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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만 앞선 ‘태양광+ESS’
비효율·형평성 논란, 소규모 사업성 검증도 전무
태양광입찰 참여시 시장교란 우려…“무리수” 비난
  [446호] 2017년 03월 06일 (월) 08:00:54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이투뉴스] 처음부터 무리한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도입단계부터 낮에 생산한 전기를 전력수요가 적은 밤에 방출하는 등 효율측면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이제는 형평성 문제로 고삐가 잡혀, 소규모 사업자에 대한 사업성 검토도 없이 마땅한 처방도 내놓지 못한 채 골머리만 앓고 있다. ‘태양광+ESS(전력저장장치)’ 정책에 대한 얘기다.

애당초 태양광 발전설비와 ESS 연계 사업모델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조하는 일부 대기업과 ㎿급 이상 태양광사업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배터리 제조업체가 내수시장 확보 차원에서 정부에 요청해 반영된 정책으로 알려져서다. 초기부터 지원대상이 아닌 납이나 레독스플로우 등 다른 배터리업계에서 형평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부는 일정 시간을 제외하고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ESS를 통해 저장·방출할 때 올해까지 5.0이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한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높은 REC가중치 적용으로 100kW 등 ㎿급 미만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큰 관심을 보이면서, 이를 정책·제도에 반영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충분한 사업성 검증이나 사례가 없어 소규모 사업자들의 진입 적정성 여부가 또 하나의 숙제가 된 셈이다.

여기에 ‘태양광+ESS’ 연계사업을 추진 중인 일부 사업자들도 의외의 변수로 난감한 처지다. 초기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ESS가격은 구조에 따라 다르나 1MWh당 약 4억원 미만. 최근 수년 동안 ESS가격은 많이 하락한 반면 발전소 내 전력사용량은 사업성을 좌우할 만큼 예상 밖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통상 다수의 ESS시설 온도유지를 위해서는 냉난방기기 한 대당 한 시간에 60kW씩 최소 8시간 이상 24시간까지의 운영이 필요하다. 태양광시설의 불안정한 전력 생산량과 하루 평균 3.8시간이라는 짧은 발전시간도 또 다른 변수다.

한 ESS 컨설팅업체 대표는 “태양광과 ESS 연계 시 높은 REC가중치를 받기 위해 전력인입계통으로 보낼 수 있는 전력은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량 대비 30% 가까이 줄어든다”면서 “ ESS 전기 충·방전으로 일단 20%가 소모되고, 발전소 내 전력사용으로 또 다시 약 10%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나 시설상태에 따른 발전효율 하락이나 자체 태양광 시설을 보유치 않고 협력사업으로 진행할 경우 사업성은 더욱 떨어진다. 태양광과 ESS연계 시범사업을 수행하는 일부 태양광업체도 정부가 기본적인 사업성 조사조차 없이 너무 서둘러 제도를 도입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내비쳤다.

또 대량의 REC거래가 가능한 ㎿급 이상 대규모 사업자는 직접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공급의무자와 계약을 맺는 등 판로확보가 용이하나, 상대적으로 소규모 사업자는 직접 계약이 어려워 아직까지 금융권에서 금융조달(PF)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 상반기 태양광입찰(판매사업자 선정) 부터 ‘태양광+ESS’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가닥을 잡고 있다. 당초 높은 가중치로 시장교란이 염려돼 입찰 참여대상에서 배제했으나 규제완화 측면에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마련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상반기 입찰부터 장기 고정가격 계약입찰제도 도입으로 가뜩이나 적정수준의 REC가격이나 입찰물량 예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다시 큰 변수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장기 고정가격 계약입찰제도는 20년 간 SMP(전력시장가격)와 REC합산가를 토대로 태양광·풍력 등 발전시설로 생산한 전력을 판매·구매토록 한 계약제도다.

이 때문에 비용 산정이 까다로워 이달 말께 예정된 입찰을 앞둔 전력거래소도 아직까지 적정한 REC가격 및 물량조절의 핵심이 되는 입찰 상한가격을 제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높은 가중치로 실제보다 5배나 많은 전력량을 인정해주는 ‘태양광+ESS’ 사업자까지 참여할 경우 입찰시장의 변수는 더욱 커진다. 당초 계획보다 많은 REC 구매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고, 자칫 신재생에너지 보급이라는 입찰의 본래 취지를 훼손할 여지도 많다.

이외에도 형평성을 들어 최근 납축전지 업계도 정부에 태양광 연계 사업모델 등을 요구, 이 역시 인센티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뜨겁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런 기초적인 사업성 검토나 구체적인 지원책도 마련하지 않고, 일단 ESS보급에 나서면서 밀어붙이기 식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한다. 소규모 사업자에 대한 정확한 사업성 검토도 없는데다, 자금수혈을 위해 신용보증기관과 민간금융 대출상품을 내놓는 등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 공공기관 ESS설치 의무화나 ESS활용 촉진제도 등 일방적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 관계자는 “‘태양광+ESS’사업자를 이번 태양광입찰에서 소화할지, 아니면 별도 입찰에 부쳐 꾸려갈지 아직 검토단계”라며 “시장교란이나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좀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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