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투자사업 적합 판정 따라 市 사업추진방식 고민
SH공사 “280MW 재정투자” 한난 “열연계가 더 유리”

[이투뉴스] 서울 마곡지구에 건설예정된 열병합발전소의 추진주체를 놓고 서울시와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이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마음 같아선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고 싶지만 보육비 논란 등으로 예산을 끌어오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지역 집단에너지사업 효율적 공급체계 구축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400MW급으로 발전용량을 키우지 못하면 경제성이 없는 만큼 자사와의 열연계 방안을 제시하고 나서 변수로 등장했다.

서울시와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은 마곡지구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 재정투융자사업심사에 상정함과 동시에 시가 직접 사업을 진행할 지, 아니면 외부투자자를 유치할 것인지에 대한 막바지 검토에 착수했다.

이는 서울연구원이 진행한 마곡지구 열병합발전소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대비편익비율)가 1.27로 나온 것은 물론 IRR(내부수익률) 14.29, FIRR(재무적 수익률)이 9.63으로 나오는 등 투자적격 판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곡지구 공동주택 및 업무용 시설 입주 시기를 감안할 때 늦어도 내년 초에는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본격 착수해야만 열공급에 차질이 없다는 점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데드라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곡열병합은 서울시와 강서구 간 합의에 따라 발전용량은 이미 200MW급으로 결정된 바 있다. 따라서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은 이 곳에 280MW 규모 열병합발전소를 건설, 전기는 거래소에 팔고 열은 마곡 및 목동지역에 공급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 역시 먼저 재정투자사업으로 마곡열병합을 지어 현재 열악한 지역난방사업 여건을 개선한 후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의 공사화(가칭 서울에너지공사)를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시의회와 협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논란 끝에 지방채 2000억원을 발행, 무상보육 중단위기를 막은 것은 물론 경기침체로 세수도 4000억원 가량이 줄어 신규 사업에 대한 예산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일이 꼬이고 있다. 4000억원 가깝게 소요되는 투자결정을 쉽게 내리기 힘든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서울시와 MOU 체결을 통해 서울지역의 효율적인 집단에너지 공급체계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한난 역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마곡열병합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소 400MW급은 돼야 하며, 그 이하의 경우 열연계를 통한 공급이 더 유리하다는 검토결과를 보고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무런 사업연관성이 없는 SH공사에 맡기기보다 한난이 위탁운영을 맡는 것은 물론 차후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 마곡열병합 건설과 집단에너지사업 전체를 도맡는 것도 대안 중 하나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한난이 전면에 나설 경우 마곡열병합을 짓는데 필요한 예산확보라는 난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위탁운영 갈등 및 지역난방요금 인하 등 여러 골치 아픈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정식 보고서를 요청한 상태다.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자 이번엔 서울시의회도 나섰다. 애초 서울에너지공사 설립을 강하게 추진했던 의회는 마곡열병합은 재정사업으로 진행해야한다며 시를 압박했다. 한난에 넘겨 독점을 강화하기보다, 에너지생산시설 확보 및 시민들의 에너지복지를 고려할 때 자회사 설립이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최종 결정은 이제 서울시 몫으로 넘어 왔다. 의사결정은 내년 예산이 확정되기 이전인 10월까지는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토대상은 ▶재정투자 ▶민자유치 ▶자산매각 ▶SPC 설립을 통한 공동투자 등으로 요약되고 있다.

이순재 서울시 집단에너지팀장은 “재정투자, 한난 위탁, SPC 설립 등 다양한 얘기가 떠돌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마냥 늦출 수 없는 만큼 10월초 한난의 최종 검토결과가 나오면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추진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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