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민간기업과 안전성 입증 용량 3배 용기 선봬

KTC-360는 중수로 사용후핵연료 60다발이 담긴 바스켓을 2열 3단으로 적재할 수 있어 최대 360다발의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운반할 수 있다. 운반용기 시험 모델
KTC-360는 중수로 사용후핵연료 60다발이 담긴 바스켓을 2열 3단으로 적재할 수 있어 최대 360다발의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운반할 수 있다. 운반용기 시험 모델

[이투뉴스] 한 번에 최대 360다발의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운반할 수 있는 대용량 운반용기가 민·관 합동연구로 개발됐다. 원자력연구원 운반저장기술개발실과 코네스코퍼레이션(대표 김현준), 무진기연(대표 조성은)은 6년간의 연구 끝에 대용량 중수로 운반용기 'KTC-360'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용기는 기존 월성 원전에서 사용하는 'Hi-STAR63'보다 운반용량이 3배 크다. 1회에 안전하게 핵연료를 운반할 수 있는 양을 기존 120다발보다 대폭 키웠다. 운반용기의 크기, 중량, 재료적 특성 등을 고려해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최적의 설계 조건을 찾았다. 기존에는 60다발이 담긴 바스켓을 1열 2단까지만 적재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개발한 용기는 2열 3단까지 적재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

격납 및 차폐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운반용기 시험 모델을 9m 높이로 올려 단단한 철판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낙하시험 장면.
격납 및 차폐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운반용기 시험 모델을 9m 높이로 올려 단단한 철판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낙하시험 장면.

새 운반용기 설계부터 안전성 해석, 시험평가 및 제작성 검증 등 6년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인허가까지 완료했다. 특히 낙하와 화재, 침수 등의 가혹한 조건에서도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운반용기를 9m 높이로 올려 단단한 철판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낙하시험과 800℃의 화염에 30분간 노출하는 화재시험, 운반용기를 침수 피트에 넣고 물을 채운 후 가압하는 침수시험 등을 통과했다. 

원자력연구원은 KTC-360 개발과정에 취득한 노하우와 특허, 운반용기설계승인서 사용권에 대한 기술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건설될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에 운반용기를 사용하면 운반 사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수로와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력발전소 부지내 습식저장조와 건식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임시 보관일 뿐 중간저장시설을 거쳐 최종 처분장으로 안전하게 이송해 처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2040년대 중반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되면 원전 부지에 임시 보관하던 사용후핵연료는 단계적으로 중간저장시설로 운반된다.

중수로 사용후핵연료가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보다 먼저 운반될 전망이다. 저장과정에서 구조적 건전성이 떨어진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운반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다. 운반과정에 사용후핵연료가 받는 영향에 대한 안전성 평가뿐 아니라 운반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용기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우석 운반저장기술개발실장은 “중수로 사용후핵연료는 다발수가 절대적으로 많아서 운반횟수와 운반용기 유지비가 곧 비용과 직결된다”며 “대용량 운반용기는 예산 절감과 원자력 안전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운반용기가 대륙붕에 빠진 상황을 모사하기 위해 운반용기 시험 모델을 침수피트에 넣고 물을 채운 후 가압하는 침수시험 장면
운반용기가 대륙붕에 빠진 상황을 모사하기 위해 운반용기 시험 모델을 침수피트에 넣고 물을 채운 후 가압하는 침수시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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