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유입 막으려..캐나다.멕시코.베네수엘라 지목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사우디아라비아 지부로 자처하는 집단이 미국으로의 원유 유입을 막을 목적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베네수엘라의 석유 시설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시사했다.

   14일 <AFP>통신과 캐나다 CTV 방송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테러집단은 자체 인터넷 매체인 ‘지하드의 소리’에 올린 메시지에서 미국 경제를 질식시키려면 미국의 석유 의존도가 점점 떨어지는 중동 지역뿐 아니라 다른 산유국에 대해서도 공격을 가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단체는 “중동지역뿐 아니라 미국이 원유 수급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있는 모든 나라를 공격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며 미국의 원유수입국인 캐나다와 멕시코, 베네수엘라를 언급했다.

   이어 이 테러집단은 “미국으로 유입되는 석유를 줄이기 위해 유정은 물론 송유관, 하역시설, 유조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미국에 하루 약 100만배럴을 수출하는 미국의 최대 원유수입국이다.

   바버라 캠피온 캐나다 보안정보부(CSIS) 대변인은 “메시지 내용을 확인했으나 이를 실질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일지 여부는 아직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유 관련시설이 집중돼 있는 앨버타주의 에드 스텔마크 주지사는 “연방 정부, 미국 정부와 함께 오일ㆍ천연가스 기반시설에 대해 테러 위협을 철저히 감시중”이라고 말했다.

   앨버타 에너지위원회는 “CSIS로부터 테러 위협을 통보받고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오일 인프라에 직접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에릭 마골리스는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사우디의 이 무장그룹은 과거 석유 관련시설 공격에서 위협적이지 않았으며 알 카에다의 이름을 쓸 뿐 알 카에다 조직의 일부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무장그룹은 지난해 2월 세계 최대 원유 처리시설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퀘이크 공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또 이 단체는 최근 아라비아반도에서 서방국가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석유전략 전문가들은 미국이 원유 수요의 대다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미국 경제와 안보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정세가 불안한 중동지역 원유 수입량을 대폭 줄이고 캐나다산 원유를 전체 소비량의 4분의 1, 수입량의 절반으로 늘리는 에너지 수급전략을 세우고 캐나다에 원유 증산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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