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 음식점 및 민박 철거해 자연생태계 보호

▲ 지리산국립공원 달궁계곡의 최상부에 위치해 계곡오염의 주범이자 인근 핵심생태계 보호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던 심원마을이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부터 보상을 받아 이주할 예정이다(사진은 민박집과 음식점이 즐비한 심원마을 전경)

[이투뉴스] 지리산 반야봉(1732m)과 노고단(1,507m) 사이 가장 깊은 오지에 있어 달공계곡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던 심원마을이 지리산 핵심생태계 보호를 위해 이주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자연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에 위치해 계곡오염원으로 지적돼 온 심원마을(전남 구례군 산동면) 20가구를 내년까지 이주시키고, 이 일대를 핵심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조성한다고 30일 밝혔다.

해발 750m에 자리잡아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 불리는 심원마을은 지리산 한 가운데를 흐르는 달궁계곡 최상부에 위치해 있다. 특히 주변 일대가 국립공원 용도지구 상 자연보존지구이면서 반달가슴곰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자연생태계 보존가치가 뛰어나다.

국립공원 지정 당시만 해도 주민 대부분이 임산물을 채취하거나 한봉(토종벌꿀)을 생업으로 하고 있었으나, 1987년 지리산관광도로가 개통되고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음식점과 민박을 운영해 대표적인 계곡 오염원으로 지적돼 왔다.

또 마을 주변이 급경사지로 둘러싸여 있고 계곡물이 마을을 지나고 있어 기상이변으로 폭우가 내릴 경우 산사태와 계곡범람 위험이 높은 곳으로 꼽혀 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심원마을 이주를 위해 2006년부터 주민들과의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대다수 주민 동의를 받아 올 봄부터 이주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보상이 이루어지는 심원마을은 64필지 7만4000㎡이며, 소요 예산은 보상비와 복원공사비를 합쳐 모두 250억원 가량이다. 공단은 다수 주민들 요구에 따라 이주단지를 조성하지 않는 대신 감정평가에 따른 보상비와 이주정착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주민들의 이주가 완료되면 공단은 2016년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구조물은 모두 철거한 후 자연상태로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심원마을이 이주되면 반야봉, 노고단, 만복대를 꼭지점으로 하는 약 18㎢의 면적에 사람 출입이 사실상 통제됨으로써 이 지역이 지리산 자연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일반인이 다닐 수 있는 탐방로가 없는데다가 마을주민 생업지원 차원에서 허가했던 고로쇠채취(채취구역 0.29㎡)도 주민이주와 함께 금지됨으로써 사람 출입이 전면 통제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주가 완료되더라도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을 잇는 지방도 861번은 이용할 수 있지만, 인근에 더 빠른 우회도로가 있고 곡선구간이 많아 교통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박보환 이사장은 “오랫동안 터를 닦고 살아온 주민들이 국립공원 보호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주셨다”며 “마을이 이주되면 다른 보호구역과 연계해서 지리산을 대표하는 핵심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조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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