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로트론 및 생산시스템 고도화로 수출시장 확대 예정
[이투뉴스]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생산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2종이 지난해 미국과 아프리카에 이어 올해 중국과 파키스탄 수출길에 오른다.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소장 정병엽)는 RFT-30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한 저마늄-68과 지르코늄-89 2종을 중국 상해응용물리연구소(SINAP)와 파키스탄 암병원 INMOL(Institute of Nuclear Medicine & Oncology Lahore)에 수출한다고 18일 밝혔다. 수출량은 20 mCi(밀리퀴리)이며, 가격은 수천만원 상당이다.
올해 4분기 태국원자력연구소(TINT) 등 아시아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박정훈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 박사팀은 사이클로트론 기반 동위원소 생산시스템을 개발해 그간 수입에 의존했던 방사성동위원소를 국내시장에 공급했다.
사이클로트론은 양성자를 가속해 암 등 질병 진단을 위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입자 가속기를 일컫는다. 올해는 자체 개발한 자율운전 제어시스템을 사이클로트론에 탑재해 생산량을 늘리고 수출영역을 확대했다.
중국에 수출한 저마늄-68은 전립선암과 신경교종암 등을 진단할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갈륨-68의 원료이자,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 방사선영상장비의 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한 교정선원으로 쓰이고 있다.
중국 과학원 소속 SINAP는 연구원에서 수입한 저마늄-68을 이용해 방사선 의학연구를 전개할 예정이다.
파키스탄에 수출한 지르코늄-89는 다른 동위원소보다 몸속에 오래 머물러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의료용 동위원소다. 체내에 주사하면 종양을 찾아가는 약물과 결합해 환자의 종양 위치나 크기를 방사선 영상을 통해 정확히 알 수 있다.
파키스탄 원자력위원회에서 설립한 INMOL는 지르코늄-89를 이용해 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특수물질로 취급돼 수출규정과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원자력연구원은 국내 방사성동위원소 전문기업인 새한산업(대표 김영덕) 및 엔바이로코리아(대표 박성한, 서재원)와 연계해 수출 허가를 받고 유통망을 확보했다.
정경일 한국방사선진흥협회 회장은 “저마늄-68과 지르코늄-89는 방사성 의약품 개발에 활용되는 고부가 가치 방사성동위원소”라면서 “이번 수출은 국내 방사성동위원소 산업 발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앞으로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의 국산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생산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