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왜곡 성토장 된 에너지가격 토론회
전기요금 왜곡 성토장 된 에너지가격 토론회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3.09.2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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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9000억 경제적 비효율 초래…최소 15∼20% 인상 필요
“원가주의로 가격정책 전환 및 석탄과 전기에도 과세해야”

 

토론회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이 주제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투뉴스] 생산원가보다 낮은 왜곡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경제적 비효율성이 한해 약 9000억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합리적 에너지가격체계를 위해선 최소 15∼20% 가량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이 수행한 ‘합리적 에너지 가격체계 구축’ 협동연구의 중간연구결과를 발표하는 토론회를 24일 삼정호텔에서 개최했다.

4개의 세션으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현재의 에너지 상대가격체계가 에너지수급구조를 왜곡시키고 있으며, 특히 정부가 통제하는 전기요금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만큼 요금인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넘쳐나는 등 정부 전기요금 정책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토론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우선 에너지 상대가격체계 현황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논의한 첫 번째 세션에서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에너지가격 결정의 일반원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가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에너지 가격은 너무 낮아 생산비용 회수를 불가능하도록 함과 동시에 불필요하게 많이 소비하도록 유도하면서 왜곡을 불러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교차보조로 인해 에너지 생산공급 비용을 다른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으며, 석탄은 면세처리하고 유류에 대한 세율을 높게 정한 것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소비자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비용과 에너지소비로 인한 환경비용을 모두 부담하도록 하고, 사회적 편익이 가장 큰 용도부터 에너지를 배정하도록 설계되어야만 합리적 에너지 가격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력과 가스를 제외한 에너지부문의 가격체계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결정토록 놔두고, 정부는 외부성을 내부화하기 위한 적정한 부과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법으로는 ▶원가회수율 수준으로 전기요금 보장 ▶용도별 전기요금을 전압별로 전환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 ▶발전용 가스요금 인하 및 도시가스 요금 인상 ▶연료비연동제 실시 ▶피크타임요금제 도입을 꼽았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광수 에경연 전력정책연구실장은 ‘에너지 상대가격체계 왜곡의 파급효과’라는 발표를 통해 왜곡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경제적 비효율성이 한해 약 90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박 실장은 “2000년대 이후 국제 에너지가격은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불구 전기요금은 정부 규제로 인상률이 매우 낮아 전력 판매단가가 총괄원가 이하(2012년 기준 88.4%)에서 결정되면서 전력소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같은 상대가격 왜곡은 다른 에너지 소비에도 영향을 줘 비합리적 소비구조를 유도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비효율성을 계량경제학적으로 추정한 결과 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에너지소비구조 왜곡을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에너지세제 현황과 개편 방향’을 발표한 김승래 한림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가격과 조세체계는 물가안정과 산업지원을 위해 낮은 가격정책 위주로 이뤄져 환경오염에 따른 사회적 피해비용을 시장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이유로 에너지소비 절감이나 효율성 개선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도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일반균형(CGE)모형을 이용해 탄소세나 환경세를 도입하는 6개 시나리오별 비용효과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세제는 현행 비과세인 석탄 및 전기로 과세대상을 더욱 확대, 환경세적 기능과 과세형평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에너지가격 규제체계의 개선방향’을 통해 네트워크 에너지 가격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도시가스나 전력과 같은 네트워크 에너지는 물가안정이나 경쟁력 강화와 같은 거시경제적 정책목표에 의해 에너지가격이 결정되면서 오히려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네트워크 에너지 중 전력요금은 원가와 괴리된 요금체계로 자원배분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고, 용도 간 교차보조로 소비자간 형평성 문제가 존재하는 있는 만큼 원가주의에 입각한 요금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행 총괄원가 방식의 규제를 벗어나 에너지공급사의 경영효율을 제고시킬 수 있는 가격상한제 등 유인규제방식의 도입도 제안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김태헌 에경연 에너지수급연구실장은 “에너지원간 가격 및 전력요금 국제 비교, 전기 냉난방기기 보급 억제 등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률이 최소 15∼20% 수준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수 서울대 교수는 “현행 에너지세제가 과세 항목의 복잡성과 원간 형평성 왜곡 등의 문제점을 보이고 있어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 에너지세율 조정이 필요하고, 과세대상에 석탄과 전기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호정 고려대 교수 역시 “에너지가격의 합리적 조정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하면서 합리적 에너지가격 정책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성찰을 주문했다.

◆‘전기요금 매년 10%씩 5년간 인상’ 주장도
에너지원별 개선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에서도 왜곡된 전기요금에 대한 질타와 함께 다양한 개선방안이 쏟아졌다. 먼저 홍준희 가천대 교수는 ‘공평한 성장과 전기요금 정상화 정책’ 발표에서 “너무 낮은 전기요금이 기업들의 전기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교체나 투자를 외면케 하는 등 우리나라 국가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홍 교수는 “주택용 전기요금제 누진구간 축소를 비롯해 저소득 계층 지원을 위한 기본사용량 무상 공급, 산업용과 일반용 종별요금의 전압별 요금체계 전환과 함께 연간 10%씩 5년간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기호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장은 ‘용도별 가스요금체계 개편안’ 발표를 통해 “도시가스 원료비 연동제 유보 조항 구체화 및 경제적 효과 분석 의무화를 도입해 연동제 유효성 제고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 투자 시 규제사업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윤원철 한양대 교수는 ‘열요금 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주제발표에서 “저가 열원개발에 대한 유인 부재와 연료비 상승분의 실제 요금 반영정도가 미약하다”고 지적하고, “저가열원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물가당국의 과도한 개입을 막도록 법규와 규정의 명확화” 등을 해결과제로 내놨다.

아울러 “열요금상한제 재정비를 위해 권역별 혹은 사업 특성별 상한제 도입, 사업자 내지 사업장별 상한 도입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추가적으로 열요금제도 개선을 위해서 사업장별 차등요금제 도입과 최저가 입찰제, 경쟁가능 시장으로의 전환, 열판매요금 현실화가 중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원칙과 정상적인 절차 및 공감대 형성을 주문했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연구위원은 가격왜곡 개선방안으로 비생산적 탈석유 및 전전화(轉電化) 추세 저감을 위해 유류·전력의 동시적 세제조정과 발전사업자의 LNG터미널 접근성 개선 및 국내판매 허용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MS·스마트그리드 확산 통한 신시장 창출
에너지가격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 세 번째 세션에서는 먼저 권동명 연세대 교수가 ‘에너지이용 기술개발 및 확산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권 교수는 “스마트그리드,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전력저장장치(ESS) 등을 통해 신시장 창출과 신사업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만큼 이를 확산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MS 확산 방안으로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피크요금제 개선 등 인센티브 부여와 규제 재설계를, ESS 보급확산을 위해선 전력다소비 수용가와 공공기관에 대규모 ESS 투자 유도 및 인센티브 제공과 선택형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장은 ‘에너지공급비용 절감방안’ 발표를 통해 “발전연료의 수입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피크전원인 가스의 전략적인 연료공급 방식 및 공급선 다변화가 필요하며, 전력판매사가 시장에서 구입하는 전력비용의 증가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시장 구입방식과 현물시장 가격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에너지절약기술의 보급확대와 에너지 소비절약을 위한 요금제 및 규제정책 등을 통해 향후 신규 전력설비의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인다면 앞으로 전력공급비용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부문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발표한 류권홍 원광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우리 경제에 필요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수동적인 에너지 안보 시각에서 탈피, 에너지 관련 산업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시각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더불어 그는 “에너지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접근, 관련서비스 사업 구축 문제, 투명성 확보를 위한 공개보고서 및 자원개발전문가 제도 도입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온기운 숭실대 교수는 토론에서 “자원개발을 위해선 자주개발률 개념의 합리적 해석을 비롯해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 전문인력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 공급비용 절감방안으로 전원믹스의 합리적 설정과 전기요금 현실화도 강조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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