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인터배터리 2024'서 분투
에너지밀도 높이고 무게와 비용은 낮춘 차세대 기술 선봬

삼성SDI가 업계 최고 에너지밀도를 자랑하는 900Wh/L ASB(All Solid Battery) 양산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삼성SDI가 업계 최고 에너지밀도를 자랑하는 900Wh/L ASB(All Solid Battery) 양산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이투뉴스] K-배터리 산업계가 에너지밀도와 충전속도를 높인 차세대 제품으로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물량 공세에 맞설 채비를 하고 있다.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의 파상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6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해 전고체배터리 양산계획과 파우치형 셀투팩(Cell to Pack) 기술, 진화한 급속충전 기술 등을 최초로 공개했다.

우선 삼성SDI는 업계 최고 에너지밀도를 자랑하는 900Wh/L ASB(All Solid Battery) 양산 준비 로드맵을 처음 선보였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ASB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적고 주행거리가 긴 차세대 배터리다. 현재 양산 중인 각형배터리(P5)와 비교해 약 40% 가량 에너지밀도가 높다. 독자로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인 무음극 기술로 음극의 부피를 줄여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작년말 신설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SDI연구소 S라인에서 전고체배터리 샘플을 생산하는 등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오는 2027년 양산 목표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업계 최초로 9분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발표했다.  리튬이온의 이동경로를 최적화하고 저항을 줄여 1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하는 기술을 2026년까지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소재 내구성을 높여 2029년까지 20년간 사용 가능한 초장수명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배터리 단자를 위에서 측면으로 전환해 에너지 효율과 쿨링 시스템을 강화한 새로운 폼팩터의 각형배터리와 모듈이 없는 CTP(Cell to Pack, 셀투팩) 기술도 공개했다. CTP는 부품 개수는 35% 이상, 무게는 20% 가량 각각 줄인 기술이다.

이밖에도 삼성SDI는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충격이 가해질 경우 발생하는 고열과 가스를 벤트(배출구)로 빠르게 배출해 배터리간 열 전파를 최소화하는 열확산 방지기술과 하이니켈 NCA 46파이, 미드니켈 NMX, LFP(리튬인산철) 등 다양한 소재의 배터리 라인업을 선보였다.

삼성SDI는 올해 신설된 '인터배터리 2024 어워즈'에서 주력 ESS 제품인 SBB(Samsung Battery Box)로 'ES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윤호 사장은 "전고체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다양한 폼팩터의 제품 양산을 위한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셀투팩(CTP) 자동차 목업(Mock-up)
LG에너지솔루션 셀투팩(CTP) 자동차 목업(Mock-up)

'K-배터리 맡형'격인 LG에너지솔루션은 참가기업 중 최대규모 부스를 내고 파우치형 CTP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실제와 유사한 크기로 제작한 자동차 목업(Mock-up)에 셀투팩 적용 배터리를 장착해 전시장 중앙에 배치했다. CTP 기술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첨단 팩 디자인이다.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함으로써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파우치형 CTP는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특성을 가져가면서도 팩 강성을 높이고 검증된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팩을 구성하는 부품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 해 제조원가를 낮췄다.  

미드니켈(Mid-Ni)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소형 파우치 셀도 선보였다. 고전압 구동이 가능해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노트북 등 IT기기에 주로 사용된다. 전시장 모빌리티존에는 이스즈(ISUZU)의 첫 전기상용차인 엘프(ELF) EV 트럭을 배치했는데 셀과 모듈, 팩, BMS까지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장착했다.

이외에도 LFP 전력망 ESS 라인업의 첫번째 제품인 'JF1 DC-Link'와 주택용ESS 신제품 'enblock S'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참관객의 발길을 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래를 이끌 혁신적 제품과 기술 등으로 당사의 압도적인 기술리더십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리튬메탈배터리 모형
LG에너지솔루션 리튬메탈배터리 모형

한편 SK온은 기존 SF배터리(Super Fast. 급속충전) 대비 에너지밀도는 높이면서 급속충전 성능은 유지한 배터리 급속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SF 배터리는 SK온이 2021년 처음 공개한 하이니켈 배터리다. 18분 만에 10% 충전량을 80%로 높일 수 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어드밴스 SF 배터리는 이보다 에너지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충전 시간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SK온이 고유의 급속충전 기술을 끊임없이 개선해 얻어낸 성과다. 배터리 충전 속도는 리튬이온 이동 거리와 이동 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충전 시 음극저항이 높아 리튬이온 이동속도가 느려져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 

SK온은 특수 코팅공법을 통해 음극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음극 정렬 공법을 적용해 리튬이온 이동경로를 단축했다.

인터배터리 2024 SK온 부스
인터배터리 2024 SK온 부스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도 선보였다.  이중 레이어 구조에 고용량 실리콘과 저저항 흑연을 배치해 리튬이온 이동거리를 줄이고 이동 속도는 높였다. 고용량인 실리콘은 이동 거리를, 저항이 작은 흑연은 이동 속도를 각각 개선한다.

저온 성능을 개선한 ‘윈터 프로’(Winter Pro) LFP 배터리도 첫선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는 저온(-2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한다. 반면 윈터 프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19% 높이고도 저온에서 충전 용량과 방전 용량을 기존 LFP 배터리 대비 각각 약 16%, 10% 늘렸다.

SK온의 올해 인터배터리 전시 주제는 ‘스피드 온(Speed On)’이다.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회에 ESS 모듈을 직·병렬로 이은 차세대 DC블록 모형을 공개했는데, 출력과 충전량, 고장 여부 등 개별 셀 및 모듈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최초로 북미 ESS 화재안전 인증을 받은 열확산(Thermal Propagation)방지 솔루션과, 셀 간 온도차를 최소화하고 충∙방전 효율을 높인 수냉(Liquid Cooling) 방식 등 ESS 화재 안전기술도 관심을 끌었다.

SK온 관계자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혁신기술 개발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사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인터배터리 2024 SK온 부스
인터배터리 2024 SK온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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