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가격 하락 영향으로 모듈생산 증가···中 84% 차지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 우리나라는 2.5~3GW로 정체 확연

[이투뉴스] 폴리실리콘가격이 하락하며 세계 태양광 보급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반면 우리나라는 설치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처럼 글로벌시장이 확연하게 재생에너지 흐름으로 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뒤처져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3년 상반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미국시장의 태양광 설치량이 꾸준히 늘어 전년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원재료부터 모듈까지 전반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세계 태양광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대 설치지역인 중국 내 수요가 급증했다. 수출입은행 조사결과 1~4월 중국 태양광 설치량은 전년동기대비 190% 증가한 48GW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7월 기준 폴리실리콘가격은 kg당 7.85달러로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8월 39달러 대비 80% 하락했다. 그동안 증설에 나섰던 기업들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공급에 나서면서 폴리실리콘가격 하락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용량은 98만톤이었으나, 대규모 설비증설이 이뤄지며 올해 말 공급가능 물량이 160만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폴리실리콘 160만톤은 600GW 규모의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는 용량으로, 글로벌 수요가 360GW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40GW 이상 공급과잉인 상황이다.

국가별 폴리실리콘 생산용량은 중국이 절반 이상인 94만톤이며, 미국 6만1000톤, 독일 6만톤, 말레이시아 3만5000톤, 일본 1만1000톤, 카타르 8000톤, 노르웨이 7000톤, 한국 6500톤 순이다.

현재 국가별 모듈 생산용량은 중국 540GW, 베트남 26GW, 말레이시아 15GW, 인도14GW, 태국 10GW, 한국 10GW로 중국이 압도적이다. 또 중국은 80GW 규모의 생산설비 증설이 진행 중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생산용량은 740GW까지 올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국비중이 84%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국내 태양광 시장은 전년대비 15% 감소한 2.7GW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5.5GW를 정점으로 매년 설치량이 감소하고 있다. 이어 2030년까지 연간 2.5~3GW 내외로 정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입은행은 국내 태양광 설치량 감소가 203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1.6%로 하향 조정하는 등 신재생정책 변경이  주요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RPS 제도 폐지 및 경매제도 도입, 전력도매가격(SMP) 상한 고정 등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 태양광발전은 여전히 비싼 전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모듈가격 하락 등으로 세계적으로는 태양광발전 그리드패러티 도달에 임박해 있다.

해외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에너지안보 수단으로서의 재생에너지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원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그린무역 장벽도 강화되고 있다. 균형잡힌 개발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그러나 국내 태양광산업 제조분야의 현실은 보호무역으로 중국산 제품을 막고 있는 미국시장을 제외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을 찾기 힘들다. 심지어 국내 시장에서 조차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태양전지와 모듈 수출액의 98.5%를 미국 수출이 차지하고 있는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美 IRA가 시행될 경우 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늘어나 국내 태양광 수출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제조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의 현지화”라며 “현재 미국으로 시장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시장 진입이 가능하도록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조분야 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태양광프로젝트 개발 분야로 영역확장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한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태양광 설치 현황 및 전망.
▲국내 태양광 설치 현황 및 전망.

유정근 기자 geun@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