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교자원 역할 불구 글로벌 수요 감소세, 수급 불확실성 증대
중·하류 부문 진출, 액화프로젝트 EPC 참여, 트레이딩 등 고심

[이투뉴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기에 가교자원으로서 천연가스 역할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장기 측면에서 세계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세로 전망되고, 여기에 기저부문 발전 믹스,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 수소자원의 상용화 및 경제성 확보 등의 이슈로 천연가스 수급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천연가스 수요가 오는 2050년에는 4173Bcm 수준으로 2030년 4300Bcm에서 하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IEA WEO의 전망과 수급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가격 변동성 확대라는 요인이 더해지며 LNG산업이 단기적인 기회와 장기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실적을 바탕으로 한 국내기업의 중·하류 부문 해외 진출, LNG프로젝트의 지분 참여 및 액화 프로젝트 EPC 참여, 다양한 지수별 연동계약을  활용한 LNG트레이딩 사업 진출 등 LNG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전기·가스 부문 간 일정 수준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LNG시장의 규제 등 제약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LNG산업을 시장 중심으로 보려는 정책적 의지에 더해 인센티브 및 패널티 등이 담긴 제도개선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민간LNG산업협회는 12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LNG 산업발전 및 글로벌 에너지 이슈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LNG포럼’ 첫 포럼을 가졌다. LNG 분야의 브레인스토밍 성격으로 각계 전문가들이 지속가능한 LNG 활용과 LNG 역할에 대해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처음 개최된 민간LNG산업협회 LNG포럼에서는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이 ‘글로벌 LNG시장 현황과 LNG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이 진행됐다. 

이에 따르면 세계 천연가스 수요는 2012년 약 3374Bcm에서 2022년 약 3941Bcm으로 연평균 약 1.7%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수요 증가가 두드러지며, 중국이 세계 천연가스 수요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천연가스 수요는 2022년 기준 61.9 Bcm이었으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1.7%의 증가세를 보여 세계 전체의 증가율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과 유럽지역은 각각 연평균 2.0%, 1.3%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IEA WEO의 ‘2023 Stated Policies Scenario(STEPS)’에 따르면 세계 천연가스 수요는 2030년 약 4300Bcm에서 2050년 4173Bcm 수준으로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IEA WEO(2018)의 시나리오별 전망치와 비교할 때 장기 천연가스 수요 전망에 대한 큰 폭의 하향세가 나타난 것이다. 지역별로 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대해 수요가 하향했으며, 특히 유럽과 북미,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요의 하향조정이 큰 폭으로 이뤄졌다. 

이처럼 장기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급의 불확실성은 가격 상승 및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천연가스 수급의 LNG 현물에 대한 의존도 심화는 국내 LNG 도입가격의 변동폭 확대를 유발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 중반까지 국제 LNG 시장 공급과잉으로 아시아 현물가격 하향안정세가 이어졌으나, 2022년 초 러-우 전쟁 발발 이후 유럽 천연가스 현물가격은 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같은 해 10월 약 MMBtu 당 7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고, 유럽 공급차질 여파로 아시아 현물가격과 유럽 허브 가격 간 동조화가 나타났다. 이는 제15차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에서 발전용 최종년도 수요가 시나리오별 30% 이상 격차를 벌이는데서 국내 천연가스 수요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LNG 액화·재기화 프로젝트 동향과 기회

세계 LNG수요 변화에 따라 단기적인 재기화 시설 증설 계획 역시 중국이 가장 큰 규모이며, 인도, 독일, 필리핀 순으로 나타난다. 재기화 시설 및 저장탱크 등 LNG인수기지 건설은 이미 국내에서 다수의 실적이 있으므로 대외 경쟁력 확보, 도시가스 사업과 연계해 국내 기업의 중·하류 부분 진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액화 프로젝트의 경우 미국, 러시아, 카타르, 호주 등이 수요 증가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LNG 액화시설은 2024년 기준 약 4억톤의 수요를 소화할 수 있는 규모가 기 운영되고 있고, 이후 수요 증가에 따라 건설 중이며  FID가 확정된 설비가 추가돼 2029년 기준 약 5억8000만톤까지 천연가스 액화 설비용량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향후 세계 LNG공급 증가에 주도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3년 간 FID를 완료한 미국 프로젝트는 7200만톤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다수의 LNG 프로젝트가 가동할 것으로 전암되며, 이중 미국 프로젝트 비중이 약 45%를 차지한다.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 액화시설 용량 증가는 1600만톤에 불과했는데  COVID-19 및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기 FID가 이뤄진 프로젝트의 가동시점이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 가동 예정된 설비와 지연된 설비가 가동되면서 2025~2030년 액화설비 용량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FLNG는 소규모 가스전 개발 및 상부 설비의 재구성, 새로운 소형 가스전별 이동 생산이 가능해 육상 생산시설에 비해 리스크가 적다는 점에서 설비용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LNG프로젝트는 국내 기업에게 기회이지만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지분 참여 방식과 액화 프로젝트 EPC 참여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생산물 마케팅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지분물량 계약 체결이 이뤄지면 국내 LNG도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국내기업의 액화프로젝트 참여는 지분참여 방식이 대부분이다. 한국가스공사가 가장 적극적이며, 민간 LNG직도입이 확대된 이후 SK, 포스코, 삼성, 현대 등 민간기업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액화프로젝트 EPC 참여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코코노필립스, 에어프로덕트 등 액화플랜트 라이센서와 벡텔, 치요다 등 EPC기업 간 카르텔 및 계약관행은 국내 기업 진출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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