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차세대 기술 선점 애프터마켓·이머징마켓서 두각
환경설비 교체·성능개선 시장은 물론 USC·IGCC도 선전

▲ 태안화력에 설치된 두산중공업의 전기집진기(esp).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투뉴스] 국내 전력생산량의 38%,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차세대 화력기술로 신기후체제와 친환경발전 시대의 파고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주요 발전사들과 설비 제작사들은 연료전환, 환경설비 전면 교체, 발전설비 성능개선 공사 등을 통해 국내 석탄화력의 환경부하를 세계 최저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7월 정부는 미세먼저 감축 종합대책을 통해 ▶30년 이상 가동 석탄화력 8기 퇴출 ▶20년 이상 30년 미만 가동설비 성능개선(Retrofit) ▶환경설비 조기 교체 및 신규 석탄(8기) 세계 최고수준 환경기준 적용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 대응 과정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화력기술 현황과 전망, 국내 대표 설비 제작사인 두산중공업의 기술 및 시장공략 전략 등을 들여다 봤다.   

1마이크로미터 이하 미세먼지도 99% 제거
올봄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는 중국 등 외부로부터의 유입, 경유차나 산업단지, 석탄화력발전소 등이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PM(Particulate Matter) 10으로도 불리는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인 먼지를 일컫는다. 이보다 입자 크기가 4분의 1 이하(2.5㎛ 이하)인 것은 초미세먼지(PM2.5)로 분류한다.

화력발전소는 이런 미세먼지가 대기로 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집진기(ESP, ElectroStatic Precipitator)란 설비를 연소설비 후단에 설치한다. ESP는 연소가스에 포함된 분진이나 검댕 등의 입자물질을 정전기력을 이용해 포집, 제거하는 설비다. 방식에 다라 크게 건식과 습식으로 분류하며, 두산중공업의 경우 두 방식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석탄화력의 미세먼지 배출량 대폭 감축은 어렵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ESP의 PM 제거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건식 ESP는 99%·95%, 습식은 99%·96~99%까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습식의 경우 발전소 굴뚝을 통해 대기로 배출되는 미세·초미세먼지를 최대 99%까지 잡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관건은 비용이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건식 대비 도입비용이 비싼 습식 EPS를 설치한 국내 발전소는 아직 없다. 또한 초미세먼지 관련 환경규제도 아직 갖춰져 있지 않다. 현재 습식 ESP를 도입․적용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 미국, 유럽 등이다. 전 세계 ESP시장은 2014년부터 5년간 연평균 3.8%씩 성장해 오는 2019년 약 1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질소산화물(NOx)·황산화물(SOx) 사냥꾼 탈질·탈황설비
미세먼지와 함께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표적 오염물질은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다. 이중 NOx는 산성비와 광학화스모그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대기중의 오존층도 파괴해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물질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들 물질을 제거하는 탈질·탈황설비도 생산하고 있다. 탈질설비(SCR, Selective Catalytic NOx Reduction System)는 연소가스에 포함된 NOx를 제거해 주는 설비다. 주로 고체 촉매에 암모니아나 수산화암모늄, 요소수 등의 환원제를 주입해 NOx를 무해한 질소와 물로 전환시키는 공법이 활용된다. 전 세계 탈질설비 시장은 환경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2019년 약 16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석탄화력 배기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SOx)을 제거해 주는 탈황설비(FGD. Flue Gas Desulfurization)도 필수 환경설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탈황이란 연료 연소 후 생성되는 SOx를 흡수, 산화 및 환원, 흡착 등의 방법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FDG는 주로 SOx에 석회석슬러리를 접촉시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을 거쳐 제거된다. 이 과정에 부산물인 탈황석고가 발생하는데, 대부분 건자재 소재로 재활용 돼 발전소의 부수입원이 되기도 한다. 탈황설비 시장은 2014년부터 연평균 5.9%씩 성장, 오는 2019년 약 12조원 규모로 형성될 전망이다.

▲ 영흥화력에 납품된 두산중공업 탈질설비 전경.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제거해 준다.

신기후체제 발효로 다시 주목받는 CCS기술
작년말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에 따라 전 세계 모든 국가는 각자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해야 한다. 이같은 신기후체제 시대의 도래는 저탄소 전원개발과 이산화탄소 감축기술 개발을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이중 탄소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 Storage)기술은 기존 화력발전 설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CCS는 발전소가 화석연료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 배출하는 CO₂를 포집해 바닷속이나 지층 등 제3의 장소에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이다.

CCS 기술은 크게 ▶연료 연소 전 CO₂를 분리하는 기술(Pre-Combustion) ▶연소과정에 CO₂를 분리하는 순산소 연소기술(Oxy-fuel) ▶연소 이후 배기가스중 CO₂분리 포집하는 PCC기술(Post-Combustion Capture) 등으로 구분된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PCC 원천기술 보유기업인 캐나다 HTC사(社)로부터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한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2050년 전 세계 CCS시장규모는 연평균 84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CCS기술은 포집 및 저장 공정의 경제성을 어떻게 개선할 지가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PCC기술을 기반으로 진화하는 CCS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간다는 전략이다.

노후 석탄 연료전환·성능개선(리트로핏) 시장도 꿈틀
정부의 석탄화력 규제 강화에 발맞춰 30년 이상 가동된 노후 석탄화력을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탈바꿈하는 연료전환 사업도 본격화 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남동발전의 영동화력 1호기(석탄) 바이오매스 연료전환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 분야 실적과 노하우를 쌓고 있다.

바이오매스란 식물, 동물과 같은 생물체에서 얻어지는 에너지원을 말하는데 석탄, LNG 등 화석연료 대비 NOx, SOx 등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65~75% 이상 적어 친환경 연료로 분류된다. 영동화력이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거듭나면 남동발전은 연간 이산화탄소 86만톤을 감축하고, 127만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확보하게 된다.

20년 이상 가동 발전소를 대상으로 한 성능개선 사업도 환경부하 감축에 초점이 맞춰진다. 발전사들은 정부 시책에 따라 노후 환경설비를 오염물질 제거율이 대폭 향상된 최신 설비로 전면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발전효율을 높이기 위해 터빈 등 주기기 교체도 추진된다.발전효율이 올라가면 더 적은 연료로 같은량의 전력생산이 가능해져 결과적으로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내 발전설비중 25년 이상 가동된 준노후발전소는 전체 설비의 약 30%에 해당하는 110여기에 달한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2011년 인도 사바르마티 화력 정비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이듬해 서벵갈주 반델화력 공사, 지난해 터키 압신 엘비스타 석탄화력 및 보츠와나 모루풀레 화력 성능공사 등을 연이어 수주하며 화력설비 성능개선(Retrofit. 리트로핏)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 서부발전 태안화력 발전단지에 건설된 igcc

친환경 USC·IGCC 독자모델 국산화 '해외시장 정조준'
기존 발전소에 대한 환경설비 전면교체와 성능개선 공사가 발전설비 애프터 마켓(After market)이라면, 고효율 초초임계압(USC)발전과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은 ‘친환경 전력생산’이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4월 7100억원 규모의 강릉안인화력발전소 주기기(보일러·터빈) 공급계약을 체결, 이 발전소에 1000MW급 USC 2기를 납품할 예정이다. 2008년 국책과제로 개발된 1GW급 USC는 건설중인 중부발전 신보령 1,2호기에 최초 적용된 국산 설비로, 그동안 미국, 일본 선진업체들이 독점해 온 국내외 시장의 기대주다.

이 플랜트는 일본 경쟁사 대비 발전효율이 0.2%P 높은데다(44.4%) 전력생산량당(kWh) 이산화탄소, 황산화물 배출량이 각각 10%(780→710g), kWh당 0.2g 적어 높은 환경성을 자랑한다. USC는 증기를 초임계보다 높은 고압(㎠당 246kg 이상)·고온(593℃이상)으로 가열해 터빈을 구동하는 신기술이다.

세계 석탄화력 발전시장은 대형화 및 고효율화 추세와 환경규제 강화로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최소화 되는 USC로 주력모델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유일 USC 국산화 기업인 두산중공업은 향후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해 국산 화력의 수출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한국형 IGCC 실증플랜트 상업운전을 계기로 청정석탄 이용기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IGCC는 고온·고압에서 석탄을 산소·수증기와 반응시켜 합성가스(CO+H2)를 생산하고, 이를 태워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복합발전시스템이다.

기존 석탄 대비 효율이 높고 공해가 적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수요를 대체할 대안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서부발전과 두산중공업이 태안화력발전단지에 건설한 IGCC 실증플랜트는 국내 최초, 세계 7번째 300MW급 상용화 플랜트다. 2011년 착공해 1조3000억원의 공사비와 연인원 29만명이 투입돼 최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현재 순발전효율은 약 42%로 기존 석탄화력(38~42%) 대비 높은 효율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설비 대용량화와 고성능 가스터빈 기술개발이 이뤄지면 최대 48~50%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IGCC는 연료 연소전 SOx, NOx, 미세먼지 등을 쉽게 제거할 수 있어 환경부하를 LNG복합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기존 석탄 대비 물사용량(순수용)을 20~40%까지 줄여 온난화로 가중되는 수자원 부족에도 강점이 있다. 또 CO₂ 포집설비와 연계할 경우 저비용으로 온실가스 제거가 가능해 기존설비 대비 약 15%의 발전단가 경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IGCC는 청정석탄 활용기술중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발전형식으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제거비용을 포함할 경우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면서 “에너지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시장으로의 고부가가치 플랜트 수출은 물론 석탄합성가스를 이용한 화학플랜트용 플랜트 수출에도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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