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버리면서 가동 … 소규모 사업자 손실 눈덩이
대규모 및 CES사업자에는 큰 도움, 희비 엇갈려

[이투뉴스] 전력부족에 따른 당국의 잦은 급전지시로 소규모 집단에너지사업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반면 대형 열병합발전소를 갖춘 곳과 구역전기사업자들은 전기매출 증대로 인해 수익개선이 기대되는 등 집단에너지업계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력거래소는 집단에너지사업자가 보유한 열병합발전소에 대해 거의 매일 급전지시 및 최소출력 대기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전력예비율 하락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강제로 급전지시를 내릴 수 없는 CES사업자 역시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면서 발전소 가동을 통한 전기생산 및 계통진입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등 예비전력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전력당국의 잦은 급전지시가 이어지면서 안산도시개발, 대전열병합, 미래엔인천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열병합발전소를 보유한 집단에너지사업자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열수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기생산을 위해 발전소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절기의 경우 급탕 수요만 있어 소각열 등으로 커버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어쩔 수 없이 발전소를 가동하면서 나오는 열을 대기중에 방출하는 등 버리고 있다. 특히 벙커C유 등 유류가격이 급등하면서 LNG가 아닌 유류발전소의 경우 연료비 손해까지 겹치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 지은 대형 열병합발전소의 경우 효율도 높을뿐더러 전기출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운전모드가 있는데 반해 소규모 열병합발전소는 열을 무조건 생산할 수 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하루 가동으로 2000만원 이상 손실을 입으면서도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열병합발전소 가동에 나서는 것은 중앙급전 발전소로 분류, 용량요금(CP)을 받고 있다는 원죄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9월 전력위기를 겪으면서 당국이 10분내 계통진입이 가능한 비상대기를 요구하면서도 예열 등 대기비용 정산을 하지 않으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집단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비행기가 뜨기 위해선 시동을 걸어 엔진을 덥히고 활주로로 이동하는 등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데 거래소는 이륙을 위해 최대출력을 내는 시간부터 비용을 주는 시장구조가 잘못됐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급전 지시를 받지 않아도 되는데 불구하고 열병합발전소 가동에 나서고 있는 CES사업자에 대한 비용보전이 kwh당 400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계통한계가격(SMP)이 kWh당 171.4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따라서 그동안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던 CES업계는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통한 전기판매가 경영환경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 GS파워 등 대규모 발전소를 보유한 집단에너지사업자 역시 전기매출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증대가 예상된다.

결국 대규모 사업자의 경우 전기와 열을 적절히 배분하면서 다양한 상황에 대처가 가능하지만 소규모 사업자는 힘들어 고민이 커지고 있다. 요금제를 비롯해 외부 환경이 집단에너지업계 양극화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앞으로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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