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활용에너지 효율적 사용 vs 데이터 왜곡 및 국가적 손실

 

토론회를 가득 메운 참석자들이 발제자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20일, 소시모・에너지시민연대 토론회
[이투뉴스] 수도권의 미활용 에너지를 활용해 이른바 열배관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지역난방공사와 도시가스업계 간 갈등이 한층 불거질 전망이다.

특히 시민단체가 나서 양측 간 협의의 장이 마련됐으나 뚜렷한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쳐 과연 그린 히트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겠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0일 프레스센터에서는 소비자시민모임과 에너지시민연대가 공동주최한 ‘수도권 그린 히트 프로젝트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각계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의천 세종대학교 대학원 교수가 사회를 맡아 김세호 한국지역난방공사 광역망사업처장과 박희천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정시영 서강대 교수, 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기획실장,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 채수천 경기도 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등 패널 토의가 이뤄졌다.

이날 토론회는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찬반 입장차를 확연히 드러내며 프로젝트 추진 가능성 여부의 좀 더 세심한 검토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뤘다. 특히 찬반을 표명한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해당 프로젝트의 미이용 에너지의 활용 여부를 비롯해 감발량에 따른 국가적 전력 수급, 사회적 비용편익의 산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토론회에서 프로젝트 수행기관 입장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세호 한국지역난방공사 광역망사업처장은 해당 프로젝트는 에너지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 등의 사회적 편익효과가 발생한다며 프로젝트 추진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청라에너지 41만G㎈, 한난 여의도 24만G㎈, 목동 SH공사 70만G㎈, 짐코 2만G㎈, DS파워 2만G㎈ 등 연간 유력수요 139만G㎈에 잠재수요 146만G㎈ 등 모두 285만G㎈의 총수요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처장은 3007억원을 투자해 6464억원의 경제유발 효과 및 3828명의 취업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수도권 발전배열을 가져옴으로서 국가와 소비자에게 어떤 이익이 오는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획대로라면 감발량을 최대한으로 계산해도 전체 전력시장에 미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고, 이를 통해 절감되는 LNG가 1억9600만㎥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를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가 에너지시장의 최적화를 이루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며 허구성을 강조한 박희천 인하대학교 교수는 프로젝트의 수치와 자료가 왜곡되고 과장됐다며 시행에 따른 피해도 분석해 국가적인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의 당위성을 밝힌 용역보고서가 일방적이며 정확하지 않은 에너지절감, 난방비 절감, 생산 유발, 취업유발 등의 검증되지 않은 효과를 나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난방을 인위적으로 확대시키는 집단에너지공급지역지정제도를 폐기해야 하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이에 개입하는 정책은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물론 난방열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형평성 있는 정책 차원에서 고시로 보장하는 집단에너지사업도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발제자 이어 패널도 입장 갈려
프로젝트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에 선 정시영 서강대 교수는 에너지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난방 따로 전기 따로’가 아니라 다방면의 다양한 각계 의견을 수렴해 오차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에너지원을 따질 때 효율성, 안정성, 에너지복지라는 3가지 요인을 감안해야 하는데 에너지빈곤층의 에너지원을 감안하면 결국 혹한기 전력생산에 비중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열병합발전은 스팀에서 얻는 열, 즉 추기열이라는 개념이 적합하며, 배열이나 폐열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난방공사는 어쨌든 열 공급에 우선을 두겠지만 정부는 전력이든 열이든 모든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같은 양의 가스소비, 전력 및 열을 생산하는데 열병합발전소의 경우 6기, 발전전용 발전소는 5기로 가능한 것으로 추산됐다며 열병합발전의 경우 운송동력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효율이 떨어진다며 해당 프로젝트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기획실장도 해당 프로젝트의 근간이 되는 연구용역의 모든 수치와 자료가 왜곡되고 과장됐다며 첫 공청회 이후 매번 제시되는 자료와 수치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경제성을 분석하면서 1-1 구간의 경우 투자비가 3007억원이라 했는데 이 비용으로 과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는 지역난방공사의 투지비 일뿐으로, 열 생산자 측면의 2200억원, 소비자 측면의 배관 설치비 2200억원, 소비자 시설 구축비 6700억원 등 모두 1조4000억원이 들어가야 수행이 가능한 프로젝트라며 경제성 분석을 왜곡했다고 질책했다.

반면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은 “미이용에너지에 대란 논쟁의 핵심은 LNG복합발전을 열병합발전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하는 감발량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실제 감발량은 12% 수준에 불과하며,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측에서 내세우는 감발량은 지나치게 높고 감발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토론자로 나선 채수천 경기도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권 문제가 중요한데, 어찌됐든 소비자는 동일한 난방효과를 얻으면서 보다 저렴한 에너지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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