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한화, '태양광+ESS' 카드 만지작
장기적 연계 필수…기술·가격은 아직 불안

[이투뉴스] 에너지저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태양광 기업들의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사업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피크시간대 전력수급 문제로 중요성이 부각된 ESS가 침체된 태양광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분위기다. 충전과 방전의 반복 사용이 가능한 이차전지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태양광·ESS' 패키지 사업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부터 일조량과 날씨 등에 따라 전력 생산이 불규칙한 태양광 발전과 ESS는 상호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으로 평가 받아왔다. 반면 현재 가격과 기술적인 문제에 발목을 잡힌 ESS가 대규모 유틸리티 시장으로 급성장한 태양광과 발걸음을 같이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

이에 따라 태양광과 전지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삼성과 LG, 한화는 각각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태양광·ESS 패키지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우선 ESS 분야를 재빠르게 활용하고 있는 쪽은 삼성이다. 삼성SDI의 이차전지를 포스코ICT가 ESS로 구축하고 이를 삼성물산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비상전원의 필요성이 확대된 일본에 수출하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달 발표된 FIT(발전차액지원)제도에 힘입어 태양광 수요가 폭증해 가정용 ESS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SDI가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두 상품이 패키지로 연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와 LG화학에서 각각 태양광과 이차전지 사업을 맡고 있는 LG는 아직까지 두 분야의 연계를 망설이고 있는 눈치다. 경기침체로 태양광 시장이 숨죽이고 있는 상황에서 검증이 필요한 고가의 ESS와 연계하는 것은 아직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하지만 향후 태양광·ESS 패키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그룹 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은 "LG나 삼성 모두 전기차 시장이 열릴 것을 대비해 이차전지 사업을 시작했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못하다보니 추후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는 ESS쪽으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력의 생산 및 사용 시점 간격이 큰 신재생에너지가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ESS와 연계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태양광을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한화의 경우 ESS와의 패키지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은 ESS사업부에서 루프탑(Roof-top)용 '태양광+ESS'의 실증을 통해 시스템 모델링 및 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르는 올해 연말에는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한화케미칼이 최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웨이퍼 및 셀·모듈기업 한화솔라원은 지난달 미국 ESS 기업인 사일런트파워와 8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골자로 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한화가 향후 ESS 패키지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피크시간대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발전소 건설보다 ESS 도입이 더 효과적으로 판단,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2GW에 달하는 ESS를 보급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시장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