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전기·LPG 친환경시대…신형 LPG트럭 붐 일으키며 대세
국책과제로 산·학·연 8년 개발한 2.5터보엔진 기능·성능 호평

연간 15만대 규모로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1톤 트럭 시장에서 새롭게 출시된 2.5터보엔진 신형 LPG 트럭이 각광을 받으면서 화물차 친환경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연간 15만대 규모로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1톤 트럭 시장에서 새롭게 출시된 2.5터보엔진 신형 LPG 트럭이 각광을 받으면서 화물차 친환경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이투뉴스]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며 고심이 컸던 수송용 LPG시장에 드디어 훈풍이 불며 기대감이 크다. 전체 화물차의 70%를 차지하며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1톤 트럭 시장에 신형 2.5터보엔진을 장착한 LPG 트럭이 출시되며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대부분 디젤(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며 저속 주행, 잦은 주정차 및 공회전 등 운행 특성으로 유해 배기가스를 다량 배출해 ‘골목길 미세먼지 공장’으로 비난받던 1톤 트럭시장의 변화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과 해당 지역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지역의 대기오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되는 지역 내에서 어린이 통학버스와 소형 택배 화물차의 디젤차 신규 등록이 금지되는 대기관리권역법이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디젤차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수송용 연료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국내 화물차 시장에도 친환경 시대가 열린 것이다. 

새롭게 선보인 기아 봉고3 LPG(왼쪽), 현대 포터2 LPG(오른쪽)
새롭게 선보인 기아 봉고3 LPG(왼쪽), 현대 포터2 LPG(오른쪽)

이처럼 1톤 트럭시장이 친환경시대로 바뀌고, 지난해 11월 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LPG엔진의 ‘포터2’와 ‘봉고3’를 출시하면서 친환경성은 물론이고 기능과 성능이 탁월한 신형 LPG트럭이 1톤 트럭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현대차의 LPG포터 부활은 2003년 이후 20년만이며, 기아는 LPG 모델이 생산되지 않았던 1.2톤 트럭도 LPG로 변경하고 수동변속기 모델과 함께 자동변속기 모델도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성능과 기능에 대한 평가는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기존의 84L 실린더형 연료탱크보다 경도가 높고 가벼운 94L의 도넛형 탱크가 장착됐으며, 용량의 80%인 약 75L까지 충전이 가능해 전체 주행거리가 늘어난 데다 연비도 개선됐다. 

그동안 LPG 1톤 트럭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엔진의 성능 역시 대폭 강화됐다. 차세대 2.5 LPG 직접분사 엔진을 탑재해 동급 디젤트럭의 출력인 135마력보다 높은 159마력(자동변속 기준) 성능을 자랑하며, 터보차저 적용으로 기존 LPG 엔진 대비 배기량과 저속 토크가 향상돼 디젤엔진을 능가하는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LPG차 특유의 높은 정숙성을 자랑한다.  

이처럼 확연히 진화된 성능·기능은 기존 트럭과 비교되며 출시된 이후 보름도 되지 않아 합산 계약 대수 3만8000대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연간 약 15만대 규모의 1톤 트럭시장에서 주력차종이 디젤에서 LPG로 전환됨으로써 대기질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LPG 트럭은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각종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 3종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획득했으며 북미의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인 SULEV30(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도 충족시켰다.

국립환경과학원이 휘발유차 9종, 경유차 32종, LPG차 4종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시험해본 결과에 따르면 LPG차의 평균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현저하게 낮다. 특히 실제 주행 환경과 비슷한 실외도로시험에서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LPG차의 93배에 이른다. 질소산화물은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오존과 미세먼지의 전구물질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PM2.5는 질소산화물 등이 햇빛과 만나 수증기, 암모니아 등 여러 물질과 화학 반응해 형성된다. 미세먼지 전구물질인 질소산화물 관리가 중요한 것은 이런 2차 생성이 전체 미세먼지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48.3%를 자동차가 차지하며, 특히 경유차가 도로이동오염원에 의한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90.2%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LPG 트럭이 연간 10만대 판매돼 연간 1만km를 주행할 경우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 1.6만톤, 질소산화물 106만톤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1톤 트럭시장의 친환경시대를 견인할 또 다른 차량인 전기트럭의 경우 성능 한계가 도마 위에 오른다. 정부의 지원 사업 확장으로 전기화물차는 다수 보급됐으나 충전 속도가 느린데다 충전소도 확보되지 않아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211㎞인데 화물을 적재하거나 냉난방을 가동했을 때 거리는 약 150㎞로 줄어들어 사실상 근거리 운반만 가능하고, 중장거리 용달 사업자는 현실적으로 운행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친환경 화물차 시장에서 LPG트럭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셈이다. 

◇ 미국, 유럽 등 적극적인 LPG차 보급정책 

이 같은 LPG의 특장점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각국은 자동차 연료로서 LPG의 친환경성에 주목하고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에 힘을 더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연료 채굴부터 소비까지 전과정평가를 통해 수송용 연료별 라이프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LPG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휘발유나 경유차보다 20% 적다고 발표했다. 휘발유나 경유는 생산을 위한 원유 정제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에 반해 LPG는 생산량의 70%가 정제 과정 없이 가스전이나 유전에서 채굴되는데 따른 결과다. 

미국은 학생들의 천식 예방을 위해 기존 노후 디젤스쿨버스를 LPG 등 친환경버스로 전환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며, 프랑스 파리는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차량을 0~6등급으로 구분하는 등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전기·수소차는 0등급, LPG·CNG 등 가스 차량은 1등급으로 분류해 차량 2부제 시 제외 혜택을 주고 무료주차도 가능하다. 

스페인 또한 자동차 배출가스 라벨 시스템을 통해 LPG차를 프랑스의 1등급 수준인 ‘에코(ECO) 등급’으로 분류해 보조금 및 세금 감면, 차량 2부제 제외 혜택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는 LPG차를 구매할 때 에코보너스를 통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린벨트 지역 운행제한 제외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대당 100만원이 지원되던 1톤 LPG화물차 보조금이 올해부터는 지원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그동안에는 운행하던 디젤차를 폐차하고 LPG 트럭을 신규 구입하는 경우 정부의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을 통해 신차구입 보조금 100만원, 배출가스 4등급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금 최대 800만원 등 최대 90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 2019년 400만원에서 2022년 200만원, 지난해 100만원으로 줄어들더니 올해부터는 그마저도 없어진 것이다. 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하려는 큰 틀의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공감대를 갖는 이유다. 

그렇다 해도 디젤트럭 보급 중단에 이어 현대차와 기아가 잇따라 출시한 신형 LPG 1톤 트럭이 대기오염물질 저감이라는 친환경성에 대폭 강화된 기능과 성능으로 화물차 기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LPG 1톤 트럭 보급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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