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지자체에 책임과 권한도 배분해야 성공”
“에너지전환, 지자체에 책임과 권한도 배분해야 성공”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7.09.28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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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지역에너지포럼] 에너지분권으로 연계해야 '한 목소리'
불합리 규제 개선도 촉구…산업부 "지자체 역할강화 공감"
▲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지역에너지포럼-에너지 전환 시대, 에너지 분권 확대를 위한 지자체의 제안'에서 이상홍 서울시 환경정책과장(앞쪽 단상)이 원전하나줄이기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공무원들도 인식을 바꾸고 불합리한 법령은 고쳐야 한다. 기초, 광역, 중앙정부간 협업이 없다면 2030년 20% 달성은 어렵다.”(김오천 안산시 녹색에너지과장), “지역이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어떤 권한과 역할을 할지가 빠져 있다. 에너지분권 방향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재경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지자체에 책임을 부여하는 동시에 실질적 권한과 자원을 배분하고, 산업부에 지역에너지과를 신설해야 한다.”(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성공적 에너지전환은 정부의 탑다운식 계획과 의사결정 시스템을 바텀업 방식으로 바꾸고, 실질적 권한과 자원을 지방정부에 적절히 이양하는 에너지분권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과거처럼 정부가 독단적으로 에너지기본계획이나 전력수급계획을 세운 뒤 이를 지자체가 따르라는 방식은 에너지생산 주체부터 소비, 산업구조 등 시스템 일체의 변화를 요구하는 에너지전환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에너지전환 시대, 에너지 분권 확대를 위한 지자체의 제안'을 주제로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지역에너지포럼’에서다.

서울시와 부산시, 경기도, 충남도, 제주도 등 광역지자체가 주최하고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포럼은 자체 에너지전환 계획이나 비전을 수립해 이를 이행 중인 대표 광역단체가 각각의 현황과 성과를 발표한 뒤 기초지자체, 연구기관, 중앙정부가 이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 분야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재호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 모임 대표의원과 송재호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의 축사로 막을 올렸다.

이날 광역 시·도 첫 발표에서 이상훈 서울시 환경정책과장은 원전하나줄이기 성과에 대해 “목표는 2020년까지 원전 3기분인 600만TOE(석유환산톤)를 감축하고 전력자립률을 20%로 높이는 것”이라며 “이미 337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원전 2기분 에너지를 절감하고 석탄 4기를 줄이는 대기질 개선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정부 에너지전환에 대해 전기료 인상이나 에너지안보 등의 우려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서울시가 실증했다. 원전하나줄이기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원전 14기, 또는 석탄화력 31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에너지비전 2030’을 통해 전력자립도를 70%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황영성 경기도 에너지과장은 “에너지효율 혁신과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생산, ICT와 융합한 신산업 혁신 등을 3대 혁신전략으로 10대 중점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신동헌 충남도 기후환경녹지국장은 ‘탈석탄 에너지전환 비전’ 주제발표에서 “충남은 전력자립률이 270%에 달하지만 소수 산업체들이 그중 90%를 쓰고 있어 사업장 효율화가 시급하다”며 “2025년까지 오염물질 발생량을 2013년 대비 35%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우수한 제주도와 부산시는 재생에너지 확충에 한층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김선홍 제주도 미래산업과장은 “탄소없는 섬 실현을 위해 2030년까지 신재생 4311MW와 전기차 37만7000대를 보급하고 풍력자원 개발이익 공유제 등을 통해 현까까지 56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면서 “사실 우린 몇년전 탈원전 전략을 세웠다. 자기결정권을 갖고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포괄적 원스톱 제도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창석 부산시 클린에너지정책관은 “2030년까지 신재생 비중을 30%로 높이기 위해 풍력 700MW, 해양에너지 100MW, 태양광 755MW, 연료전지 500MW 등을 건설할 것”이라며 “지역맞춤형 사업을 위해 정부 보급사업예산 집행 재량권을 (지자체에)부여하고 소규모 태양광은 발전차액제를 재도입하는 동시에 에너지진단 업무중 관리 및 에너지손실 요인 개선명령 등은 권한을 지자체로 넘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 (왼쪽부터) 이상훈 서울시 과장, 신동현 충남도 국장, 이유진 연구위원, 고재경 연구원, 윤순진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장, 이홍석 대전시 과장, 김오천 안산시 과장, 이승헌 산업부 팀장, 정창석 부산시 정책관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패널들은 새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을 에너지분권으로 연계시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탈원전, 탈석탄, 분산형 에너지원으로 전환 등이 이뤄지고 연방제 수준의 지역분권이 거론되는 지금이 에너지분권 최적기”라면서 “3차 에기본 수립 시 지자체 수요관리와 재생에너지 확대계획을 정부 계획에 반영하고 정부 에너지시스템을 개혁하는 한편 에너지분권을 위한 지자체 전담조직이나 중간지원조직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맥락에서 고재경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재생을 포함한 분산에너지 확대는 에너지분권 로드맵이 수반돼야 하지만 논의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중앙집중형 시스템에 기반한 법체계, 중앙정부 주도형 계획과 의사결정 시스템으로부터 책임과 자원을 이전하는 등의 분권이 필요하며, 그렇게 되려면 분권협의체가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려되는 건 양적목표 달성과 속도에 치중해 한전 발전사업 참여처럼 에너지전환 가치와 상충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에너지분권과 분산형이 상호강화되는 중장기 로드맵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초지자체는 불합리한 정부규제가 신재생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오천 안산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재생에너지는 수요지와 공급지가 같은 형태가 바람직하지만 현장 설치 시 많은 제약과 법규제가 있다. 정부가 앞장서 공원녹지법시행령이나 공유수면매립법, 개발제한구역특조법 등을 개정해 신재생 부지를 확충해야 한다”며 “특히 산업용 전기료를 현실화해 기업체가 시설설치에 적극 나서도록 유도하고 1MW이하 계통연계비 면제, 재생에너지 투자세액 면제, 에너지공단 보급사업 지방이전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홍석 대전시 에너지산업과장도 “우리시는 2030년까지 발전량 20%를 신재생으로 충당하고 에너지자족형 제로에너지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 전체 면적의 56%가 개발제한구역이라 용도변경이 어렵고 수질오염 위험은 없지만 상수원보호구역 등 환경부의 과도한 규제로 수상태양광 확대가 쉽지 않으며 정부출연연구소의 과도한 임대료 책정으로 건물투자도 기피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이승헌 산업부 에너지전환 국민소통TF 소통협력팀장은 “곧 재생에너지 3020 대책이 나오고 8차 전력수급계획도 에너지전환에 맞춰질 것”이라고 운을 뗀 뒤 “큰 틀에서 지자체 역할이 강화되어야 하고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지금이 권한 등을 이양받을 시기인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팀장은 “과거 에너지공급은 값싸고 안정적인 것이 최대목표여서 국영공기업이 독점구조로 해왔지만 지금은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려면 서로 계획이 연동되고 큰 틀에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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