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세대별 부담금 100만원 지급 및 공사비 융자
한난·LH와 7만2000가구에 지역난방 공급키로 합의

[이투뉴스] 지자체가 기존 공동주택의 지역난방 전환을 위해 세대당 1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주민부담 없는 지역난방 공급’에 적극 나서 향후 여타 지자체 확산 여부는 물론 도시가스사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성남시는 최근 기존 공동주택 2만2000여 가구와 도시정비구역 내 신규 5만 가구 등 모두 7만2000여 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기로 한국지역난방공사 및 LH공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분당신도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성남 구도심 지역의 도시 및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지역난방 전환이 추진되는 곳은 주택재개발구역인 금광1, 중1, 신흥2 구역과 재건축지역인 신흥주공아파트, 도시환경정비구역인 도환중1 구역이다. 이중 신흥주공과 도환중1 구역은 사업주체의 신청에 따라 지역난방 공급을 확정하고, 현재 제반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더불어 그동안 비용이 높아 지역난방 전환이 사실상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 세대별 의무부담금(시설분담금)은 100만원까지 시가 부담하며, 단지 외부 초과공사비는 한난이 전액 부담하기로 함으로써 주민부담을 없앴다.

아파트단지 내 열교환 설비 및 입상배관 비용 역시 성남시가 10년간 무이자로 전액 융자, 주민들에겐 절감되는 난방비로 이를 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역난방이 공급되면 도시가스에 비해 난방비를 30% 가까이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택가격 상승효과(32평 기준 2619만원)가 있다는 연구결과에 기초한 것이다.

성남시는 기존 공동주택의 지역난방 전환을 위해 이미 35억5000만원의 기금을 확보한 것은 물론 올해부터 향후 5년간 200억원의 지원기금을 추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성남시 지역난방 확대보급을 위한 지원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달 말 삼정그린뷰아파트를 지역난방 전환 시범단지로 선정, 금년 내에 전환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상대원 일대의 산성·일성·산호아파트 역시 입주민 동의절차를 거쳐 요청할 경우 곧바로 예산을 확보해 지역난방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1, 2단계 주택재개발지구는 형평성 차원에서 주민들이 원할 경우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나머지 재정비구역과 기존 80여개 공동주택은 기금적립과 열원확보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역난방을 도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축이나 재건축이 아닌 기존 아파트의 지역난방 전환을 위해 지자체가 나서 이처럼 파격적인 지원책을 공표한 것은 전국적으로 성남시가 처음이다. 물론 이전에도 입주민 중 4분의 3 이상이 동의할 경우 집단에너지 공급지정지역 외 지역에 지역난방 공급이 가능했으나 시설분담금 및 공급설비 비용부담 문제로 쉽지 않았다.

따라서 지자체가 세대당 100만원 수준인 시설분담금을 지원하고, 단지 내 공사비까지 전액 무이자로 융자해 줄 경우 기존 아파트단지들의 지역난방 전환이 크게 늘어나는 한편 여타 지자체로의 확대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이미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있는 지역에 지자체가 나서 지역난방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도시가스업계에선 선거철을 앞둔 선심성 정책이라고 폄하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자칫하면 최대 수요처인 아파트 난방수요를 지역난방에 그냥 넘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도시가스사는 일단 가스난방세대가 지역난방으로 전환될 경우 기 투자된 배관시설이 사장(死藏)됨은 물론 여타 소비자에게 요금이 전가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등 악영향이 크다며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성남시 측은 “과거에는 도시가스 보급 확대를 위해 많은 예산지원이 이뤄진 바 있다. 지역난방이 공급될 경우 시민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난방비 절감, 재개발사업의 사업성 개선이 가능한 만큼 지원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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