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ㆍ전력산업 주축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해외 에너지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겠다.”
 최근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 차관은 취임식에서 “경쟁력 있는 원자력과 전력산업을 수출해 에너지산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너지ㆍ자원정책을 총괄하는 신임차관의 포부에 에너지산업 해외진출의 야망이 어려있던 셈이다. 올해 상반기  개최될 예정인 국가에너지위원회의 본회의에서는 이러한 에너지산업의 해외진출 방안이 주요안건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에너지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노하우를 활용, 역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에너지 세일즈에 나서겠다는 ‘마스터 플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세일즈의 중심에는 원자력산업과 전력산업이 있다.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의 기술자립도는 95%를 육박한다. 마음만 먹으면 선진국의 도움없이 남부럽지 않은 원자력발전소 하나쯤은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에 못지 않은 기술수준을 자랑하는 것이 전력산업이다. 수십년간 발전소ㆍ송변전설비를 차질없이 운영해 온데다 독보적인 IT기술까지 장점으로 확보한 터라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력산업의 국내수요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2010년 이후 국내 전력수요가 크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이를 방증한다. 이 때문에 중국이나 동남아처럼 신규 수요가 많은 국가를 상대로 한 수출만이 국내 전력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4일 산자부와 과기부, 에너지 공기업에 따르면 정부는 원자력ㆍ전력산업을 주축으로 급증하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우선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그간의 해외진출 현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여기에서 한국형 해외진출 모델을 발굴해 범정부 차원의 수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원자력산업의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그간 주력산업에서 소외되고 배제돼 왔다”면서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이 신규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고 중국과 인도처럼 개발도상국의 원자력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에 비춰볼 때 원자력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호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20기의 원전을 운영하면서 이미 세계 6위 수준의 원전강국으로 부상해 있고 지난 2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원전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정부와 산업체가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면 원전산업도 반도체 못지 않은 해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산자부는 한수원 등의 경쟁력 있는 공기업을 앞세워 국내 원자력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루마니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수출대상국 외에도 수요만 있다면 대통령까지 참여하는 정상외교도 머뭇거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원전 수출 누계액이 5억달러를 돌파한 것도 이 같은 상승기류와 무관치 않다. 정부는 산자부가 원자력 발전부문의 플랜트, 원자로 부품 등을 맡고 과기부가 방사성 장비와 의료, 산업 부문을 커버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곧 도래할 원자력산업의 춘추전국시대를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김영식 과기부 원자력국장은 “방사성 장비산업, 의학, 비파괴검사 등 비발전 부문의 수출 실적 전망도 발전부문 못지않게 밝게 전망한다”면서 “과기부는 올 2월 출범된 원자력수출지원단을 통해 원자력산업 수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력산업에 대한 해외진출은 지난해 이미 주춧돌을 다져놓은 상태다. 산자부는 지난해 12월 한전과 발전회사 등 전력공기업 10개 기관과 전력수출관련 민간기업, 수출입은행 등이 참여하는 ‘전력산업수출 민관협의회’를 구성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우수전력기술에 대한 해외시범사업을 활성화하고 전력기반기금을 활용해 해외진출 프로젝트의 타당성 조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전력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세계전력시장을 향한 각계의 투자를 발벗고 돕겠다는 취지다.

 

계속운전 논쟁과 국내시장 한계에 부딪힌 원자력ㆍ전력산업이 침체를 맞고 있는 국내경제에 새 활력소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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