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력망 호황기, 공격적 투자로 성장 드라이브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이투뉴스] 대한전선(대표 송종민 부회장)이 전세계적인 전력망 인프라 호황기기에 발맞춰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선다.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 등을 위해 5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14일 대한전선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해상풍력 시장을 겨냥해 해저케이블 전용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미국과 유럽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는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6200만주이며, 이날 기준 발행 예정가는 주당 8480원이다. 최종 유상증자 규모와 발행가는 향후 주가에 따라 내년 2월 22일 확정된다.

대한전선은 구주주에게 보유 주식 1주당 신주 약 0.5주를 우선 배정하고, 내년 2월 27~28일까지 구주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다. 배정 주식의 20% 범위 내에서 초과 청약도 가능하다.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지분율 40.1%)은 유증에 참여할 예정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에는 3월 4일부터 이틀간 일반 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3월 21일이다.

해저 2공장에 4700억 투입…HVDC 케이블 성장 동력 확보

대한전선은 유증을 통해 확보하는 재원 중 약 4700억원을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에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 충남 당진 고대부두에 건설하고 있는 해저 1공장에 이어, 2공장까지 건립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해저케이블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해저 2공장은 525kV급 HVDC 해저케이블과 345kV급 외부망 해저케이블까지 생산 가능한 전용 공장이다. 2026년까지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2027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2공장에는 초고압 케이블 생산의 핵심 설비인 VCV(수직 연속 압출 시스템) 타워 등의 최첨단 라인이 들어서 1공장 대비 5배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전 세계 해저케이블 수요는 작년 기준 약 6조원에서 2029년 28조원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HVDC 해저케이블을 활용한 슈퍼그리드(광역 전력망)와 해상풍력 사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역시 영광낙월, 안마, 신안 등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HVDC 해저케이블로 서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서해안 전력 고속도로 등 대규모 사업이 예정돼 있다.

대한전선은 이같은 수요 증가에 부응해 충남 당진의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 내부망을 시작으로 HVDC 케이블까지 단계적으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해저 케이블 운송 및 포설 등 시공 능력까지 갖춰 해상풍력 관련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안마해상풍력 우선공급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해저케이블 사업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고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호반산업 등 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HVDC 송전선로 사업의 민간건설 참여 및 재생에너지 발전과 관련된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전선이 납품한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서남해 해상풍력단지)
대한전선이 납품한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서남해 해상풍력단지)

미국, 유럽 등 인프라 투자 확대 지역 “생산 거점 확보”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지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투자도 진행한다. 유상증자 자금 중 약 500억원을 미국, 유럽, 중동에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한전선의 수주 및 매출이 매년 증가하는 지역으로 현지 생산 시설을 확보해 '바이 아메리칸' 방침에 부합하는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유럽은 에너지전환과 신규 전력망 구축으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현지 생산 거점 설립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신규 공장 설립과 기존 공장 인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 주관 증권사는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대한전선과 잔액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잔액 인수계약은 일반 공모 후에 최종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주관 증권사들이 실권주 전량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한 방식으로, 참여 증권사들이 대한전선의 유상증자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및 전력망 관련 수요가 확대되는 슈퍼 사이클의 시기인 만큼, 실기하지 않고 기회를 잡아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지중케이블, 해저케이블 분야를 망라한 전 전력망 영역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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