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산업협회, 세계 풍력의날 기념 심포지엄 개최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가 국내 풍력발전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가 국내 풍력발전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국내 풍력산업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부족한 전력계통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회장 박경일)는 7일 파라스파라 서울에서 ‘2023 세계 풍력의 날’을 기념해 ‘한국 풍력 비용 선결 과제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세계 풍력에너지협의회(GWEC, Global Wind Energy Council)는 ‘코로나19 이후 세계 풍력시장 비용 추세와 향후 전망’, 세계해상풍력 안전보건 협의체(G+, Global Offshore Wind Health and Safety Organisation)는 ‘풍력발전 안전·보건 비용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성’을 각각 발제했다.

이어 성진기 풍력협회 총괄분과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국 풍력발전 비용 하락을 위한 선결 과제’를 놓고 김종호 노스랜드파워코리아 대표,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송승호 광운대 교수, 이기윤 녹색에너지연구원 풍력해양연구실장, 한성민 한전 해상풍력사업단장 대행이 토론을 벌였다.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는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는데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허가 이후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었으나 최근에는 계통이 가장 큰 문제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계통이 큰 문제로 자리잡는 것은 10년전부터 예견된 사태였으나 지금까지 현안처리에만 급급해 전혀 대비가 되지 않았다. 이 문제가 전원간의 갈등으로 가지 않게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계통을 한 번에 많이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를 계속해서 봐야한다. 직접PPA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인허가 및 입지리스크, 지자체 관할구역 명확화 등이 이뤄져야 우리나라가 RE100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승호 광운대 교수는 “변전소 위치에 따라 계통 비용이 크게 달라지고, 주민수용성 등 리스크 비용이 추가되는 등 계통비용이 고무줄”이라고 꼬집었다. 

송 교수는 “풍력은 아직 우리나라 전체발전량의 1%도 안된다. 결국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충분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계통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통확보를 위해 한전 적자가 해소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에너지가격은 올랐으나 전력요금 인상은 맞춰서 이뤄지지 않으며 한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적자를 보면서도 전기를 쓰는 것은 우리나라라서 가능한 것이다. 전기요금은 필요에 의해 오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윤 녹색에너지연구원 풍력해양연구실장은 “항만을 비롯해 사업자가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선 정부가 구축과 보강을 하는 등 사업자와 정부가 해야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실장은 “허가받은 사업자는 계통이 없으니 공동송전망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막상 공동접속망이 어디있는지 찾아보려하면 찾을 수 없다. 정부가 사업자들이 공동접속망을 직접 구축하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성민 한전 해상풍력사업단장대행은 이에 대해 “시장전망이 불안해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3~4GW규모 시장이 형성되게 되면 해결할 수 있다. 시장이 이끄는 사업이 되면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실장은 “원자재가격 상승, 공급망 문제 등으로 시장이 어렵다. 산업 형성을 위해 시장, 항만, 선박, 금융지원 등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풍력발전은 이미 해외와 비교해 늦었다. 정부 입장도 중요하지만 국내 기업, 글로벌 기업 간 협력으로 해결해 가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 해상풍력 인프라 구축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열린 '2023 세계 풍력의 날' 행사에서 성진기 에기평 전문연구위원과 김민수 남부발전 전무는 풍력산업 발전과 확산에 공로로 호민 기우봉풍력상을 수상했다.

풍력발전기를 형상화한 풍력협회 마스코트도 처음 공개했다. 풍력협회가 하반기에 진행한 ‘마스코트 이름 공모전’과 현장 투표 결과를 합해 이름을 얻게 된 ‘윈디’는 향후 국내 풍력산업 인지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로 활약할 예정이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세계 풍력의 날 심포지엄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내년부터 풍력협회는 유럽 기준의 기념일이 아닌 한국 풍력 역사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풍력의 날(가칭)’을 기념한다는 방침이다.

풍력발전 심포지엄은 한국에너지공단과 풍력산업협회가 주최·주관하고 풍력발전 개발기업과 발전사들이 후원했다.

파라스파라 서울에서 열린 풍력발전 심포지엄에서 박경일 풍력산업협회장(왼쪽부터 9번째)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끝은 풍력산업협회 마스코트 ‘윈디’.
파라스파라 서울에서 열린 풍력발전 심포지엄에서 박경일 풍력산업협회장(왼쪽부터 9번째)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끝은 풍력산업협회 마스코트 ‘윈디’.

유정근 기자 geu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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