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난·GS파워·안산도시 등 빅3 순익증가, 흑자전환업체도 5곳
여타 중소사업자 대다수는 완전자본잠식 등 수렁에서 허우적

[이투뉴스] 국내 집단에너지 업체들이 지난해 매출은 감소했는데도 불구 일부 업체가 흑자로 돌아서는 등 이익부문이 전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신규로 사업에 뛰어든 중소사업자 대다수는 만성적인 적자가 지속되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내 지역난방 및 CES(구역전기사업) 부문 33개 집단에너지사업자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모두 7개사가 2014년에 이어 작년에도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흑자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35개 사업자 중 부산시와 무림파워택 자료가 아직 취합 전이라 빠졌으나 전체를 조망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특히 빅2(한국지역난방공사, GS파워)의 경우 한난이 1158억원, GS파워가 809억원의 대규모 흑자를 내는 등 지난해보다 이익규모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빅3로 불려도 손색없는 안산도시개발 역시 85억원의 흑자를 내는 등 탄탄한 실적을 자랑했다.

2년 연속 흑자를 낸 곳은 7곳이지만 이중 병합사업자(산업단지+지역난방)인 대전열병합발전과 폐열 또는 소각열을 이용해 특정지역만 공급하는 포스메이트 및 한국CES를 제외하면 결국 한난, GS파워, 안산도시개발만 남는다. 경기CES를 인수한 TPP도 흑자기조를 유지했지만 연료전지부문을 제외하면 적자로 평가된다.


2014년 흑자를 달성했으나 지난해 적자로 실적이 악화된 곳은 전북집단에너지 단 한 곳이었다. 전북집단에너지는 2014년 56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작년에는 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집단에너지부문 매각을 위해 전북에너지서비스에서 분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지속되던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흑자로 전환한 곳은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을 비롯해 인천종합에너지, 미래엔인천에너지, 인천공항에너지, 대구그린파워 등 모두 5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SH공사가 GS파워와 열연계 등에 나서면서 처음으로 40억원의 이익을 냈고, 공항에너지도 인천공항공사가 열요금을 올려줘 당기순익 40억원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병합발전소(408MW)를 가동한 대구그린파워가 2014년 73억원 적자에서 작년에는 18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체상금 165억원 등 기타수익 171억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외에 미래엔인천(9억원)과 인천종합에너지(3억원) 역시 열연계 및 경영개선 등을 통해 작지만 의미 있는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참여한 대다수의 중소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지난해에도 만성적인 적자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륜발전이 298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청라에너지(212억원), 별내에너지(180억원), LH공사(126억원) 등이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또 부산정관에너지(88억원), 휴세스(60억원), 삼천리 광명역세권(54억원), 내포그린에너지(53억원), 수완에너지(40억원), 위례ES(38억원), DS파워(38억원), 나래ES(36억원), 대성산업 CES사업부(34억원), 충남도시가스(33억원), 중부도시가스(18억원)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구역전기사업자는 단 한 곳도 예외 없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지난해 국내 집단에너지는 매출액 저하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늘어났거나 적자규모가 축소되는 등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전력부문 약세와 열수요 감소에도 불구 연료비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사업자 간 열연계가 늘어나면서 HOB(열전용보일러) 가동을 크게 줄일 수 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점이 일부사업자가 흑자로 전환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료비를 정산, 올해 열요금에 반영할 경우(7월 예정) 8%가 넘는 인하요인이 발생할 것이 확실시되는데다 열제약발전 증가에 따른 전력부문 실적악화 등 당장 올해부터가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수 사업자가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해 실적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연료비 등락에 따라 일시적 혜택을 봤다는 이유에서다. 한 마디로 지난해 실적은 착시현상일 뿐 중소 집단에너지사업자의 열악한 사업구조는 변한 게 없다는 진단이다.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 “지난해 집단에너지 사업실적이 소폭 개선된 것은 연료비 인하폭보다 열요금을 덜 내렸기 때문으로 일종의 당의정(糖衣錠) 효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난과 GS파워, 안산도시개발, 서울시 등 선도업체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업자들이 자생적으로 살아가기 힘든 ‘부익부 빈익빈’이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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