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만1728km 중 54%인 2만2777km가 내진설계 미적용
2004년 1월 법률적용 이전 도시가스 배관 지진위험 취약

[이투뉴스] 전국 33개 도시가스 공급사들의 주요 가스배관 중 절반 이상이 내진설계 미비로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 대지진 이후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에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국민 불안이 한층 커진 가운데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이훈 의원(민주)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도시가스 33개사의 가스배관 총 4만1728km 중 약 54.6%인 2만2777km의 가스배관이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았거나 부족해 현재기준의 내진설계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가스 배관은 관로가 큰 본관 1만2745km, 사용자에게 연결되는 공급관 2만8983km로 나눠져 관리되고 있다. 이중 본관은 60.7%인 7733km가 내진설계가 미진하고 공급관은 51.9%인 1만5044km가 내진설계에 미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내진설계가 미흡한 가스 배관은 대부분 2004년 도시가스 배관 내진설계가 의무화되기 이전에 설치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지역 도시가스사는 예스코 79.3%, 서울도시가스 70.9%, 코원에너지서비스 76.1%, 대륜E&S 69.0%, 귀뚜라미에너지 93.6%로 조사됐으며, 경기도 권역의 경우 삼천리가 63.3%가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도시가스 59.9%, 부산도시가스 53.8%, 충남도시가스 70.6%, 대성에너지 53.2%, 경동도시가스 46.1% 등이다.

내진성능이 미흡한 가스배관 길이가 가장 긴 사업자는 삼천리로 3580km에 달했다. 이어 서울도시가스 3064km, 코원에너지서비스 2369km, 예스코 2053km, 대성에너지 1387km, 부산도시가스 1058km 등으로 나타났다.

내진설계가 미흡한 도시가스 배관은 주로 도심 지하에 매설되어 있다는 점에서 내진설계 보강에 막대한 비용과 교통, 통행에 불편을 초래해 사업자도 손 댈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주 지진과 같이 진도 5.8 이상의 지진이 우리나라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현실화된 지금,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게 이훈 의원 측의 설명이다.

이훈 의원은 “도시가스 배관은 도심 한복판 곳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지진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 비용의 문제로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도시가스 사업자와 신속히 대책을 세워 내진설계가 취약한 배관에 대한 보강설계에 착수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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