가 부족해지면서 수소차 보급도 더딘 양상을 띠고 있다. 여기에 수소충전 가격이 오르면서 운전자들까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문제가 겹치면서 수소차 보급과 수소충전소 보급(인프라 확보) 중 무엇이 우선시돼야 하는지에 대한 견해차이가 당분간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수소차충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판매가격으로는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나 가격을 계속 올리면 수소차 보급이 더뎌질 수 밖에 없다”면서 “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정근 기자 geu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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