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요 둔화가 핵심, 중동리스크는 미미
석유공사, '2024년 유가전망 리포트' 발간

ⓒ석유공사 '2024년 유가 전망' 리포트.
ⓒ석유공사 '2024년 유가전망' 리포트.

[이투뉴스] 올해 유가가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배럴당 70~80달러 박스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석유수요 둔화가 가장 큰 요인이며, 중동리스크는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페트로넷은 18일 발간한 '2024년 유가전망 리포트'에서 "올해 유가는 수급균형에 맞춰 70~80달러대에서 횡보(橫步)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리포트는 이광우 LG경영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주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핵심사안은 세계적으로 줄고 있는 석유수요다.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수입 금지조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예맨 후티 반군의 홍해지역 선박 공격 등 공급차질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석유수요증가 둔화세가 모든 것을 억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많은 기관이 올해 글로벌 석유수요 증가량을 전년보다 더 적은 규모로 예상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석유수요 증가량을 49만배럴 줄어든 하루 135만배럴로 예측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유수요 증가규모가 지난해 하루 230만배럴에서 올해 11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 성장이 작년보다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인상했고 이로 인해 올해 투자·소비 위축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보면 우선 미국은 올 하반기 경기침체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인상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되면서 이것이 석유 수요증가 둔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세계 석유소비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소비국이다.

2022년 이례적으로 석유수요가 증가했던 유럽은 미 셰일가스와 카타르 LNG 수입이 확대되면서 다시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수요 증가를 견인해 온 개발도상국 상황도 비슷하다. 중국은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석유수요 증가세가 약화될 전망이다. 올해 석유수요 증가량은 작년보다 47만배럴 줄은 하루 33만배럴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구 14억2862만명으로 중국을 누르고 세계 최대 인구대국으로 부상한 인도는 작년 절반 수준인 14만~15만배럴 증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뿐만 아니라 석유공급도 줄어들 전망이다. EIA는 올해 세계 석유공급 확대 규모를 지난해보다 64% 축소된 하루 58만배럴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올해 OPEC은 유가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감산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수요가 주는 탓에 유가는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산유국들이 재정균형을 이루는 유가 수준은 사우디아라비아 83.6달러, 쿠웨이트 69.1달러, 이라크 53.3달러, 아랍에미리트(UAE) 53.0달러로 분석했다.

지난해 셰일오일 증산을 통해 공급확대를 주도한 미국도 올해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EIA는 올해 미 석유생산 확대 규모를 하루 31만배럴로 전망했다. 전년대비 80%가량 줄어든 규모다.

이처럼 석유수요와 공급이 균형이 맞으면서 유가는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유가는 석유시장이 수급균형을 이루면서 배럴당 70~80달러대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유가는 세계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동 정세불안 심화, 미국 등 주요국들의 통화완화 전환시기, 올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현재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석유수급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다"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국은 산유국이 아니며, 예멘 또한 석유수출이 거의 없는 곳이라서 그렇다. 이보다는 석유수요 감소세가 유가를 결정짓는 더욱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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